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남욱 '옥중 인터뷰' 공개에 발끈...李 "대장동 그분은 유동규" 반박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장동 사업자인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장동 사업자인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15일 검찰에 비공개 출석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은 정 실장과 이 대표를 '정치적 공동체'로 규정하고 있어 검찰의 칼끝이 사실상 이 대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음이 자명해 보였다.

◆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검찰 소환 조사 임박 '이재명 관련 집중 조사' 받을수도

법조계에 따르면, 정진상 실장 측 법률 대리인은 14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를 방문해 피의자 신분인 정 실장이 취재진의 포토라인에 서지 않는 방식으로 하여 소환조사 일정과 방식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까지는 정 실장이 내일 검찰에 비공개로 소환조사에 임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정 실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서 '이재명'을 100회 이상 언급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정치적 공동체'라고 표현해 검찰은 정 실장의 '윗선'인 이 대표를 향해 총구를 겨눈 상황이 분명해 보였는데, 특히 검찰은 곧 있을 정 실장에 대한 소환조사에서 주요 혐의에 대한 사실 관계를 비롯해 이 대표가 해당 내용들을 인지했는지,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직을 역임할 당시인 2013년도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및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사업자들에게 각종 청탁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현금과 향응 및 술접대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정 실장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사업 지분 중 24.5%(공동지출비용과 세금을 빼면 428억원)를 유 전 본부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나눠 갖기로 약속한 혐의도 받고 있고, 위례 신도시 사업과 관련해서도 비공개 내부 자료를 제공한 댓가로 이익을 챙긴데다가 유 전 본부장의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버리라'고 지시하여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정 실장은 이번에 검찰이 진행한 국회 당대표비서실의 컴퓨터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흔적도 발견되어 다양한 여러 의혹들에 둘러 싸여 있어 일각에서는 정 실장의 구속 가능성을 높이 점치는 분위기라고 전망했다.

◆ 조여오는 검찰  수사망, 유원홀딩스가 대장동 수익금 저수지이자 자금세탁 역할?

이에 더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유 전 본부장이 설립했던 '유원홀딩스'가 대장동 수익금의 저수지로서의 활용과 자금세탁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서울신문을 통해 전해졌다.

특히 유원홀딩스 법인은 비료수입판매업 외에 부동산 개발업, 영화 배급판매업, 유람선 운항 사업, 리무진 버스 사업 등 90개가 넘는 세부 사업들을 하겠다고 등록해 놨는데, 이 사업들의 대부분이 정부가 특혜 차원에서 전격 지원을 결정하면 사실상 안정적인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업이기에 의심의 눈길은 이어졌다.

더군다나 검찰은 이미 지난달에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면서 유원홀딩스가 설립된 이유가 대장동 수익금과 관련되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었고, 남욱 변호사도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될 줄 알았다"고 말한 바 있기에 검찰은 대선 기간 동안 대장동 사업자들이 묵비권을 행사하며 침묵을 유지한 이유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는 강하게 의심하는 눈치였다.

◆ 남욱 옥중 인터뷰 "대선후보에게 20억원으로 줄을 댄다면 싸게 먹히는 거라 생각해"

뿐만 아니라 남욱 변호사도 지난 11일에 KBS '9시뉴스'에 공개된 옥중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이 자신에게 이 대표의 경선자금으로 사용할 목적이라고 밝히면서 "김용 부원장에게 '위험한 돈 쓰지 말라'고 했다. '남욱에게 부탁하겠다' 했으니, 내 얼굴을 봐서 돈을 해 달라"고 요청해 와서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대선 후보에게 20억원으로 줄을 댄다면 싸게 먹히는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는 자신이 당시 지인에게 빌렸던 9억원의 차용증이 있고, 검찰은 김용 부원장의 영장심사에서 해당 차용증을 물증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 변호사는 "위례와 대장동 개발 모두 정영학 회계사가 설계한 뒤 정진상 실장을 통해 이재명 성남시장이 보고 받고 결재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는데 즉, 이 대표가 대선에서 패배하며 상황이 뒤바뀌자 이들은 서서히 입을 열며 사건의 진실이 하나씩 수면 위로 떠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 김근식 "조금씩 퍼즐이 맞춰지는 중...가장 큰 퍼즐은 남욱 변호사"

그래서인지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김만배 씨도 최근에 새로운 입장들이 나오고 있고, 그 다음에 남욱 변호사 옥중 인터뷰가 나오면서 관심이 더 증폭이 됐다"며 "(대장동 그분에 대해) 지금 그림들이 조금씩 퍼즐이 맞춰지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유동규가 입을 열고 남욱이 입을 열고 김만배가 입을 열면서 새로운 증거와 자료가 나오면서 유동규를 건너서 저는 바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최측근이었던 정진상 실장과 김용 부원장이 직접 연관이 됐고 그 윗선인 바로 이재명 시장이 직접 결재를 한 것이다라는 게 나오는 것"이라면서 "저는 이러한 내용들의 어떤 여러 가지 큰 퍼즐 중에 하나가 최근 남욱 변호사의 옥중 인터뷰가 아닌가 싶다. 당연히 그 돈은 유동규 선에서 끝나는 돈이 아니고 그 윗선의 돈이라는 것이 지금 여러 가지 이야기로 나오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상황을 짚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 대표가 돈을 직접 요구했다는 직접적인 물증은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 남욱 인터뷰에 발끈한 이재명 "700억 주인은 유동규 단 한 명, 명백히 가르키고 있어" 

더욱이 이재명 대표도 남 변호사의 옥중 인터뷰가 나오자 마자 곧바로 그 다음날(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실이 숨겨진 녹취록>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며 '노래방 녹취록'을 공유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천하동인 1호 소유자, 소위 '그분'이 정진상, 김용이라는 검찰의 황당주장"이라면서 "김만배, 유동규, 정영학의 녹취록을 직접 보고 판단해 보시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어 이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이 그동안 대장동 사건의 핵심증거로 삼았던 '정영학 녹취록'과 정면 배치된다"며 "무엇보다 700억의 주인이 유동규 단 한 명임을 명백하게 가르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금태섭 "이재명, 사법리스크 있다고 봐...자칫 잘못하다가는 당 자체가 추락할수도"

한편 민주당에서 탈당했던 금태섭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검찰에서 아무 근거 없이 제1야당 대표를 공소장이나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하기는 어렵다. 객관적으로 상당한 정도의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 대표를 향해 "당을 먼저 생각하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금 전 의원은 "이 대표 한 명의 사법리스크가 지금 한 사건이 아니고 여러 사건이 있다"며 "자칫 잘못하다가는 당 자체가 추락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리고 그런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당에서) 나와야 되고 여기서도 당연히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 대표도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국민의힘, 이재명 향해 "대장동 검은돈 종착지...민주당 양자택일 해야" 맹폭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를 향해 '대장동 검은돈의 종착지'라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나섰는데, 실제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남욱 변호사는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생각했고, 대통령에게 줄 대는데 20억이면 싸다고 생각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면서 "대장동 검은돈이 이재명 대표 최측근에 유입됐다. 김용, 정진상은 정거장이고 검은돈의 정착지는 대장동 그분인 게 분명하다"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정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이재명과 자멸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정당으로 갈 것인가"라면서 "이제 민주당은 양자택일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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