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전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나기 위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을 두고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약속은 뭉개고 맘대로 행보"라면서 "내조가 아니라 김의 정치인 것"이라고 못마땅해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김건희 여사가 대선 전 약속과는 달리 매일 공식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제 김 여사는) 봉하마을을 찾아 '통합'을 이야기했다"면서 "통합을 말하며 자신 팬클럽을 키우는 영부인, 이러니 '대통령 뒤 진짜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라고 하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또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빵 구매와 영화관람, 아내 접견실 설치 등 국민의 대통령직보다는 영부인 김건희라는 여성의 남편직을 수행하느라 여념이 없다"면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 수행보다는 아내의 남편 역할에 충실하다"고 비꼬아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결국 아내는 말뿐인 통합을 언급하고, 남편은 국회패싱을 실천하고 있다. (인사청문회 없이) 국세청장 임명이 국회 존중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취운전, 논문중복게재 등 자격이 빵점인 교육부장관도 여차하면 임명할 태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국민은 쇼윈도 밖에, 대통령은 쇼윈도 안에 있다. 국민은 민생의 어려움에 직면하는데, 대통령은 소통의 미명하에 쇼통 중이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식 쇼통은 쇼윈도 정치"라고 공격을 가했다.

더욱이 이 의원은 "물론 지금 대통령 내외 두 분 다 구름 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그러니) 구름 위에서 구름 아래 국민을 보니 국민은 하찮게 보이는가 보다"고 맹폭했다.

심지어 그는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해 "쇼정치는 쉽게 끝나지 않겠지만 그 효용이 길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언젠가 쇼가 있던 무대의 막은 내리게 된다"면서 "반지성주의의 길을 걷는 대통령을, 멋대로 행보가 조용한 내조라 여기는 대통령 영부인을, 대한민국 국민이 언제까지 눈감아 줄 것이라고 생각지 말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대통령이 있을 곳은 빵집과 극장이 아니라 민생해결의 장임을 알아야 한다"면서 "김건희 여사의 유권자 앞 약속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봉하행보를 두고 '국민통합'에 도움이 되기 위한 내조 차원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는데, 실제로 김 여사는 전날 권 여사와의 환담에서 "국민통합을 강조한 노 전 대통령을 모두가 좋아했다.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윤 대통령에게 '통합의 대통령이 돼라'고 말해주셨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일각은 야권에서 지난 선거의 연이은 참패로 인해 민주당 고정 지지층의 결속이 와해되는 조짐이 엿보이면서 이념과 진영 논리를 뛰어 넘는 국민적 통합 메시지가 나오는 것에 대해 강한 위기감과 불안감이 감도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짚었다. 

즉, 민주당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다시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지지층들의 결집을 이뤄내야 하는 상황인데 반해 지금의 지지층은 '팬덤 정치'에 기반한 강성 지지층으로 중도층에게 반감만 불러오는 악재로 작용되고 있어 걱정이 큰데, 여기서 김 여사가 봉하 방문으로 국민통합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민주당에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라고 볼 수밖에 없기에 김 여사의 봉하행보가 매우 못마땅했을 것이라고 일각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