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엘비앤티-카디널 원 모터스…다양한 판매채널 확보
에디슨모터스, 전기차제조기술…빠른 사업전환 가능
양사, 쌍용차와 덩치차이 커…자금 조달력에서 갈릴 듯

시사포커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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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 인수전의 최종 후보가 사실상 이엘비앤티와 에디슨모터스 2곳으로 압축됐다. 이엘비앤티는 중동, 동남아 등 자사의 판매가능한 시장과 카디널 원 모터스를 통한 북미 시장의 유통채널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놨고, 에디슨모터스는 자사의 전기자동차 기술을 접목해 빠른 시장 진출로 경영정상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쌍용차가 몇 년에 걸처 수조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이들이 실제 얼마의 자금을 쏟을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이르면 오는 29일 우선협상대상자 1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각각 선정한다. 서울회생법원이 이달 30일까지 경영계획과 자금증빙 등을 보완하라고 요구한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내달 초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본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이앨비앤티와 에디슨모터스, 인디EV 3곳이다. 인수가액은 각각 5000억원대, 2000억원대, 1000억원대로 최소 입찰가격보다 한참 적게 낸 인디EV를 제외한 이엘비앤티와 에디슨모터스 2차전으로 흐를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두 회사 모두 쌍용차 생산량을 30만대 수준으로 높이고 자동차 업무와 무관한 부동산 개발이나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쌍용차를 조기 회생시킨다는 목표다.

이엘비앤티는 HAAH가 전신인 미국 카디널원모터스와 파빌리온 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뤘다.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은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인수제안서를 제출했고 파빌리온PE와 함께 인수 후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자금 마련방안도 제시했다. 이엘비앤티는 중동 및 동남아 수출 시장 및 전기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카디널 원 모터스는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 9월 15일 평택항에서 선적된 코란도 이모션 초도물량은 약 200여 대로 독일, 영국 등 유럽 지역으로 수출되며, 11월부터 현지시장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 쌍용차
쌍용자동차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 / 9월 15일 평택항에서 선적된 코란도 이모션 초도물량은 약 200여 대로 독일, 영국 등 유럽 지역으로 수출되며, 11월부터 현지시장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 쌍용차

전기차부문에서 컨소시엄은 이엘비앤티의 사우디 등 중동 및 동남아 수출 계약과 독자적인 전기차 핵심기술을 쌍용차로 이전해 신제품 출시를 앞당긴다. 사우디 국제산업단지와 인도에 전기차 반제품 수출 및 생산기지 건설을 위한 신사업부도 만들 예정이며, 이를 위해 쌍용차 기존 인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내연기관차 부문에서는 카디널 원 모터스의 강점인 북미시장 135개 판매채널을 활용해 2023년부터 쌍용차의 본격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에디슨모터스는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와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를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이며 자금을 확보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와 쎄미시스코 등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이미 확보하고 있거나 개발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기술을 쌍용차에 접목시킨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인수 후 2차, 3차 투자금을 더 조달해야 한다면 지분을 팔거나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등을 발행해서라도 투자할 것이며, 5년 후에는 쌍용차가 벌어서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는 “쌍용차가 만든 전기SUV의 주행거리가 300~350km밖에 안되서 고전하고 있다는데, 에디슨모터스가 개발한 3세대 스마트BMS를 적용한 배터리팩과 모터 등을 활용하며 1충전 주행거리가 450~600km되는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다. 2년내 800km 주행 전기승용차를 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매출 2조9297억원, 영업손실 4460억원이지만, 이엘비앤티는 자본금 30억원에 작년매출이 1억원 수준이고, 에디슨모터스 역시 작년 매출 89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해 인수후보와 쌍용차 간의 덩치 차이가 크다. 쌍용차의 수년에 걸친 사업전환을 위한 자금조달력이 우선협상자대상자 선정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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