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 ‘윤심 공천’ 우려 부담 안고 출범…현역의원 물갈이 여부도 ‘주목’
한동훈 “과정도 공정해야 하고,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돼야”
‘친윤 핵심’ 이철규 공관위원 포함...‘윤심 공천’ 이뤄지는 게 아니냐 우려
정영환 공관위장 “국민의힘 승리...크게 보면 국민이 승리하는 공천할 것”
장동혁 “당에 친윤, 비윤이란 게 없다. 대통령과 반대 되면 야당 가야해”
다음주부터 공천심사 시작돼...기준, 물갈이 등 인적쇄신 규모에 주목

지난해 12월 29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지난해 12월 29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공천관리위원회를 본격 출범시키며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인데, 일각에선 공천 방향이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우려하는 시선도 쏠리고 있다.

◆ 10인 공관위 출범한 與, 70년대생·법조인·전문직 등 구성

국민의힘은 선거 90일 전까지 공관위 구성을 마쳐야 한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11일 9명의 공관위원 인선 결과를 발표했는데, 우선 당내 위원으로는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과 장동혁 사무총장, 이종성 비례대표 의원 등 3명과 외부위원으로는 문혜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유일준 전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윤승주 고려대 의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전종학 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 회장, 전혜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이사, 황현준 보스턴컨설팅그룹코리아 대표 파트너 등 6명이다.

이에 따라 앞서 지난 5일 발표된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까지 총 10명 체제로 공관위 구성이 완료됐는데, 절반인 5명이 법조계 경력이 있거나 법 전문가이고 70년대 이후 출생자인 만큼 ‘법조인’과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를 앞세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실제로 평균 나이 43세였던 비상대책위원회처럼 이번 공관위도 전체 평균 연령이 789세대에 해당하는 55.6세다.

특히 법률가가 많이 인선된 이유에 대해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는 입법부고 법률을 만드는 곳이라 법률 전문가가 배제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국회에는 많은 법률가가 있고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원 중에서도 상당수”라고 설명했으며 정 위원장도 “(공관위가 하는 일은) 기준을 잡는 작업이니까 법조인이 와서 천하위공(천하는 모두의 것) 정신으로 사심 없이 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부위원 중 문혜영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 석사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와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검사 출신인 유일준 전 비서관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맡았었고 현재는 법무법인 케이디에이치 대표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이밖에 전종학 회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은 뒤 특허청 감사자문위원으로 재직했으며 현재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 회장 겸 경은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인데, 비단 법조인 뿐 아니라 금융·의학·관광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공관위에 적잖이 포진하고 있다.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인 황현준 대표는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으로 활동한 인물이며 고려대 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윤승주 교수는 서울대 병원 임상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임상교수를 지낸 뒤 현재 고려대 의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전혜진 이사는 미국 뉴욕대에서 호텔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아 현재 한국호텔외식관광경영학회 부회장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이들 전문직 종사자 인선과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관위와 공관위원은 실무적인 부분을 살펴보는 곳이어서 정말 이길 사람인지, 그리고 공정한지 정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선발 이유를 밝혔는데, 다만 정 위원장은 이날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들의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 “외부위원들은 선거에 안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 위원장은 “당내에서 온 분들은 원래 정치를 하던 분들이니 거기에 관해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해 기자들은 ‘공관위원 중 현직 의원은 출마하는 것이냐’고 질문했는데, 그는 거듭 “그 양반들은 선거 때문에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자율적 의사와 관계없이 (불출마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 이철규 합류에 ‘윤심’ 공천 우려…한동훈 “당 이끄는 건 저”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의 생각에 잠겨있는 과거 사진. 사진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의 생각에 잠겨있는 과거 사진. 사진 / 권민구 기자

