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토론 제안했던 韓, 이재명 살던 분당 양지마을 찾아 직격
韓 “성남의 명예를 되찾아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발전 중심에 놓을 것”
野 공천혁명 주장에 대장동변호사 겨냥 韓 “이런 막장 공천 본 적 있나”
李 “여당 ‘건생구팽’...김 여사 방탄 끝났으니 사냥개를 삶아 먹은 것”
與, 사법리스크 공세가 野의 김 여사 공격을 막아 여론을 끌어 올릴까

8일 성남 중앙시장 사거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저격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캡처
8일 성남 중앙시장 사거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저격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캡처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저격수를 자임한 듯 대장동 의혹 등 사법리스크를 꼬집어 연일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이 같은 그의 공세적 행보가 여당의 총선 승리에 도움 될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성남 가 이재명 직격한 한동훈 “대장동 비리로 성남 명예 훼손”

8일 과거 이 대표가 시장으로 재임한 바 있는 성남시를 찾은 한 위원장은 수정구 중앙시장 사거리에서 “국민의힘이 열세 지역이라고 말하는데 제가 성남에서 제일 먼저 이곳에 왔다. 19대 이후 성남 수정구에서 민주당에서만 계속 의원이 배출됐는데 결과가 좋았나”라며 “이 대표가 대장동, 백현동 비리 같은 이름으로 성남의 명예를 훼손했다. 우리 국민의힘은 성남에서 승리해 성남의 명예를 되찾고 다시 한 번 성남을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발전 중심에 놓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중원구 단대오거리역으로 이동한 뒤에도 “오늘 이 자리에서 저는 바로 이곳 성남에 있지만 이 대표는 서초동 법원에 있다”며 재차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꼬집었고 급기야 이 대표가 살았던 성남 분당구 양지마을도 직접 찾아가 자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는데, 양지마을에 있는 금호행복시장에서 기자들이 ‘이 대표가 살았던 곳을 방문한 것에 의미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워낙 재판이 많으니 저희가 일부러 맞춘 것은 아니지만,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법인카드를 유용했던 세력과 성남·성남시민을 개선하려는 세력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시민들께서 잘 봐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는 부패하지 않은 세력이고 앞으로도 부패하지 않을 세력이란 약속을 한다. 어떤 세력이 과연 성남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명예를 드높일 세력인지 차분하게 명확하게 봐 달라”고 강조했고 ‘성남에 왔으니 이 대표의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엔 “그것은 재판부가 하실 것”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지난 선거 성남에서 국민의힘은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국민의힘에서 낼 수 있는 최고의 후보를 제시했고, 재건축 규제 완화를 비롯해 성남 시민들이 정말로 원하는 답을 실효성 가지고 준비했다”며 ‘집권여당’이란 강점을 내세워 분당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 약속으로 지역민들을 향해 자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비단 이날 성남 유세 이전에도 한 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 1대1 방송토론을 제안하면서 이 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는데, 자신의 토론 제안에 대해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토론을 역제안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거절하자 한 위원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왜 이렇게 저와의 토론에서 도망가려 하는 건가. 1대1 생방송 토론하면 이 대표가 거짓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법카, 대장동 비리가 어떻게 된 건지, 성남FC 뇌물을 알았는지, 대북송금 알았는지 등등 너무 많다. 지금 거짓말하는 것은 곧바로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그는 지난 7일 비대위 회의에선 김용만 민주당 후보 공천 결과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음주운전 경력자도 공천한다. 벌금이 몇백만원이면 도수도 높은 건데 혹시 이 대표 본인이 음주 전과자라 그런 것 아니냐”라고 이 대표를 싸잡아 직격한 데 이어 권향엽 후보와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권향엽이 비서가 아니라고 하지만 자기들이 비서실(배우자실 부실장)에 넣어놓고 비서 아니라고 하면 어떡하나. 이 문제는 이 대표 부부가 공직자를 그간 몸종처럼 대하는 마인드와도 이어져 있다고 본다. 과거 경기도나 성남에서 공직자를 몸종처럼 부리는 등 잘못된 생각이 있는데 그건 범죄고 학대”라고 이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 ‘건생구팽’ 등 김건희 꼬집어 국민의힘에 ‘맞불’ 놓은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관련 공판에 출석하던 중 뒤를 돌아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관련 공판에 출석하던 중 뒤를 돌아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이 대표는 같은 날 김건희 여사를 고리로 역공에 나섰는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김건희) 특검법 표결이 끝나니까 여당 공천의 본질이 드러나고 있다. 공천이 아닌 사천이라는 불만이 여당 내부에서 터져 나왔다”며 “자화자찬을 마지않던 여당의 공천이 ‘건생구팽’이라고 불리고 있다. 김 여사 방탄이 끝났으니 이제 사냥개를 삶아먹는다는 말 아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전날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해 현장을 직접 찾아가 “국정농단의 대표적 사례”라고 외쳤던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선 “수십 년간 양평군민들이 바라왔던 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9개월째 멈춰 섰는데 이에 대해 책임져야 할 김선교, 원희룡도 공천 받았다. 그야말로 막사천 아니냐”라며 재차 여당 공천 결과를 싸잡아 비판하는 한편 자당 공천에 대해선 반대로 “혁신 공천을 넘어 공천 혁명을 이루고 있다. 우리 당 공천 평가는 여당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께서 하실 것”이라고 자찬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건생구팽’ 주장에 한 위원장은 같은 날 성남 분당구 행복시장에서 “그렇게 한심한 표현 만들 시간 있나. 오늘 아침에 보니 이재명 변호사 공천 대납하듯 공천하는 것을 넘어서서 정진상씨 변호사까지도 바꿔서 넣었더라”라며 민주당이 청년전략특구인 서울 서대문갑 지역의 경선 후보자로 확정됐던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을 하루 만에 제외하고 대장동 사건으로 기소된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변호인으로 활동해 ‘대장동 변호사’로 불린 김동아 변호사를 경선 후보에 포함시킨 점을 꼬집어 “역사 이래 이 대표가 하고 있는 막장 공천 본 적 있나. 민주당 내에 있는 사람들조차 정상적 공천이라 하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여당을 겨냥해 김 여사를 고리로 한 맞불 공세를 이어갔는데,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속행 공판 참석 차 법정으로 가던 중 기자들과 만나 “총선 얼마 앞두지 않은 상태에서 야당 대표가 법정을 드나드는 모습이 국민들 보기에 참 딱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부인은 주가조작, 디올백 수수 이런 명백한 범죄 혐의들이 상당한 증거에 의해 소명되는데도 수사는커녕 국회가 추진하는 특검까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자신의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가 재판 받고 있는 데 대해서도 “자기 밥값을 자기가 냈는데 제3자들이 제3자의 밥값을 냈는지 알지도 못하는 제 아내는 7만 몇천원 밥값을 대신 냈다는 이상한 혐의로 재판에 끌려 다니고, 저 역시 이렇게 아무런 증거 없이 무작위 기소 때문에 재판 받고 있다”며 “결론이야 법원에서 현명하게 내주겠지만 ‘기소해서 재판 오래하면 그 사람 인생 망한다’고 했던 대통령의 말도 기억난다. 국민들께서 이 불공정과 무도함에 대해 이번 총선에서 심판할 것으로 믿는다. ‘못 참겠다’ 생각되면 꼭 투표하고 심판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비단 이 대표 뿐 아니라 정청래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5일 이 대표에게 한 위원장이 1대1 TV토론을 제안하자 “김건희 여사와의 1대1 토론을 제안한다”고 김 여사를 꼬집어 대응에 나섰고, 민주당과 한 목소리로 윤 정권 심판에 나서겠다고 천명해온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까지 8일 당사에서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와 저의 연대가 방탄연대라고 하는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연대는 김 여사의 방탄 연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장래 지도자 선호, 韓 24%·李 23%…계양을, 李 45%·元 41%

