韓, 이철규와 공동인재영입위원장 체제…‘격차 해소’ 화두로 띄워
청와대 영빈관 신년인사회, “동료시민과 나라의 삶”에 방점
김무성, “韓, 총선에 큰 도움이 되고 그래서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해”
‘김건희 특검법’과 ‘개혁신당’ 합류에 어떻게 대응할지 당면과제
11일 당 중진 4·5선 의원들과 오찬간담회...어떤 묘안이 나올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인재영입위원장을 자신이 공동으로 맡겠다고 밝히면서 총선 승리를 위한 움직임에 본격 나서기 시작해 이러한 행보가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 벌써부터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韓 “국민 선택 받기 위한 핵심은 좋은 사람 모이게 하는 것”

한 위원장은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핵심은 좋은 사람이 우리 당에 모이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비대위원장인 제가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좋은 분들이 우리 당에 오시도록 앞장서야 한다”며 “그동안 업무 효율성, 연속성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해 온 이철규 위원장도 앞으로 똑같이 저와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따라 인재영입위원회는 오는 8일 활동 재개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 위원장은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 황정근 중앙윤리위원장도 유임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앞서 이 위원장과 신 위원장, 황 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자 지난달 26일 일괄 사의를 표명한 바 있으나 결국 한 위원장은 이를 반려하고 기존 인사들을 유임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미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겸임하면서 벌써 5호 영입인재까지 발표했던 만큼 한 위원장도 인재영입에 직접 전면에 나서서 ‘인재영입 경쟁’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다만 이 대표가 대선 이후 영입했던 인재들 중 조동연·이래경 등이 문제가 돼 이들을 선발한 이 대표의 리더십에 악영향이 없지 않았던 만큼 한 위원장도 인재영입에 직접 나설 경우 만일의 검증 실패에 따른 후폭풍을 피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이미 국민의힘 비대위는 출범하자마자 과거 노인 비하 발언 때문에 도마에 오른 민경우 전 비대위원이 지난달 30일 자진사퇴한 바 있으며, 야당에선 과거 SNS에서 “페미니즘? 전쟁 지면 집단 ㄱㄱ이 매일같이 벌어지는데 페미니즘이 뭔 의미가 있는데?”란 주장을 펼쳐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박은식 비대위원에 대해서도 사퇴할 것을 요구하며 새 지도부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우선 민 전 비대위원 논란 관련해 한 위원장은 3일 오후 당 외부단체로는 처음으로 서울 용산구에 있는 대한노인회를 직접 찾아가 김호일 회장에게 “언행을 신중히 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실천하겠다”며 사과했으나 김 회장은 “어떻게 그런 사람을 뽑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 위원장은 “(비대위) 출범 과정에서 잘못해 죄송하다. 부족한 점이 있을 때마다 지적해 달라”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한편 인재영입위원장 못지않게 총선 승리에 있어 중요한 직책인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한 위원장은 전날 대전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관위는 공정하고 이기는 공천을 하기 위한 중요한 틀이고 그 점에 대해 깊이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이런 문제는 정답을 내는 것도 중요하니 잘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무작정 일정에 쫓겨 인선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관위 구성이 오는 10일까지’란 질의에 한 위원장이 “과거에 한 번도 안 지켰더라”라고 답하자 ‘이번에도 지켜지기 어려운 건가’란 취지의 질문이 이어졌는데, “저는 법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응수한 만큼 10일 이전까진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지만 일각에선 공관위원장으로 양창수 전 대법관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또 법조인 출신이냐는 논란이 일자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일부 언론의 공관위원장 관련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특정인을 유력 검토한 바 없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한 위원장이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공천) 과정이 공정하고, 멋져보여야 하고 또 하나는 내용이 이기는 공천이어야 한다. 두 가지를 균형 있게 고려할 것이고, 그것을 충분히 해낼 분을 잘 모시겠다”고 방향을 밝혔던 만큼 비정치인으로 비대위를 꾸렸듯 참신하고 새로운 인사가 공관위원장으로 임명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3일 MBN 유튜브 방송 ‘나는 정치인이다’에서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 대해 “대통령 출마 선언도 안 했는데 불과 얼마 전까지 장관하던 사람이 와 갖고 대통령 후보 1위를 지금 하고 있다. 총선에 큰 도움이 되고 그래서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호평하면서도 “(한 위원장 체제라는) 선택은 잘했는데 한 위원장이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공천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에 매여 있다. 공관위 구성할 때마다 외부인사 불러오는데 그건 차도살인이라 그런 짓 안 해야 되고 시스템을 상향식 공천제도 만들어 놓으면 그 누구도 말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 韓, ‘격차 해소’ 총선 공약 천명…광주 방문 등 외연 확장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아울러 한 위원장은 총선을 98일 앞두고 정책 추진 구상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공개했는데, “우리는 분명 선진국인데도 개별 동료 시민의 삶은 참 힘들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과 통학이 고통스럽고, 밤거리가 두려운 곳이 곳곳에 있고, 대전·부산 시민들이 뮤지컬을 하나로 보려면 KTX를 타고 서울에 가야 한다”며 “저는 선진국 수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격차를 해결해야 시민의 삶이 나아진다고 생각한다. 그 격차 해소는 정치가 할 일이고 정치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격차 해소’를 화두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잘 알다시피 총선은 정치권이 국민 눈치를 많이 봐야 하는 때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같으면 ‘그게 되겠어’라고 하는 게 실제로 될 수 있도록 정치적 상상력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는 장”이라며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교통, 안전, 문화, 치안, 건강, 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불합리한 격차를 해소하고 없애는 데 집중하겠다. 실천방안에 대해선 정교하게 준비해 설명 드리고 실천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동료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바로 반영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공언했다.

