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귀국후 첫 주말, 2박 3일 호남 방문 일정 잡아 눈길
‘이재명 만남’ 촉구 목소리도 뒤로 하고 민주당 텃밭 찾아 떠나
윤영찬 “만남 보단 우선 두 분 사이의 신뢰 복원이 먼저 되야”
이재명에 신중한 태도 보이는 반면 尹에게는 바로 공격 나선 李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중간)가 지난 27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설훈 의원. 오른쪽은 윤영찬 의원. 사진 /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중간)가 지난 27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설훈 의원. 오른쪽은 윤영찬 의원.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1년간의 미국 연수 일정을 마치고 지난 24일 귀국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하여 오늘(3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주말 동안 호남 행보를 계획해 정치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라고 해석되면서 당권 되찾기에 나선 분위기가 엿보였다.

◆ 귀국 후 첫 주말 맞는 이낙연, 2박 3일간의 호남 일정 잡고 나서

귀국과 함께 정계 복귀의 뜻을 밝히고 나섰던 호남 출신의 이 전 대표는 귀국 후 한국에서 맞이하는 첫 주말에 광주와 전남 일대를 둘러볼 일정에 있다고 밝혔는데, 이 전 대표 측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30일 이 전 대표가 선친의 묘소를 찾아뵙고 주말에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시작으로 하는 호남 일정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호남 출신으로 전남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시작한 4선 의원인데다가 전남도지사도 역임하여 사실상 호남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성장해 온 인물인데, 그래서인지 이 전 대표의 2박 3일간의 짧지 않은 긴 일정의 이번 호남 행보에 대해 정치권은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라고 일각은 관측했다.

즉, 호남 전반에 지지 기반을 닦아 놓은 이 전 대표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친명(친이재명계) 체제의 민주당에서 당권을 되찾아 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바로 잡으면서 국민적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한 작업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단 이재명 대표의 강성지지층에 견줄 만한 막강한 지지 세력이 필요한 상황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호남 지역은 민주당의 텃밭인 만큼 호남 민심을 놓치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권 탈환을 위한 후일을 도모하기조차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만큼 호남 지역민의 지지가 누구에게 향해 있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당권까지 직결되어 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고, 그래서 친명과 비명으로 나뉘어져 계파 갈등이 극심한 당내 상황을 고려해 당내에서도 이 전 대표의 호남 행보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이낙연 정치 행보에 촉각 세운 친명계, ‘이재명 빠른 만남’ 촉구 나서 눈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우). 시사포커스DB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우). 시사포커스DB

실제로 친명계 좌장으로 알려져 있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전날(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이낙연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는 듯한 분위기였는데, 정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하는 데 대해서 100% 공감할 것”이라며 “결국 이재명 당대표와 이른 시간에 만나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견제구를 던지고 나섰다.

특히 정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역할론과 관련해 “이 전 대표가 어떻게 움직이든 간에 다 정치적인 행보라고 해석된다”며 “(당원들은) 당의 분열이 아니라 당의 통합,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민주당 의원들, 또 지지자의 단합을 촉진하는 그런 역할을 (이 전 대표가)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선 셈으로 풀이된다.

또한 친명으로 분류되는 안민석 의원도 지난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낙연 전 대표가 귀국해서 정치 재개를 선언했는데, 정치 행보를 본격적으로 하시기 전에 꼭 하셔야 할 한 가지 일이 있다”며 “이재명 대표부터 만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안 의원은 “제가 지지자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지금 친명(친이재명계)과 비명이 갈라져서 싸울 때냐, 똘똘 뭉쳐야 된다, 똘똘 뭉쳐서 검찰 정권과 맞서야 된다’였다”면서 “그렇기에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통합의 길을 가야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 친명과 다른 목소리 내는 친낙계, 윤영찬 “두 분 사이 신뢰 복원이 먼저”

친낙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기범 기자
친낙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기범 기자

반면 비명계로 분류되는 친낙계(친이낙연계)에서는 친명계의 주장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대표적인 친낙계로 꼽히는 윤영찬 의원은 이날(3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친명계에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의 빠른 만남을 촉구하는 것에 대해 다소 불편해하면서 “우선 두 분 사이에 신뢰가 복원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이 전 대표는 오늘 광주하고 고향 선영 방문이 있을 것이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먼저 찾아 뵈어야 한다”면서 “이런 여러 일정이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 일정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전 대표와 이 대표의 회동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이 전 대표와 이 대표의 신뢰 관계와 관련해서도 “이 전 대표가 대선에 협조하지 않아서 이재명 후보가 졌다고 비판을 하는데, 그 부분은 굉장히 황당하다”면서 “제가 지난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끝나고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낙연 후보에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게 어떠시겠느냐고 제안을 드렸는데, 당시 이재명 대표는 저에게 ‘그럼 송영길 대표는 어떻하느냐’고 말해 제가 오히려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결국은 (이 전 대표가 당시 상임선대위원장이) 안 됐던 것이다. 그리고 나서 그후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사건이 터지면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절실하게 요청이 왔던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어 윤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 주역의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고 조력자가 그 책임을 저야 된다는 이상한 논리가 만연하기 시작했고, 요즘에도 (이 전 대표의) 신천지 연루설들이 급격히 퍼지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는 정말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라고 씁쓸함을 표하면서도 “(그렇지만 이 대표가) 민주당을 쇄신해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이런 마음이라면 안 도와줄 이유도 없다”고 말해 이 전 대표의 협치 가능성은 일단 열어뒀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이 강해지려면 우리 당에 여러 가지 씌워진 오명들을 벗어야 한다”며 “방탄 정당이든 내로남불 정당이든 민주주의의 후퇴든 이런 문제를 진심으로 쇄신하고, 당을 하나로 만드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친낙계에서도 이 전 대표의 정치행보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은 않은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친낙계로 분류되는 이개호 의원은 같은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현재 국민적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당내 인사는 이재명 대표이고,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앞서고 있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현실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사가 총선 판을 이끌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게 현재로 봐서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개호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는 당연히 총선 승리를 위해서 무슨 역할이든지 할 것”이라며 “이 전 대표는 오랜 정치 경험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노련하게 민주당 승리를 위해서 역할을 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 이낙연, 윤대통령 ‘반국가세력’ 발언 비판 “참으로 위태로운 폭력적 언동”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과거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시사포커스DB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과거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시사포커스DB

한편 일각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는 귀국한 이후 아직까지는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여 있는 경쟁 구도의 이재명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는 당장은 내지 않으면서 이 대표와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듯한 분위기라고 상황을 짚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완전한 정치적 대립 관계 구도에 있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공격 자세를 보여주고 나섰는데,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에 대해 “참으로 위태로운 폭력적 언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을 향해 “나라를 어쩌려고 그렇게까지 폭주하는가. 집권세력의 생각이 그렇다면, 그것이야말로 국가위기가 아닌가”라면서 “대통령은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헌법의 명령이고,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를 향한 노력의 일환으로 논의되어 합의된 것인데, 그것을 반국가활동으로 생각한다면, 대통령은 헌법을 어떻게 대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언론이 전임정부를 겨냥했다고 받아들일 만한 표현을 대통령의 공식발언으로 집어넣은 것은 대통령실의 위험한 의식이거나 무지하고 무감각한 무능이다. 대통령은 속히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보좌진도 문책해야 한다. 경찰제도발전위원장도 해임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하면서 대통령을 겨냥해 “아무리 준비 없는 집권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나아질 때도 되지 않았는가”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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