23일 오후 인천 계양산 전통시장을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인천 계양을 22대 국회의원 후보자는 지지자들 환호에 어깨동무하고 손을 높이들어 원팀을 강조하였다. 사진/유우상  사진
23일 오후 인천 계양산 전통시장을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인천 계양을 22대 국회의원 후보자는 지지자들 환호에 어깨동무하고 손을 높이들어 원팀을 강조하였다. 사진/유우상  사진

다만 이 대표를 겨눈 한 위원장의 공격보다 김 여사에 집중한 이 대표의 공세가 더 성공적이었는지 여부는 미지수인데,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유권자 1000명에게 실시해 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무선전화면접 100%, 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총선 결과 기대 조사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39%, ‘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35%, ‘제3지대’가 16%로 나왔고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 조사에선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가 37%, 민주당 중심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25%, 조국혁신당 15% 등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중도층의 경우 국민의힘 35%, 민주당 30%, 제3지대 22%로 조사됐으며 총선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에선 (중도층이) 국민의힘 비례정당 32%, 민주당 중심 비례연합정당 25%, 조국혁신당 13% 순으로 꼽은 것으로 나왔고, 동 기관이 함께 실시한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선 한 위원장은 직전 조사인 2월 1주차 때보다 1%P 오른 24%, 이 대표는 동기 대비 3%P 하락한 23%로 집계됐다.

그간 이 기관 조사에서 이 대표가 늘 한 위원장을 앞서왔던 만큼 이런 변화는 주목할 만한데, 심지어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일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 대상으로 실시해 8일 내놓은 ‘계양을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 희망 후보’ 결과(무선전화면접 100%, 95%신뢰수준±4.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역시 이 대표가 45%, 국민의힘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41%를 기록해 양자 간 오차범위 이내로 나왔으며 ‘현재 투표하겠다고 답한 후보를 총선까지 계속 지지할 건지’ 묻는 질문엔 73%가 계속 지지할 것이라 답했고 25%는 ‘다른 후보로 바뀔 수도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여당으로선 험지로 꼽히는 지역인데다 이 대표 이전에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된 지역이었음에도 양자 간 오차범위 이내란 점에서 이 역시 이목을 끄는 결과인데, 동 기관이 계양을 총선 결과에 대한 기대를 물은 조사에선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가 38%,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37%, 제3지대 13%, 모름·거절 12%로 집계됐다.

비록 이번 조사 대상 지역이 선거구 경계 조정이 이뤄지기 전 기준이어서 지난 총선과 대선 모두 지역 평균보다 민주당 지지율이 높았던 작전서운동이 포함된 새 선거구 획정에 따라 조사했을 경우 이 대표에게 더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비롯해 이 대표의 지역구 선거 전망까지 오차범위 이내가 됐다는 점은 여당이 사법리스크 등 공세로 효과를 본 데 반해 이 대표의 표적은 한 위원장 등 정치권 전면에 나선 인사들을 직접 겨누기보다 현재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관심이 덜한데다 정치인도 아닌 김 여사에만 집중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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