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공식화한 이낙연과 이준석, 여야 진영 내 반발음 최고조
이낙연 “양당 정치 폐해 끝낼 것, 신당 목표 최대치는 제1당 되는 것”
이낙연 신당 창당 가능할까?, 거리 두는 비명계···호남계도 총공세 반대
김병민, 이준석 신당에 “시종일관 윤정부 향한 비난 메시지가 거의 전부”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좌)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좌)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2024년 총선의 새해가 밝으면서 여야 모두 전직 당대표가 이끄는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가 엿보이는 가운데 이들 신당이 거대 양당체제 속에서 제3지대의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 총선에 미칠 그 파급력에 대해 귀추가 집중되고 있다.

◆ 이낙연 “양당 정치 폐해 종식 동의하면 그 누구와도 협력할 것”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가, 거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가 각각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창당 작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모습이었는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 두 사람이 서로 연대하여 양당 정치의 폐해를 종식시키기 위한 제3의 대안 세력으로 거듭날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을 내비치는 목소리가 솔솔 흘러나오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이낙연 전 대표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양당의 견고한 기득권의 벽을 깨는 일은 손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협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양당 정치의 최악의 폐해를 끝내자는 뜻에 동의한다면 그 누구와도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사실상 이준석 전 대표와 연대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무엇보다도 이낙연 전 대표는 “지금처럼 국민이 절망하는데 우리가 아무런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이 심각한 것이기에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며 이 (기득권 양당체제의) 현상은 타파하는 것이 옳다”며 “세상이 목표대로 되는 건 아니겠지만, 일단 신당 목표의 최대치는 제1당이 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이낙연 전 대표는 “이번 신당의 지지 기반은 양당 구조를 깨자는 국민이 지지 기반이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그리고 그 선거에서 당선되는 사람들 또는 낙선을 하더라도 선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양당 구도를 깨자고 말하면서 선거를 할 것이니까, 그걸 뒤집는다는 것은 배반인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지고 나섰다.

아울러 이준석 전 대표도 마찬가지로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이낙연 전 대표와 연대 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상호보완적 결합이 된다고 본다”고 긍정 평가하면서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는 “저는 이낙연 전 대표를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기에 저와 마음이 안 맞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반대로 인간적인 면이 통하는 다른 지점들이 있을 수도 있기에 우선 좀 잘 알아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레 접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 신당 창당 공식화 한 이낙연에 쏠린 눈, 이낙연 신당 언제쯤 출범할까?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현재 이준석 전 대표는 탈당 선언을 마치고 신당 창당을 구체화해 나가는 길목에 놓여 있는 상황이며 이낙연 전 대표는 아직까지는 탈당 선언을 하지 않은 단계에 있는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규모 면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크기가 좀 더 규모가 클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두 사람의 신당 창당의 시간표는 엇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는 지금껏 번복된 메시지가 없어 일관된 입장을 보여주며 신중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꽤 많은 분이 (신당 창당에) 동조해 주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신당 창당 출범에 대한) 날짜는 확답드리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이러해서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 당원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고 밝히는 절차가 먼저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에 대해 “모태신앙 같은 정당인데, 거기를 떠난다는 게 외롭고 두렵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변화를 거부하는 상태에서 아무 말 않고 따라다니는 것이 가치 있을지, 아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마음 둘 곳이 없어서 정치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30~40% 국민들께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해 드리는 데 일조하는 것이 가치 있을까를 고민했었는데, 저는 후자가 더 가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해 사실상 민주당과 헤어질 결심을 마친 상황임을 짐작케 했다.

더 나아가 이낙연 전 대표는 “또 어떤 분들은 저보다 훨씬 먼저 신당의 필요성을 말씀하시고 압박하고 재촉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면서 “운명이라 생각하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거듭 신당 창당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확인시켜 줬다.

◆ 이낙연 신당 합류에 재차 선긋는 비명계 모임, 왜 주저하나?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명계’(비이재명)로 분류되던 ▲이원욱 ▲김종민 ▲윤영찬 ▲조응천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칙과 상식’ 모임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사진 / ⓒ뉴시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명계’(비이재명)로 분류되던 ▲이원욱 ▲김종민 ▲윤영찬 ▲조응천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칙과 상식’ 모임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사진 / ⓒ뉴시스

그래서인지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에 합류할 인사의 규모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였는데, 일단 비명계(비이재명)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인사들의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면서도 아직까지는 큰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

