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상반기 5G 품질평가 결과 발표
“최대 20Gbps 가능하다”더니 이통 3사 평균 650Mbps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일 발표한 5세대 이동통신(5G) 첫 품질평가 결과에는 이동통신 3사 5G 평균 속도가 700Mbps(초당 메가비트)도 되지 않는다는 측정 결과가 담겼다. ⓒ픽사베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일 발표한 5세대 이동통신(5G) 첫 품질평가 결과 이동통신 3사 5G 평균 속도가 700Mbps(초당 메가비트)도 되지 않았다. ⓒ픽사베이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정부가 발표한 첫번째 5G(5세대) 이동통신서비스 품질 평가에서 5G 속도가 LTE(4G) 대비 3~4배 빠른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자 시민단체가 환불·보상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5일 발표한 ‘2020년도 상반기 5G 통신 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통통신 3사의 5G 평균 전송 속도는 다운로드 시 656.56Mbps(초당 메가비트), 업로드 시 64.16Mbps로 나타났다. 지난해 롱텀에볼루션(LTE) 품질 평가 결과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가 각각 158.53Mbps, 42.83Mbps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5G 다운로드는 약 4.1배, 업로드는 1.5배 정도 빠른 수치다.

사용화 초기와 비교해 커버리지나 품질은 상당부분 개선됐지만 상용화 당시 이동통신사들이 광고했던 LTE에 비해 전송 속도가 20배 빨라진다고 했던 부분이나 이론적으로 최대 20Gbps(초당 기가비트)까지 가능하다고 광고했던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차이가 나는 결과인데 실제 5G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불만 절반이상은 품질과 관련한 내용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연맹은 6일 “이동통신 3사는 소비자가 5G서비스 이용만큼 요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5G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 소비자 대상 위약금 없는 계약해지와 요금감면, 요금제 변경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5G서비스는 2019년 4월 3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사용화가 됐고 이동통신 3사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의 특징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현재 이용자수는 70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상용화 이후 2020년 7월까지 1372 소비자상담 센터에 ‘5G‘ 관련으로 접수된 소비자불만은 총 2492건이다. 특히 상용화 이후 1년간 접수된 소비자불만은 총 2055건이었으며, 이를 분석한 결과 ’계약해지’가 702건(34%)으로 가장 많았고, ‘품질’ 관련이 590건(29%)으로 뒤를 이었다.

커버리지불안정과 5G 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콘텐츠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용화가 진행되면서 소비자는 5G서비스에 대해 기대를 갖고 고가의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지만 제한적 서비스와 품질불량에 대한 소비자불만이 접수됐다. ‘계약해지’ 관련 상담 내용을 살펴보면, 5G서비스 이용을 위해 기존보다 비싼 요금을 지불하지만, ‘통화 끊김 현상’, ‘LTE 전환’ 등 품질불량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5G서비스가 상용화된 시점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통신망 부족에 따른 품질문제가 소비자로 해금 계약해지를 원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데 통신3사는 이를 단순변심으로 인한 계약해지로 간주해 위약금을 부과하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불만이 접수되고 있다.

2020년 3월 기준 전체 기지국 수 중 약 45%가 서울과 경기에 집중돼있었다. 5G 서비스 불량 및 통신 불량 등의 품질 문제는 기지국 불충분으로 인한 통신망 부족에 따른 결과인데 지역별 품질 관련 소비자 불만 접수 현황을 보면 1년 간 서울의 접수 건은 535건(26%)이고 서울 외의 접수 건은 1520건(74%)로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품질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5G 서비스가 상용화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품질에 있어서 개선할 과제가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표본수가 지나치게 적은 부분과 조사대상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부분 등에 있어 조사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실제 과기부가 5G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직접 속도를 측정하도록 진행한 이용자 상시평가에서 속도가 정부 평가 결과보다 낮게 나왔다.

통신사별 5G 서비스 평가 결과. ⓒ과기정통부
통신사별 5G 서비스 평가 결과. ⓒ과기정통부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이론상으로는 5G 속도는 28㎓ 주파수 대역의 단독모드(SA)에서 LTE와 비교해 20배 가량 빨라지지만 국내 이통사들의 5G 기술은 3.5㎓ 대역에서 5G망과 LTE망을 연동해 쓰는 비단독모드(NSA)에 머물러 있다”며 “두 개 망을 연동하다 보니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고 접속이 5G에서 LTE로 전환되는 일은 잦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5G서비스에 가입했지만 LTE 우선모드로 이용해야 하거나 연결끊김으로 인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이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 탓이고 이를 통신사들이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G 서비스가 세계최초의 타이틀을 달고 성공적으로 안착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많은 소비자들이 5G 통신환경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기꺼이 고가요금제에 가입해 이용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5G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소비자 불만을 외면하며 무조건 요금을 내고 이용하라고 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부당하다”며 “판매단계에서는 주 생활지를 중심으로 LTE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권유해 커버리지에 대한 부분을 소비자가 알고 서명했다는 형식적 동의로 인해 품질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통신사가 이를 면책에 활용하는 일이 없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5G서비스의 경우 요금제에 있어 고가의 요금제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이용패턴에 맞게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데이터에 기반해 다양한 중저가요금제가 출시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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