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진칼에 3자배정 유상증자 등 8000억 투자
한진, 일명 ‘남매의 난’ 경영권 분쟁에서 우군 얻어?

대한항공 보잉 787-9ⓒ한진그룹
대한항공 보잉 787-9ⓒ한진그룹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산은은 아시아나를 한진에 넘기면서 고민을 덜었고 한진은 남매의 난 등 경영권 분쟁에서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됐다. 

산업은행은 16일 한진칼에 8000억 규모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산은이 모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 원을 투입하고 30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날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회의에서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끝에 이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한진그룹(한진칼, 대한항공)도 이사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의결했다. 한진그룹 측은 산은이 한진칼에 출자방식을 택한 이유는 안정적인 지주회사 운영 체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긴급성을 의식해 3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고. 이른바 '남매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에서 한진은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되는셈이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대한항공 2조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신주 1조5000억 원 및 영구채 3000억 원 등 총 1조8000억 원을 투입해 최대주주(30.77%)가 된다. 

두 회사가 통합하게 되면 글로벌 항공 산업내 TOP10 수준으로 변모한다. 양사의 작년 운송량을 단순 합산시 세계 7위권으로 순위가 상승한다. 

이번 항공사 통합 추진배경에는 글로벌 항공산업 경쟁심화 및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구조재편 등 경쟁력이 제고 돼야 코로나 종식 이후 국내 국적항공사 경영 정상화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한진·산은 간 거래 구조도ⓒ산업은행
한진·산은 간 거래 구조도ⓒ산업은행

LCC재편, MRO산업, 인천공항 등 사업구조 재편 및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양사 LCC도 단계적 통합으로 국내 LCC시장도 재편된다. 지방공항 출도착 노선 확장 등이 논의 되고 있다. 양사 정비물량 확보로 해외 외주정비의 내수 전환을 통한 국부유출 방지와 MRO산업(정비, 부품수주, 훈련 등)의 체계적인 육성 등 연관산업 발전 및 국내 항공업 전반의 안전역량 제고 효과 등도 기대되고 있다.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의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의 조인트벤처를 확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환승 수요를 유치하게 되어 국내 항공산업의 성장을 한층 더 견인하게 될 전망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인수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지만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했다"며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모두 대한민국의 하늘을 책임진다는 사명 아래 한 가족임을 기억하며 포용하고 화합해 합리적인 운영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 소비자의 편익을 향상시키면서 통합시너지를 바탕으로 더욱 안전한 항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본지에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단일 국적항공사가 지니게 될 국가 경제 및 국민 편익·안전 측면에서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양사 통합작업이 원활히 이행될 수 있도록 경영평가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주주로서 한진그룹은 책임경영을, 산업은행은 건전경영 감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서로의 이익이 합치하면서 급속도로 이뤄진 결정으로 보인다. 산은은 아시아나에 언제까지고 자금을 투입할 수 없고 조원태 일파는 한진내 지분구조에서 밀리고 있는 등 양쪽의 고민이 이번 결정으로 한 번에 해결 될 수 있게 됐다. 향후 국적항공사가 한 곳으로 축소되고 LCC 시장이 재편되면 비교적 저렴하다고 느껴졌던 항공권 구매에서 부터 소비자들은 불편을 느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KCGI는 13일 "현 경영진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라며 "외부 자금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한진칼이 아니라 대한항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한진칼 3자 배정증자에 강력히 반대하고 한진칼에 하는 증자는 명백히 조원태와 기존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이 되기 위함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3자배정 보다는 기존 대주주인 주주연합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우선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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