실제로 비명계가 중심인 ‘원칙과 상식’ 모임의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현재 이낙연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없거나 아주 낮다”고 잘라 말하면서 “(원칙과 상식 모임의) 의원들이 모여서 얘기를 깊이 나눠보고, (이재명 대표에게) 다시 최후통첩을 해보려고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이원욱 의원은 “(비전을 찾는 일은) 탈당을 안 해도 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 “무엇보다도 이낙연 전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 신당의 가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냥 이재명 대표가 싫어서 하는 이런 생각들이 보인다”고 꼬집어 사실상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탈당의 명분과 신당의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보여줄 것을 주문한 셈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원칙과상식’의 신당 합류 가능성과 관련해 “어느 시점에서인가는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러나 현역 의원도 중요하지만 선거가 되면 현역 의원은 그냥 후보에 불과하고 가장 심판을 많이 받는 후보에 불과하다. 현역 의원 어쩌고 하는 것은 여의도식 셈법”이라고 선을 그으며 비명계의 합류 없이도 자신이 꾀하는 제3지대에 대한 정치 세력을 확장해 나갈 기반도 준비되고 있는 듯한 표현을 하기도 했다.

◆ 이낙연 신당 창당 반대 나선 민주당 호남권, 이낙연 신당 출범 가능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현 대표(좌)와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현 대표(좌)와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우). 시사포커스DB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극렬하게 반대하는 모습을 보여 이낙연 전 대표의 생각대로 신당 창당 계획이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이날 이재명 대표가 부산을 방문 중에 ‘내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파란색의 종이 왕관을 쓴 60대 남성으로부터 목 부위를 습격 당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신당 창당에 제동이 걸렸고, 더군다나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권에서 신당 창당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었다.

실제로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자신의 총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자신의 유일한 정치적 과오이자 오점은 8년 전 국민의당에 합류했던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금은 통합이 시대정신인데,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은 통합에 배치된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면서 정 고문은 “지금 국민적 분노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면서 “이낙연 전 대표의 대안은 오히려 윤석열 정권의 ‘이재명 죽이기’에 힘을 보내는 것”이라고 저격했다.

아울러 이병훈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도 이날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며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국민의 뜻과 배치되는 시도이다. 5·18 정신과 김대중 정신의 핵심은 화해와 통합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것인데, 이낙연 신당은 이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당내 단합을 거듭 호소했다.

또한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낸 3선의 이춘석 전 의원도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해 “대단한 명분이나 이유가 있는 듯 포장하고 있으나 민주당원과 국민의 눈에는 그 의도가 불 보듯 훤하다”며 “이재명 대표가 싫고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불리하다는 핑계가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이낙연 전 총리의 신당 창당은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고자 하는 민주 진영의 대오를 흩트리려는 꼼수다”고 맹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이재명 대선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을 역임했던 이덕춘 민주당 전주을 예비후보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해 “망국열차를 타는 길”이라면서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에 동조하는 부역의 길이다. 국민과 당원 75%의 지지로 선출된 이재명 대표 체제를 무력화시키고 자신의정치적 탯줄을 부정하며 나서는 반역의 길이다”고 비난에 가세하여 사실상 호남지역의 반발이 거센 분위기임을 시사해줬다.

◆ 이준석 신당도 비판 가득, 김병민 “이준석, 윤정부 비난 메시지가 거의 전부”

김병민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좌)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우). 시사포커스DB
김병민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좌)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우). 시사포커스DB

한편 반대 진영의 신당 창당을 꾀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여권 내부의 반발도 큰 상황임은 마찬가지였는데, 실제로 김병민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한 비판을 비롯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연일 공격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거의 하루가 멀다 하고 볼 수 있는 뉴스의 중심에는 정권에 대한 감정 섞인 비난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다소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준석 전 대표는 시종일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난이 메시지의 거의 전부”라고 꼬집으면서 “선명한 야당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려고 하는 것 같다. 새로운 당에 대한 본인의 정치적 공간을 어디로 규정할지가 매우 중요한데, 선명한 야당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의 ‘카르텔 타파’를 강조한 신년사에 대해 ‘돼지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돼지들만 보인다’고 비난하며 대응한 것에 대해서도 김 전 최고위원은 “그동안 대한민국 사회를 굉장히 힘들고 어렵게 만들어왔던 ‘기득권 카르텔’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맞대응을 펼치면서 “개혁과제 수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문제를 짚었는데, 그 내용들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는 퇴색시키고, 정치적으로 왜곡하고 꼬아서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김 전 최고위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예단할 수 없다”고 내다보면서 “아직 정확하게 어떤 상품이 어떤 방식으로 정치에 효능감을 줄 것인지 규명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그는 “결국 제3당은 이낙연 신당이든 이준석 신당이든 조국 신당이든, 특정 신당을 중심으로 제3지대에 소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일정 부분 잡혀 있는 것은, 여러 데이터로도 확인되는 것 같다”면서 “조만간 정당의 명칭들이 다 확실하게 고착화되고 그 정당이 하는 일들이 기존 양당 정치에 대한 양비론적 비판이 아니라, 스스로 어떤 국가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지를 보면서 국민께서 차차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여 사실상 태도 전환의 필요성을 에둘러 지적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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