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행보에 촉각 세운 민주당, 이재명 회동 두고 계파 갈등까지
방명록 글도 눈길 “대한민국이 원칙과 상식의 세상으로 다시 서도록”
이낙연, 이재명 만남 일정에 “줄다리기 아니야, 일정 조정중에 있어”
친명 “빠른 시일 내에 만나야” vs 친낙 “만남 채근하는 건 예의 아니야”
박지원 “지금 한가하게 돌아 다닐 상황 아니야, 양李 빨리 만나야 해”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서 참배한 이후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서 참배한 이후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를 참배하고, 이어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향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순으로 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서 헌화·분향을 한 후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는데, 그는 이날 방명록에 “대통령님, 대한민국이 원칙과 상식의 세상으로 다시 서도록 못난 후대들을 깨우쳐 주십시오”라는 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권 여사를 예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기 들어오면서 보니 현수막에 ‘사람사는 세상’ 앞에 ‘원칙과 상식’이 있어 그게 새삼스럽게 보였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권 여사께 안부를 여쭙고 옛날 이야기도 하고 노무현 정부 시절의 이런저런 추억담을 이야기했다”며 정치 현안에 대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계속 이어지는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 일정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일정을 조정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말하는 그런 줄다리기가 있진 않다. (이 대표와도) 더 인사를 드리고 난 다음에 뵙는 걸로 얘기가 됐었다. (그리고 앞으로 드릴) 인사가 남았기에, 인사를 마친 이후 일정으로 조정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 문제를 두고 계파 간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친명계(친이재명)에서는 빠른 만남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에 친낙계(친이낙연)에서는 전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이날도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현재 민주당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며 “당의 지도자인 두 분이 빠른 시일 내에 만나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민주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뜻을 같이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의원은 일각에서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회동 전에 신뢰 회복이 먼저라고 주장하는 목소리에 대해 “두 분이 인간적으로 살뜰하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뢰를 완전히 깰 만한 그런 사건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신뢰를 깰 만한 두 분 사이의 결정적인 건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반면 친낙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이 대표의 지지 세력들은 지금도 ‘이낙연 때문에 대선 졌다’는 이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과연 두 분간의 화합적 결합이 되겠느냐”고 의구심을 표하면서도 “두 분이 안 만 날 이유도 없다. 때가 되면 만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는) 본인이 생각하는 일의 절차들이 있다”며 “그게 마무리되기도 전에 ‘왜 안 만나느냐’고 채근하는 건 사실은 예의도 아니다”고 덧붙여 사실상 두 분의 만남에 대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임을 짐작케 했다.

다만 민주당 원로인 ‘정치 9단’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전 대표를 향해 “지금 왜 한가하게 돌아 다니고 있느냐”고 질타하면서 “이재명 대표를 하루 빨리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누구를 만나는 것도 좋지만, 국민과 민주당 당원들은 양 이씨가 빨리 손잡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대여투쟁을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먼저 만나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과 5·18 국립공원, 선친묘소, 노무현, 문재인은 그다음에 만나도 되는 것”이라고 못마땅해하면서 이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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