이 뿐 아니라 그는 같은 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도 “매번 돌아오는 신년이지만 2024년은 여느 때와 많이 다르다. 이 나라와 동료 시민의 삶을 많은 사람이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게 좌우할 중요한 선거가 있는 해이기 때문”이라며 “무조건 이기고 보겠다는 승부욕보다 이겨서 동료시민과 이 나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겠다는 선의로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지지를 구할 것”이라고 거듭 총선 관련해 ‘동료시민의 삶’에 방점을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대전과 대구를 방문하면서 전국 순회 행보도 이어가고 있는 한 위원장은 오는 4일엔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광주도 찾아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광주시당 신년인사회 등에 참석하는 등 외연 확장에도 나설 예정인데, 다만 한 위원장의 광주 일정 소식을 접한 40대가 한 위원장을 겨냥한 ‘협박글’을 올렸다가 긴급 체포되는 등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습 사태로 인한 여파도 없지 않은 실정이다.

◆ 與 ‘총선 변수’인 김건희 특검·이준석 신당…韓, 어떻게 대응?

김건희 여사(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허은아 의원의 국민의힘 탈당 선언 뒤 기자들과 백브리핑을 갖는 모습(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김경민 기자(우)
김건희 여사(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허은아 의원의 국민의힘 탈당 선언 뒤 기자들과 백브리핑을 갖는 모습(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김경민 기자(우)

한 위원장이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넘어야 할 또 다른 난관으로는 야권이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특검법 사안도 있는데, 이미 비대위원장에 지명되기 전부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던 그는 전날 국민의힘 대전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이 ‘당 소속 의원들에게 요구한 용기와 헌신을 대통령에게도 요구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용기와 헌신도 맞는 내용에 대해 용기와 헌신이 돼야 한다. 그런 악법을 갖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겠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어떻게 용기와 헌신이냐”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총선 있는) 4월에 ‘계속 누구 불렀다, 무슨 내용 있었다’ (중계)할 건데 그게 국민의 중요한 선택에 큰 장애가 되지 않겠나. 그러니까 저는 무엇이 동료시민, 국민, 이 나라를 위해 옳은지 승부하자는 것”이라며 김건희 의혹이 아니라 정책경쟁을 하자는 입장을 내놨고,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민주당이 권한쟁의심판을 검토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사법적 결과를 보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그냥 이걸 총선 내내 이어져가게, 그 관심을 갖고 선거운동 하겠다는 도구 정도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에선 3일 박성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한 위원장이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도이치 특검법이라며 ‘총선용 악법’이라고 강변했는데 왜 김건희 특검법을 김건희 특검법이라 부르지 못하느냐. 역시나 윤 대통령의 아바타였다”며 “한 위원장이 생각하는 동료 시민이 김 여사와 그 가족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면 김건희 일가와 극우세력에 소구하는 비상식적인 정치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한 위원장은 상식에 기반한 정치를 하겠다면 거부권 행사하지 말라고 대통령에게 직언하라”고 한 위원장을 압박했다.

비단 특검법 문제 외에도 3일엔 허은아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창당 준비 중인 개혁신당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으로 가기로 하는 등 국민의힘 탈당도 일어나고 있는데, 허 의원은 신당에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 규모와 관련 “적지 않은 숫자다 정도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으며 이 전 대표는 이날 허 의원의 탈당 선언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5400명 정도 당원 가입을 했다. 당원 가입의 속도가 빠르고 중앙당 설립 요건을 지금 속도대로라면 아마 오늘이나 내일 중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선 “국민의힘이라는 게 사실상 김종인-이준석 체제에서만 선거 승리했던 당이고 국민의힘 빼기 김종인 빼기 이준석 정도 하면 자유한국당의 과거 리더십인데 지금 그것보다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견제구를 던졌으며 급기야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 결과에 있어 아주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선거 후 신당과 합당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한 위원장이 이 신당과 관련해서도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위한 의견을 모으고자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처음으로 오는 11일 오후에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 중진인 4·5선 의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참석대상은 김영선·서병수·정우택·정진석·조경태·주호영·권성동·권영세·김기현·김학용·박진·윤상현·이명수·홍문표 의원으로 이 자리에서 이들과 총선 승리를 위한 묘안을 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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