한 위원장 역시 이날 부산에서 가진 첫 현장 비대위 후 공관위원 불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그런 규정은 없다. 우리 공천은 과정도 공정해야 하고,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은 공관위원장과 제가 직접 챙길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는데, 사실상 현역 의원들이 ‘셀프 공천’할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는 물론 소위 ‘친윤 핵심’으로 꼽혀온 이철규 의원도 공관위원에 포함돼 있어 ‘윤심 공천’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래선지 한 위원장은 이 의원을 인선한 이유에 대해 “공관위는 조성돼서 활동하는 기간이 짧다. 결국 기존에 당이 여러 달 동안 준비해왔던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인재영입위원장이 공관위원으로 포함돼서 그 자료를 실제로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과거 인재영입위원장이 공관위원으로 선임된 사례는 많다”고 설명했으며 과거 미래통합당 시절 김형오 공관위 체제에서 공관위원을 지낸 유 전 비서관을 원외 공관위원으로 선임한 데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우리는 짧은 시간 안에 좋은 공천을 해야 하는 제약을 가진 조직인데 과거 더 경험한 분이 득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장동혁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우리 당이 계파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계파에 속해 있지 않다. 다양한 직종을 거치면서 그 직종을 거칠 때마다 합리적인 일 처리, 유능한 일 처리로 평가 받았고, 제가 근무해보니까 그 평가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돼 우리 공관위의 핵심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취지에서 모셨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으며 한국지체장애입협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던 이종성 의원을 포함시킨 데 대해선 “현역 의원 중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할 수 있는 분이라 공관위에 들어와 주면 우리 공천이 더 다양한 생각과 소수자를 배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공관위원에 합류한 배경에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한 위원장은 “아니다. 지금 당을 이끌고 있는 건 저다. 앞으로 보면 그런 우려는 기우였다고 볼 것”이라고 단호히 일축했으며 앞으로의 공천 방향에 대해서도 “저는 이 당에 아는 사람이 없고 당외에 있는 사람을 아는 사람이라고 밀어줄 정도로 멜랑꼴리한 사람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방침, 예를 들어 몇 선 이상은 나가라, 저는 그런 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일률적으로 말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대통령실이나 장관 출신 예비후보들이 양지 출마하려고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모두가 양지를 원한다. 그걸 원하는 것은 자유”라면서도 “우리 당은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공정한 공천, 책임 있는 사람들이 국민 보기에 헌신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공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공천 시스템은 룰이 정해져 있고 룰에 맞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뿐 아니라 정 위원장도 이날 오후 당사 앞에서 “이번 공천 과정이 굉장히 공정하게 될 것이고 좋게 보면 국민의힘의 승리겠지만 크게 보면 국민이 승리하는 그런 분을 공천할 것”이라며 용산발 공천 우려에 대해 “저를 믿어 달라. 쿨하게 가겠다”고 일축했고, 이 의원이 포함돼 ‘용산발 공천’ 우려가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당내 분들이 (영향력) 행사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여러 가지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장 사무총장까지 전·현직 사무총장이 모두 공관위원이 된 데 대해 그는 “용산이라 아니라 당의 의사가 반영됐다. 현직 사무총장이 초선이라 그런 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으며 용산발 공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선 “그래서 저를 위원장으로 한 것 아니겠나.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 위원장과 개인적인 게 없다. 대법원장 후보 검증 결과에 대해 호의적인 생각을 갖게 돼 적합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그는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그것은 없을 것이다. 당 조직에 활력이 있고 수평적”이라고 반박했는데, 급기야 ‘용산발 공천’ 우려의 중심에 서게 된 이 의원까지 이날 당사 앞에서 직접 나서서 “당에 친윤, 비윤이란 게 없다. 여당 의원이 대통령하고 반대 되면 야당에 가지 뭐하러 여기에 있느냐”라며 “우리 당은 양곡관리법도, 간호법도 다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나, 특별한 신념 때문에 반대한 분이 한두 분 있지만 편을 갈라서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정영환 “통계·데이터 비중 둘 것…인요한 혁신안도 반영”

정영환 국민의힘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정영환 국민의힘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정 위원장은 총선 공천 방향에 대해 “국민의 뜻에 맞는 분을 잘 찾아야 한다. 여러 가지 통계나 데이터 시스템 그런 부분에 비중을 둬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공관위원도 실무적인 분들을 인선했다”며 “천하위공(천하는 모두의 것) 정신, 가치가 반영되는 공천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선거에 활용할 데이터에 대해선 “엄청나게 쌓여 있다. 잘 활용해 훌륭한 분을 영입해 승리한다거나 여당에 유리했던 지역인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찾아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요한 혁신위원회에서 제시한 공천 혁신안에 대해서도 “그런 것도 반영될 것”이라고 답변했으며 한 위원장이 증오 발언한 사람에 대한 공천 배제를 시사한 데 대해서도 “범죄경력과 같은 형식적 기준 요소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위원회에서 충분히 얘기하고 객관적 기준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 위원장이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선고 시 세비 반납을 약속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되기 위해 그런 부분에 대해 오케이 할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다”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다만 현역의원 물갈이 등 인적쇄신의 규모에 대해선 “여러분들이 예측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주부터 (공천심사) 스타트 된다”며 1차 공천 결과 발표 시점에 대해선 “회의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선거라는 게 고도의 전략전술이다. 사람을 세워 총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 공관위는 따로 활동 종료 시점 없이 공천 심사가 끝날 때까지 운영되는 만큼 늦으면 후보자 등록일인 3월21~22일까지 활동할 수도 있지만 서류·면접 심사 등 일정을 감안할 경우 첫 공천 결과는 내달 초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날 이정만 국민의힘 천안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서 이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황근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지난 8일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의 인재영입식에서 한 위원장이 붉은색 점퍼까지 직접 입혀줬던 점을 꼬집어 “공정하게 경선 관리해야 할 주체인 중앙당이 경선 경쟁 상대가 있는 특정 후보에 대해 모양새를 만들어주는 것은 불공정 행위”라며 반발하는 등 벌써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어 과연 공관위가 이 같은 의구심을 진화시킬 공천을 해낼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