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유통량 위반·투자자 정보 제공 미흡 상폐 결정
장현국 대표 “거래소 갑질…법적 조치 할 것”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메이드 유튜브 캡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메이드 유튜브 캡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위믹스’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자 위메이드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번 결정이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고 표현하며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대표는 25일 자사 유튜브 채널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로 인해 위믹스 홀더와 위메이드 주주들에게 심려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은 글로벌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일로 인해 위메이드의 사업이나 영업에 영향이 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내 많은 투자자들이 위믹스에 투자하고 거래하고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저희는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이번 사태가 ‘업비트의 갑질’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는 “이번 문제의 시작이 ‘유통계획’인데, 우리가 유통계획을 제출한 곳은 업비트 한 곳 뿐”이라며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명확하지 않은 기준과 가이드라인 ▲소명 과정과 결과의 불투명성 ▲불공정함 등 세 가지를 업비트의 갑질로 꼽았다.

4주 전 위믹스 코인이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되자 업비트에 유통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받아보지 못했고, 자체적으로 판단해 여러 자료를 제출했으나 피드백도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위믹스의 거래를 종료시키는 결정을 한다는 게 비합리적이라고 장 대표는 말했다.

장 대표는 “(업비트가) 기준을 제시하고 그에 못 미쳤을 때 이런 처분을 받는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설명도 없이 거래 지원을 종료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갑질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닥사(DAXA·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와 여러 차례 커뮤니케이션을 했지만 거래 지원 종료 결정은 업비트의 공지를 보고 알았다”며 “공식적으로 이런 설명(거래 지원 종료)을 들은 적이 없고, 지금까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장 대표는 거래소들이 위믹스에만 과도한 기준을 적용한 것이 불공정하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지금도 업비트에 들어가 코인 정보를 눌러보면 유통 계획이 없는 코인들이 많다”며 “유통량을 왜 위믹스에만 적용하고 다른 코인에는 적용하지 않는가. 유통 계획이 중요하다면서 왜 그걸 받지도 않고 상장시키고 있었는지도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메이드는 최근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 3.0'을 출시하고 사옥 외벽을 새롭게 단장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 위메이드 사옥. ⓒ위메이드
위메이드는 최근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 3.0'을 출시하고 사옥 외벽을 새롭게 단장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 위메이드 사옥. ⓒ위메이드

그는 말을 맺으며 업비트 등 거래소에 사회적인 책임은 물론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대표는 “갑들의 불공정을 두고 보지 않겠다”며 “본인들이 한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드러난 문제 외에 모든 이메일과 텔레그램, 줌 회의 내용 등을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며 “법적 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에 당장 공개는 어렵지만 증거가 제출된 이후 모두 공개하겠다. 혼자 대결을 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가상자산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거래소도 발전해야한다는 생각에 소송 등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로 구성된 닥사는 지난달 27일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당시 업비트는 “기제출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부정확한 유통량 정보에 관해 투자자들에 대해 적시에 명확한 정보 제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업비트는 위믹스 유통량 계획 정보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위믹스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다”고 설명했다.

닥사는 당초 2주일간 위믹스에 대한 자세한 검토를 통해 최종 거래 지원 종료(상장폐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0일과 17일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1주일씩 연장한 끝에 전날 최종 거래 지원 종료 판단을 내렸다. 여기에 따르면 오는 12월 8일 오후 3시부터 위믹스의 거래가 끊긴다.

이 같은 소식에 위메이드 그룹주는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위메이드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89% 하락한 3만9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위메이드 자회사인 위메이드맥스와 위메이드플레이의 주가도 각각 29.92%, 29.93%씩 급락했다. 이날 증발한 시가총액을 모두 합하면 8266억원에 달한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FTX 사태 등으로 인해 가상자산 발행사에 대한 투자자 및 규제당국의 불신이 커지면서 (닥사가) 과감한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사 등 비슷한 구조를 지닌 다른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에 있어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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