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행보 중인 이낙연, 이재명 사퇴 압박 “연말까지 사퇴하길”
이재명, 이낙연 제안 사실상 거절 “의견이야 얼마든지 말할 수 있어”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 출범에 이재명 사법리스크 부상 위기감까지
민주당 통합 비대위 전환에 국민 의견도 팽팽히 갈려, 47%가 ‘동의해’
이재명, 총선 전략 행보 강행군···‘경로당 주5일제 점심 제공’ 공약 발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신당 창당을 계획 중이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말까지 이재명 대표의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며 최후통첩을 날렸지만, 이재명 대표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오늘도 담담하게 내년 총선을 위한 전략적 행보에 나선 모습을 보여줘 이목을 집중시켰다.

◆ 신당 창당 계획 중인 이낙연, 이재명 대표 사퇴 압박 “연말까지 답해야”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21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통합 비대위 아이디어에 공감하며, 연말까지 민주당에 시간을 주겠다고 한 말은 유효하다”면서 통합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결심해야 당과 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히며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민주당의 도덕성과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여 사실상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여 있는 이재명 대표가 총선을 지휘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실제로 그는 “당내 문화가 이렇게 획일문화로 된 적이 없다. 1인 정당은 아니였다”고 ‘이재명 사당화’를 지적하면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꾸어 주신 민주당이 망가져 버렸는데, 그것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라는 간판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겼던 김대중·노무현의 정신과 가치, 품격, 이것을 누군가는 어디선가는 지켜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면서 이 대표를 향해 “그냥 이대로 가겠다고 고집한다면 무슨 말을 제가 더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사실상 신당 창당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에둘러 시사했다.

더욱이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사건 연루 의혹으로 법정 구속된 송영길 전 대표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건 민주당 전당대회 때 벌어진 일이고, 또 그 사건과 관련해 최소 20명의 국회의원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그런데도 탈당했다는 이유로 ‘남의 일이다’고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 참 뻔뻔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렇기에 당이 사과하고, 그 다음에 연루 의원들에 대해서도 뭔가 얘기를 해야 마땅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이재명, 이낙연 제안 사실상 거절···“의견이야 얼마든지 말할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반면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한 경로당에서 열린 ‘경로당 주5일 점심 제공’ 정책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전 대표의 사퇴 요구에 대해 “의견이야 얼마든지 말씀하실 수 있는 것”이라며 “민주 정당에서 정당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일축했다.

더군다나 이날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당대표 회의실에서 내달 3일에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 신년 인사회와 관련해 “조금 전에 대통령실에서 초청장이 와서 이재명 대표께 보고됐는데, 보고받자마자 바로 수락했다”고 밝히면서 “이번 신년 인사회가 국민통합과 민생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이날 정치 행보와 향후 일정 등을 미뤄 보아 사실상 이 대표 측에서는 사퇴할 생각이 전혀 없고 내년 총선도 이미 친명계 인사들로 친정체제를 구축한 만큼 직접 총 지휘에 나설 심산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내어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직을 연임한 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다시 등판할 계획을 세운 것이라는 분석도 솔솔 흘러나온다고 관측했다.

더욱이 친명계가 중심인 민주당 지도부는 일제히 통합 비대위 전환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였는데, 실제로 이날 박찬대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단합하기 위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뭔지 의중을 계속 파악하고 있지만, 지도부 내에서 (통합 비대위에 대한) 그런 논의는 현재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와 비명계는 지금까지) 한결같이 이 대표의 퇴진만을 요구했다. 그렇기에 전혀 새로운 제안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것”이라고 부정평가를 내렸고, 아울러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통합 비대위는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지금은 통합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통합비대위 의견도 팽팽, 국민 47%도 “민주당, 비대위 체제 전환 동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현 대표(좌)와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현 대표(좌)와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우). 시사포커스DB

다만 비명계를 비롯해 민주당의 중도 성향의 의원들은 통합 비대위 검토에 대해 힘을 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특히 박용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이 대표는 본인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포함해서 민주당 전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 대표가 강 건너고 산 넘고 다 할 수 있다고 얘기했었는데, 그 말에 맞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의 ‘이재명 플랜’이 있어야 될 때인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한 이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통합비대위 체제 전환에 힘을 실는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최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통합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7%가 ‘동의한다’고 답했으며 42%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해 오차 내 박빙을 이루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무선 가상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였고,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 與 ‘한동훈 비대위’ 출범에 이재명 사법리스크 다시 부각 우려까지 위기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 / 이훈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 / 이훈 기자

한편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낙점하면서 지도체제의 대변화를 맞이하여 사실상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한동훈 비대위’와 대결 구도로 선거를 치루게 되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커져 위기감도 감지됐다.

즉, 만약 이 대표가 물러나지 않고 총선을 이끈다면 결국은 ‘한동훈 대 이재명 대결’ 구도로 보여지면서 ‘검사 대 피고인의 싸움’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높기에 사실상 민주당이 내년 총선 전략으로 꾀하는 ‘윤석열 정권 심판론’ 프레임이 희석되어 끝내 총선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민주당에서 아무리 좋은 민생 공약을 펼치면서 윤석열 정부를 공격한다고 하더라도 한동훈 비대위에서 맞대응 차원에서 민주당의 사법리스크를 살짝만 언급해도 민주당의 메시지는 와전되거나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매주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이재명 대표의 재판 리스크에 더해 아직도 민주당과 관련된 검찰 수사가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에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것인데, 실제로 이날도 지난 대통령선거 국면에서 허위 보도하여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시킨 사건에 연루된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였던 송모씨에 대해 검찰은 압수수색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변인은 당시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의 방어 역할을 맡으면서 ‘가짜 녹취록’으로 허위 보도가 되는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포착되어 검찰은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라고 전해졌다.

◆ 이재명, 비명계 공격·국민의힘 변화 혼란 속에도 총선 전략 행보 강행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 최고위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 최고위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반면 비명계의 퇴진 압박과 함께 여당의 한동훈 비대위 출범이 현실화되는 혼란한 환경 속에서 이재명 대표는 이날 내년 총선 공약인 ‘전국 모든 경로당 주 5일제 점심 제공’ 정책을 발표하며 어르신 표심 공략에 나선 행보를 보여줬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 경로당에서 “먹는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지방정부와 함께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최소 주 5일 정도는 원하는 사람 누구나 경로당에서 점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할 것이다”며 “원하는데 식사 제공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없애는 게 좋겠다는 것이 당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현재 부식비와 인건비에 대해서도 정부가 일정한 비율을 지원해야 한다는 노인복지법 개정안이 많이 발의돼 있지만, 민주당이 노인복지법을 신속하게 개정해 전국의 모든 경로당이 주 5일 점심을 제공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우선 민주당 소속 지자체부터 솔선수범하고 각 지방의회에서 관련 조례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내년 총선과 관련해 “자칫 잘못하면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수십 년간 쌓아왔던 모든 성과들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 그런 퇴행을 막는 중요한 일”이라면서 “현 정부여당이 너무 무능하고, 거기다 무책임하고, 또 한편으로 폭력적이고 무도하기까지 해서 닥치는 총선 결과에 따라서 ‘이 나라를 제도적·시스템적 측면까지 완전히 망가뜨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민생도, 경제도, 평화도, 민주주의도 파괴될 위험에 놓여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내세우면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앞으로 민주당의 총선 승리 방정식을 풀어나갈 것”이라고 소개하며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