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은 패배 원인으로 강성지지자들의 '팬덤정치' 문화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9일 '개딸'이라고 불리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이재명의 동료들은 이재명다움을 더 많은 영역에서 보여주면 좋겠다"면서 '문자폭탄' 등의 과격한 지지 행동들에 대해 "도움은 커녕 해가 된다"고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하고 싶은 정치는 반대와 투쟁을 넘어 실력에 기반한 성과로 국민들께 인정받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비판 설득을 넘어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를 하거나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행동을 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그는 그간 '팬덤 정치'의 일종으로 보여지는 '개딸 현상'에 대해 "세계사적인 의미가 있는 새로운 정치 행태"라고 극찬해 왔었지만, '팬덤정치'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당내 의원들이 생겨 나면서 그 책임의 화살이 자신에게로 겨눠지면서 자기 정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듯하다.

실제로 이 의원은 이날 '개딸' 등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이번 계양 보궐선거에서 '이재명 지지' 옷을 입고 행인들에게 행패를 부리다 고발된 신종 흑색선전 수법도 나타났다"면서 "이것만 봐도 비호감 지지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됨을 알 수 있다"고 꾸짖고 나섰다. 

그러면서 그는 "입장이 다르면 존중하고 문제점은 정중하게 합리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확대하는 방법이다. 민주당의 권리당원을 한명이라도 더 늘리고 민주당의 가치를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는 것이 여러분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는 더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의원은 "대선 직후 이재명의 동료들이 보여준 권리당원 입당, 좋은 정치인 후원, '할 수 있다'는 격려 공감 포지티브 운동, 댓글 정화 등은 새로운 정치문화로 각광받았다"면서 "기존 정치와 다른 이재명정치의 신선함은 아마 이 때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울 것"이라면서 "상대의 실패를 유도하고 반사이익을 기다리는 네거티브 정치가 아닌 잘하기 경쟁으로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포지티브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깨어 있는 동료 여러분과 함께 억압의 힘이 아니라 긍정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덧붙이면서 과격 행동을 삼가해 줄 것을 촉구했는데, 일각에서는 정치적 득실 계산이 빠른 이 의원이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의원들의 지지와 당원들의 결집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지지자들의 과격한 행동이 '득이 아닌 실'이라고 이 의원이 인정한 셈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