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상승률 교촌 28% vs 최저임금 85%…“평양냉면 가격인상률은?”
1인당 총소득, 평균 임금 치킨 인상률보다 높아…‘억까’ 시장질서 작별 할 때

치킨 빅 3 콤보 대표 상품 ⓒ시사포커스 DB
치킨 빅 3 콤보 대표 상품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최근 치킨 3만 원시대라며 요란스럽다. 최근 한 시민단체는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냐는 보도 자료까지 냈다. 교촌치킨이 치킨 가격 3000 원을 올리자 내놓은 의견이다.

3000 원을 인상했는데 대표 메뉴인 2만 원짜리 교촌 허니콤보가 갑자기 3만 원이 된 데에는 3만 원에 끼워 맞춘 기적의 계산법이 존재한다. 현재 2만 원에 판매하는 교촌 허니콤보가 2만3000 원으로 가격이 인상되고 여기에 배달료까지 더하면 3만 원에 육박하니 3만 원시대가 열렸다는 말이 나오고 소비자가 안중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으로 보인다.

교촌은 소비자 권장 가격 인상 소식을 알리면서 가맹점 수익구조가 수년간 악화됐고 부득이하게 이번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아울러 지난 2014년 이후 10년 간 주요 원자재 가맹점 납품가를 동결해왔지만 분담비용이 상승하면서 작년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대비 7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본사가 지원이 한계에 부딪혀 인상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최근 대내외 상황이 악화되고 공급망 불안 등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몇 달째 지속됐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작년 5월에 전년 동월비 5.4%이후 지난 1월까지 5%대 이상을 유지해오다 지난 2월과 3월 4%대로 접어 들면서 둔화됐다. 고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업계는 밀크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인상, 외식업계 등은 런치플레이션이 지속 발생해온 가운데 교촌의 최대 3000 원 인상에 집중포화를 맞은셈이다. 더군다나 제품 가격이 아닌 배달료까지 붙여서 경쟁업체 회장이 한 말을 그대로 모두 덮어쓴 격이다.

실제 치킨 3만 원 발언을 한 윤홍근 회장의 회사 BBQ는 황금올리브 치킨 콤보 가격은 2만4000 원에 판매한다. 교촌 허니콤보보다 1000원 비싸지만 특별한 이슈는 없었다. bhc의 뿌링클 콤보는 2만 원으로 경쟁사와 가격 차이가 있어 언제 가격인상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에 “가격인상 요인이 분명히 존재하고 외식업계는 감내하다가 올릴 수 밖에 없다”라며 “윤홍근 빙상연맹회장의 치킨 적정가는 3만 원 발언 이후 치킨은 3만 원을 넘어선 안 되는 음식처럼 인식됐는데 언젠가 도달할 가격이지만 현재로선 BBQ가 1메뉴 3만 원 고지 달성은 가장 근접해 있다”고 말했다.

■ 10년간 상승률, 교촌 허니 콤보 27.78% vs 최저임금 84.64%

치킨 3만 원시대와 함께 대구(對句)로 쓰이는 말이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이다. 실제 우리 월급은 오르지 않았을까?

교촌은 지난 2021년 가격을 올렸는데 다시 올렸다는 지적을 받는다. 교촌은 지난 2014년 이후 7년간 가격 인상 없이 버티다 지난 2021년에 최대 2000 원 인상했다. 10년간 5000 원 인상한 셈이다. 지난 2014년 대비 최근 가격 인상률은 27.78%다.

연도별 최저임금 결정현황 ⓒ최저임금위원회
연도별 최저임금 결정현황 ⓒ최저임금위원회

통계청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소득은 지난 2014년 3094만8000 원, 작년 4220만3000 원으로 9년간 36.37% 상승했다. 또 지난 2013년 8월 기준 임금근로자 평균 소득은 218만9000 원으로 지난 2022년 8월 288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간 31.57% 증가했다. 최저임금은 지난 2014년 5210 원이며 올해 9620 원 인 것을 감안하면 10년간 84.64% 상승했다.

10년간 치킨 가격인상률은 소득, 임금, 최저임금 인상률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외식업계 및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상승요인이 가격인상에도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많다고 밝히고 있다.

한 소상공인은 본지 취재에 “수년 전부터 최저임금 인상 시기에 1시간 일해서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 오래전엔 햄버거를 예로 들다가 최근 어느 한 방송에서 유시민 씨는 1시간 일하고 설렁탕도 못사먹는다는 말을 하는 것을 봤다”며 “한번 기준을 정하면 그 기준을 계속 말해야지 최저임금이 올라도 이것도 못 사 먹냐는 식의 의견은 결국 합리화의 일환인데 차라리 노조나 민주당이나 유시민 등이 평양냉면은 왜 이렇게 비싸냐고 말하는 꼴을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작년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의 시장 안착과 교촌 가격인상 이슈와 함께 생각해보면 오히려 소비자 선택권은 갈수록 확대되고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식품·외식업계는 수많은 대체제가 있는 가운데 가처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업체만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라면서 “언론이나 일부 단체가 나서서 한 업체를 공격해 시장 질서가 유지시키려는 시도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며 언론과 소비자단체는 개인 소비자가 알 수 없는 정보의 유통에 힘을 쓰고 소비자는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건전한 구조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의 교촌 옹호론자들은 “엽기떡볶이나 스쿨푸드와 같은 분식 가격이 매우 비싼데 이에 대한 지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왜 치킨과 라면 가격 상승에만 불을 켜고 화를 내느냐”는 의견과 “1일 1닭이라느니 하는 말을 실천하려면 비싸게 느낄 수 있지만 어쩌다 한번씩 먹으면 괜찮다”라는 소비자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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