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새해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엔데믹 전환과 블록체인, P2E 게임 등 많은 이슈가 쏟아져 나왔다. 이에 시사포커스가 2022년 온·오프라인을 달군 주요 뉴스 10개를 선정했다.

 

김정주 NXC 대표.[사진 / 시사포커스 DB]
김정주 NXC 대표.[사진 / 시사포커스 DB]

■ 김정주 넥슨 창업주 별세

국내 게임업계의 큰형님으로 불리는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올해 2월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이 같은 비보에 게임업계와 암호화폐 업계는 물론, 정계에서도 애도 메시지를 보내왔다.

당시 NXC는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다만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고,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주 이사는 1991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사학위, 199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1994년 자본금 6000만원으로 넥슨을 창업했다. 이후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넥슨을 국내 대표 게임사로 키워냈다.

넥슨그룹의 새 총수 자리는 배우자인 유정현 NXC 감사가 지분 상속을 통해 물려받았다.

 

■ 위메이드의 ‘위믹스’ 국내 주요 거래소서 상장폐지

업비트와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 등 5개 가상자산 거래소로 구성된 닥사(DAXA·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는 지난 10월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지난달 결국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당시 업비트는 “기제출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부정확한 유통량 정보에 관해 투자자들에 대해 적시에 명확한 정보 제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업비트는 위믹스 유통량 계획 정보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위믹스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법원에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 지난 8일부터 이들 거래소에서 위믹스의 거래가 중단됐다.

당시 위메이드 측은 “앞으로 진행될 본안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모든 것을 증명하겠다”며 “위믹스 거래 정상화와 위믹스 생태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스타 2022 관람객들이 넷마블관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를 관람하고 있다. ⓒ넷마블
지스타 2022 관람객들이 넷마블관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를 관람하고 있다. ⓒ넷마블

■ 3년 만에 완전 정상 개최된 지스타(G-STAR)

지난달 지스타 2022가 3년 만에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다. 나흘간 18만명 이상이 방문했고, 온라인으로는 100만명 가까이 참가하며 국내 게임 산업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온라인, 2021년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됐던 지스타는 3년 만에 완전 정상화로 돌아오게 됐다. 올해 지스타 규모는 43개국 987개사, 2947부스로 개최된다. 참관객 안전을 위해 축소 또는 취소된 부대행사가 발생함에 따라 2019년의 3208부스의 규모에 미치지 못했으나 제한적으로 진행된 2021년 대비로는 2배 이상 확대된 규모다.

지스타에 참가해 신작들을 선보였던 게임사들은 이제 해당 게임들의 막바지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지스타에서 경험했던 신작들은 이르면 이달 출시돼 게임 이용자들을 만나게 된다.

 

■ 수면 위로 드러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폐단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관위)는 과거에도 크고 작은 논란이 있어왔지만 올해 들어 더욱 파장이 큰 논란을 만들어왔다. 넥슨의 서브컬쳐 게임 ‘블루 아카이브’로부터 촉발된 불공정 심의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게관위는 일부 민원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블루 아카이브의 등급을 기존 ‘15세 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불가’로 상향 조정했고, 이후 다른 게임에도 비슷한 조처를 내렸다.

게관위는 수십억원의 비위 의혹도 받고 있다. 문체위 소속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게관위는 2017년 동 시스템 구축 명분으로 50억원의 세금을 투입해 전산망을 납품받았고, 지난해 2월 작성된 감리보고서에는 납품받은 전산망이 96.24%의 적합률을 기록했다고 돼있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 의원 측 보좌관이 게관위에 방문해 시스템 시연을 요구했으나 정상 작동하는 기능이 거의 없었다.

이에 이 의원은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하기 위해 시민들의 연대서명을 받을 계획을 세웠고, 서명운동이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최소 기준인 300명을 넘어섰다. 당초 4시간 만 진행될 예정이었던 서명운동은 게관위의 행태에 불만을 가진 게임 이용자들이 대거 운집하며 2시간가량 더 진행됐다. 이날 국회 앞을 찾은 게임 이용자는 모두 5489명이었다

이를 통해 감사원은 게관위의 감사실시를 결정했다. 감사원은 “게관위에서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3단계 사업으로 추진했으나 2단계 사업 추진 중 중단됐다”며 “통합시스템 구축 사업 추진 과정 중 당시 업무 담당자 등의 업무처리 적정성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 ‘감사실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펄어비스가 선보인 컬래버레이션 제품들. ⓒ펄어비스
그동안 펄어비스가 선보인 컬래버레이션 제품들. ⓒ펄어비스

■ 컬래버레이션, 선택 아닌 필수

게임사들이 다양한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을 통해 게임 이용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자사의 IP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거나, 타사의 IP를 게임 내에 들여오는 등의 컬래버레이션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게임사들의 컬래버레이션 범위는 대부분 인접 산업군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업권을 뛰어넘어 주유소, 어트랙션, 항공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펄어비스는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컬래버 맛집’으로 불린다. 자사의 대표 게임 ‘검은사막’과 해태제과와 손잡고 2019년 출시한 ‘껌은사막’을 시작으로, 2020년 광천김과 함께 내놓은 ‘김은사막’, 남성 그루밍·패션·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스웨거와 함께 선보인 샴푸 ‘감은사막’을 선보였다.

