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팬덤 자체는 문제 아니지만 개선 필요해"
'팬덤정치' 찬반 놓고 '친명' vs '친문' 계파간 설전
김종민 "당 신뢰 위해 개딸과 거리두기 해야"
'태극기부대' 비교에 김남국 "잘못된 비교" 발끈

(왼쪽부터) '개딸'이라는 강성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97그룹' 강훈식 민주당 의원, '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 '친명'의 김남국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개딸'이라는 강성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97그룹' 강훈식 민주당 의원, '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 '친명'의 김남국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팬덤 정치'가 지난 선거의 참패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면서 비판의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을 두고 갈등하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 띄우기' 양상을 보이면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97그룹' 강훈식(73년생) 의원은 1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민주당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무겁게 듣고 있다"면서 자신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유력한 차기 당대표로 거론되고 있는 이 의원의 '개딸' 강성 지지층 논란에 대해 "팬덤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본인을 아끼는, 본인이 팬으로 아끼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건강하고 건설적인 그런 정치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그들의 지지 행동에 대한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의 의원들 간에 이 의원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을 놓고 설전을 벌이며 갈등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친문쪽에서는 '개딸'에 대해 보수 진영의 '태극기 부대'에 비유하며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에 친명쪽에서는 태극기 부대와 비교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비교"라고 발끈했다.

앞서 '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은 지난 1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하여 "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개딸'과 거리를 두고, 좌표찍기·언어폭력 등 폭력적 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김종민 의원은 "예를 들어 국민의힘이 태극기 부대와 함께하다가 결국은 엄청난 심판을 받지 않았느냐"면서 "국민의힘은 거기서 그걸 정리해 왔다. (그래서) 국민의힘이 잘한 게 별로 없는데, 그런 목소리들과 딱 선을 긋는 그거 하나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이에 '친명'의 김남국 의원은 그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이후 우리 더불어민주당에 새롭게 입당한 2030 지지자인 '개딸'과 오랜 시간 우리당을 지켜온 '민주당원'들이 어떻게 갑자기 국회에 난입해서 폭력까지 행사했던 극우 '태극기 부대'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하면서 당내 팬덤 정치에 대한 비판 분위기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그들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조금이라도 아는 분이라면 결코 이런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대선에 패배한 민주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20여만 명이 당원으로 가입하며 민주당에 새 힘을 불어넣으려 한 것도 우리 지지자들이었다. 어려운 선거를 온라인과 거리에서 24시간 누구보다도 절박하게 함께 뛰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김남국 의원은 "국회의원한테 후원금 내고 선거 운동 도와줄 때는 필요하니까 '민주당 당원'이고 소통할 사람이라고 한다"면서 "(그런데) 나를 지지하지 않고 비판한다고 갑자기 '태극기 부대'로 둔갑시켜 결별의 대상으로 만든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만약 강성지지층이 정말 문제라면 정치인이 그들에게 승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끈질기게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끌려갈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마주 앉아서 토론하고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당원이 주인인 정당이고 민주당이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김남국 의원은 "그 어떤 정당도 국민과 당원 없이 존재할 수는 없다. 당원 그 자체가 정당 정치의 핵심이면서 정당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면서 "정당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당원이 민주적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립각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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