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는 '비윤'·안철수는 '이재명 대결전략',차기 당권주자들 정치셈법 제각각
유승민 23.5%, 이준석 18.9%, 나경원 12.4%, 안철수 11.1%, 김기현 4.7% 순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정권 재창출할 적임자는 누구?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좌), 안철수 의원(중), 유승민 전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좌), 안철수 의원(중), 유승민 전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지금 상황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내년 초에 열릴 가능성이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주자들의 물밑 경쟁이 시작된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친윤'(친윤석열)과 '비윤'(비윤석열) 구도로 갈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조짐이 엿보였다. 

◆ 친윤 보단 비윤?, 이준석 가처분에 복잡해진 당권?···차기 당대표 적합도, 유승민 선두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으로 인해 당 내부는 빠르게 '친윤' 의원들이 당의 주요직을 맡아 당내 주류로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추진했던 이준석 전 대표의 '무리한 징계'로 인해 당이 가처분 소송의 늪에 빠져 혼란이 가중됨에 따라 비주류인 '비윤' 인사들이 의외의 선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이날(23일) 발표된 여론조사전문회사인 넥스트위크리서치가 KBC광주방송과 UPI뉴스 의뢰로 지난 20~21일 기간에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윤'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23.5%의 가장 많은 지지율을 받은 것으로 기록됐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18.9%) ▲나경원 전 의원(12.4%) ▲안철수 의원(11.1%) ▲김기현 의원(4.7%)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2.8%) ▲권영세 통일부장관(1.9%) ▲조경태 의원(1.4%) 순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지지하는 이가 없거나 모른다'는 17.6% 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의 자동응답(ARS) 전화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고, 보다 자세한 내용은 KBC광주방송 홈페이지에 참조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기 당권주자들은 각자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다른 행보를 보이며 경쟁 구도를 설정해 상대방에게 견제구를 놓는 모습을 보였는데, 특히 최근 유승민 전 의원이 선두로 튀어 오르자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정치 보폭을 넓혀 가면서도 유 전 의원에게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 김기현, '안철수에서 유승민으로' 경쟁상대 변경?..."유승민, 자기 얼굴 침뱉기 말라"

실제로 이날도 김기현 의원은 대한민국 합동참모의장과 해병대 사령관의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국방위 소속 위원으로 함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군대 내 인권 보호와 군 기강 확립, 그리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대한민국 국군을 위해 꼼꼼하게 검토하고, 청년들이 웃으며 군 생활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전날 다른 게시물을 통해 유 전 의원을 겨냥하여 "가치동맹으로 국익을 키워나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평가해야 할 우리당 내에서 대통령을 향해 'X팔리다'느니 하면서, 과도한 비난과 폄훼를 쏟아내는 것은 당을 함께 하고 있는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자극적 표현은 결과적으로 자기 얼굴에 침뱉기일 뿐"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이는 앞서 같은날 유 전 의원이 자신의 '비윤'의 색채를 드러내면서 해외순방 중에 '비속어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들의 몫인가"라면서 "정말 X팔린 건 국민들이다. 윤 대통령님, 정신 차리시라"고 맹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유 전 의원의 발언을 대해 비판으로 유력한 경쟁자에게 견제구를 던지면서 동시에 본인이 '친윤'임을 부각시키고, 더 나아가 집권여당의 지도자로서의 리더십까지 보여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더욱이 김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초반에는 윤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이끌어 이목이 집중됐던 안철수 의원에게 대립구도를 보여 왔기에,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최근 당내 상황이 바뀌어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의원 등 대표적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2선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 경쟁 대상을 바꾼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 그래도 당내 주류는 '친윤계'...그러나 경쟁 치열한 '친윤'에 '비윤' 전선이 되려 득?

다만 김 의원이 '친윤' 진영에 선 것은 아직까지 당은 '친윤계'가 중심이기 때문인데, 실제로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주호영 원내대표가 '윤심'(尹心)의 지지를 받아 올라섰기에 당내 '비윤' 세력의 결집을 끌어 모은다고 해도 사실상 '친윤'의 지지세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도 충분히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지만 이를 모를리 없는 유 전 의원은 되려 자신이 '비윤'임을 드러내고 나선 것은 아마도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한 젊은 층의 표심과 '비윤'의 당심을 결집시킨다면 당권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 당권 경쟁에서 '친윤'을 내세워 출마하려는 주자들은 많기에 표심이 갈릴 수 밖에 없지만 '비윤'을 내세워 출마하려는 주자들은 사실상 자신과 이 전 대표 밖에 없기에 지금처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비윤' 진영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당권에 관심이 있어 보이는 친윤의 인사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 호위하고 나서며 방어막을 치기 바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일부 당권주자들은 윤 대통령과 윤핵관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촉각을 세우면서 반윤 성향의 당심에도 귀를 기울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복잡한 당내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인 행보를 나선 움직임도 엿보였다.

이는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소송에 대해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려진데 이어 이 전 대표의 경찰 수사 결과도 불송치 결정이 나와 사실상 윤핵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욱 커지면서 '친윤' 보다는 '비윤'이 민심에서 우세한 상황이 되었기에 차기 당권주자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춰 복잡한 계산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 중론이다.

◆ 복잡한 당내 상황, 당권 경쟁 시작음 알린 안철수 "제가 이재명과 대결 구도 명확해"

한편 이러한 복잡한 당내 상황에 따라 안철수 의원은 되려 야권의 이재명 대표를 강하게 공격하는 전략을 구축하는 모양새를 보였줬는데, 차기 당권을 위해 지지세 확보 차원에서 영남권의 지역을 돌고 있는 안 의원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을 수습하고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아주 여러 곳에서 받고 있고, 그런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며 당권에 도전할 뜻이 있음을 피력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제 지역구가 대장동이고 집이 백현동"이라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공공성을 갖고 정치하는 사람과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정치하는 사람 간 대결 구도가 명확해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제가 (지난 보궐선거 때) 이재명 대표를 찾아가서 '대결하자'고 했는데 인천으로 달아나버리셨다"며 야권으로 경쟁 상대를 돌리면서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해야지 그때부터 대한민국 개혁의 골든타임이 시작되고 우리나라를 리빌딩할 수 있다. 총선에서 압승해야 정권교체를 완성할 수 있고 원내 다수당이 된 뒤 성과를 내면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하며 당권주자 경쟁의 시작음을 알리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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