스웨거와는 이듬해인 2021년 속옷 ‘검은사각’을 출시하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올 5월에는 장수돌침대와 손잡고 ‘검은돌침대’를 출시했고, 지난 26일에는 구전녹용과 함께 ‘검은녹용’을 출시했다. 펄어비스가 그동안 진행한 컬래버레이션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오르내리며 게임 이용자를 넘어 커뮤니티 이용자에게까지 재미를 줬다.

이외에도 많은 게임사가 자사의 게임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재미를 주거나, 신규 이용자들 끌어 모으기 위해 다양한 업체와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8개 게임이 e스포츠 정식 종목으로 선정된 가운데 한국산 게임 배틀그라운드도 여기에 포함됐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아시안게임 버전을 비롯해 리그 오브 레전드, 펜타스톰 아시안게임 버전, EA 스포츠 피파, 도타2, 하스스톤, 스트리트 파이터 5, 몽삼국2 등 총 8개의 게임을 선정했다.

다만 배그 모바일의 핵심 요소인 대인사격이 빠진 버전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이에 크래프톤은 배그 모바일에 ‘아시안게임 버전’을 새롭게 개발하고 선보인다. 전세계의 선수와 팬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 해당 버전을 먼저 즐기고 연습할 수 있다. 인도 지역에서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를 통해 아시안게임 버전을 진행할 수 있다.

한편 올해 9월 열릴 계획이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1년 연기된 내년 9월 개최된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총괄 디렉터 네오플 윤명진 이사.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총괄 디렉터 네오플 윤명진 이사. ⓒ넥슨

■ 넥슨, 사상 최대 실적에 업계 호평까지

2022년은 바야흐로 넥슨의 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실적과 게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데다, 내년에도 굵직한 신작들까지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726억엔(약 2조6365억원), 누적 영업이익 927억엔(약 8968억원), 누적 순이익 1083억엔(1조47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5%, 17% 증가한 수치다.

넥슨은 올 3분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HIT2’ 등 모바일 신작과 스테디셀러가 다수 포진한 PC온라인 라이브 타이틀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모바일과 PC온라인 양대 플랫폼을 아우르는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4분기에도 이 같은 실적을 이어간다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2022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대통령상(대상)을 수상하며 게임성도 인정받았다. 이밖에도 히트2(우수상), 블루 아카이브(우수개발자상, 기술창작상, 인기게임상), 네오플(사회공헌우수상)도 수상하며 총 6관왕을 차지했다.

넥슨은 루트 슈터 장르의 ‘퍼스트 디센던트’와 백병전 PvP 게임 ‘워헤이븐’, 글로벌 멀티플랫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팀 기반 FPS 게임 ‘더 파이널스’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를 준비 중이다.

 

■ 트럭 시위 이어 마차 시위 등장

게임사의 소통 부재에 대항하는 게임 이용자들의 움직임이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지난 9월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회사 측의 게임 운영 및 소통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마차·트럭 시위를 진행한 데 이어 집단 환불을 요구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조계현 대표까지 나서 사과를 하고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을 이행하거나 개선을 약속하며 나아진 운영을 선보이자 이용자들은 추진 중이던 집단소송을 취하했다. 반면 ‘페이트 그랜드 오더’를 서비스하고 있는 넷마블은 운영을 잘한다며 이용자들로부터 커피 트럭을 선물받기도 했다.

이처럼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사와의 소통도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게임사도 그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게임업계에서 커지고 있다.

 

■ 국회 문턱 못 넘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등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이 올해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0일 오후 법안소위를 열고 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게임법 개정안을 심사했으나 불발됐다. 당초 이 법안은 통과가 유력했으나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윤덕 의원의 반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위는 다음 법안소위에서 게임법 개정안을 최우선으로 재논의하기로 했지만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법안소위에 올라와있는 게임산업법 개정안은 총 11건으로, 이중 이상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의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게임사에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종류별 공급 확률 정보 등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명시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컴투스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컴투스

■ 시나브로 주목받는 콘솔 시장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콘솔 게임은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찬밥 취급을 받고 있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는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데,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콘솔 게임을 원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국내 게임사들도 글로벌 진출을 하고자 하는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콘솔 게임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콘솔 게임을 출시한 적 없는 엔씨소프트는 ‘쓰론 앤 리버티(TL)’로 콘솔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프로젝트 LLL’과 ‘프로젝트M’도 PC 콘솔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TL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고 나머지 2종은 2024년까지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지스타 현장에서 처음으로 콘솔 시연을 선보인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를 PS5와 PC로, ‘데이브 더 다이버’는 닌텐도 스위치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내년 1월 12일 글로벌 프리시즌 오픈을 예고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다.

넷마블은 최근 출시한 PC 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의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내년 중 콘솔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넷마블은 올해 초 열린 NTP에서 주요 개발 라인업 20종을 공개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자체 및 공동개발 IP에 더해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기존 모바일뿐만 아니라 PC 콘솔 플랫폼까지 영역을 적극적으로 넓혀간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네오위즈의 ‘P의 거짓’, 펄어비스 ‘붉은사막’, 크래프톤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이 콘솔 시장 출시를 예고하고 있고, 컴투스도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콘솔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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