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내년 최저임금 논의가 지난 4일 양대노총의 24.47% 인상한 1만2000 원 요구로 사실상 시작됐다. 소상공인을 비롯 기업 등 경영계는 최소 동결 내지 2% 내외 수준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해도 공익위원이 어디에 무게추를 두느냐에 따라 결정되게 생겼다.

지난 2008년 이래 10년간 한자릿수 인상폭을 기록하던 최저임금 인상은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을 기록했다. 당시 2년간 29% 올랐다. 문재인 정권 집권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정권을 잡자마자 비정규직과 정규직 갈라치더니 또다시 경영계와 노동계를 극명하게 가르는 행위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노동계가 주장한 1만2000 원 요구에 협상을 위한 것이라지만 너무 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동계는 모두 올랐는데 월급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다운 삶을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소속 직원이 포함된 현대차 직원 1인 평균 연간 급여는 지난 2013년 3월 기준 1700만 원에서 작년말 기준 1억500만 원이다.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517.65% 상승했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8월 기준 임금근로자 평균 소득은 218만9000 원으로 지난 2022년 8월 288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간 31.57% 증가된 것.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 2013년 이후 현재까지 97.94% 상승했다.

소상공인은 모두 올랐기 때문에 동결해야 된다는 주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나섰다. 이유는 노동계와 마찬가지지만 방향성이 다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526만여 명이다. 지난 2019년 대비 약 0.9% 감소했다. 이들 중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4.5% 감소(약 7만여 명), 직업이 없는 자영업자는 3% 증가(12만 4000명), 실질 임금 지급 소상공인들은 지난 2015년 통계 이후 4.8% 감소했다. 직원을 고용하면 고정적으로 인건비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수익성 감소가 이어지면서 폐업률이 높아지는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은 더는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보다 더 올라가면 더이상 지불여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금리상승·연료비 급등·원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매출 감소·나 홀로 운영 등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한 소상공인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서비스 요금은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언제나 강조되지 않는 진실”이라며 “노조원들은 수입이 보장된 사람들인데 저들의 정치적 목적 달성에 놀아나면 우리 같은 소시민은 양극화 물살에 휩쓸 릴 것”이라고 말했다.

어른이라면 물가가 올랐을 때 내 월급을 과도하게 인상시켜야 내 살림살이가 나아진다는 '동화'는 없다는 진실을 깨닳을 수 있을 것. 현재 경제상황에서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를 여는 것은 역사적 사명이 아니라 공멸의 포문을 여는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균형추를 맞춘 기계적 결정보다 파격이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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