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이재명 대표체제의 당 지도부를 겨냥해 “연말까지 민주당에 시간을 주겠다고 한 말은 유효하다”며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면 당과 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자신의 신당 창당 계획을 만류할 수 있는 조건과 관련해 “통합비대위 아이디어, 그 충정에 공감한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그 말씀으로 대체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 지도부를 겨냥해 “조금만 노력한다면 해결책은 나올 수 있는데, 전혀 생각과 노력을 안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면서 “비대위라는 것은 대표직 사퇴를 말한다. 지도부를 바꾸는 것을 말하는데, 그러면 대화할 용의가 있는 것”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전날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대표가 회동을 한 것에 대해 “김 전 총리가 당에 대해서 무엇을 걱정하고 어떤 충정을 갖고 계신지 저는 잘 안다”며 “저와 김 전 총리가 만나서 대화를 한 적도 있기 때문에, 그분의 마음과 절박한 생각을 다 아는데도 결과로 나온 것은 아무것도 없어 그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말한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가) 다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아무것도 없어서 (신당 창당과 관련한) 실무적인 일은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당대표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배경에 대해서도 이해찬 전 대표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에둘러 비판했는데, 그는 “과거에 이해찬 전 대표도 물러나지 않았다. 공천을 다 끝내놓고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이해찬 전 대표는 당무 담당 공동선대위원장을 하고 저는 대외 담당을 해서 당의 살림이나 공천 등 이런 건 간섭하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전 50군데 지원 연설만 하고 다녔다”고 설명하면서 사실상 총선 ‘눈속임’ 용도로 쓰일 생각이 없다는 점을 역설했다.

심지어 그는 “민주당의 혁신은 저와 협상할 일이 아니다. 민주당 스스로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고, 지금의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민주당이 어떤 태세로 임할 것인가를 국민께 보여드리는 것이다”며 “선거라는 것은 최상의 상태를 국민께 보여드려도 이길까 말까 하는 것인데, 그냥 이대로 가겠다고 고집한다면 무슨 말을 제가 더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전 대표는 “김대중의 정신 없는 민주당은 상상되는가. 노무현의 가치가 실종된 민주당은 상상되는가”라면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꾸어 주신 민주당이 망가져 버렸는데, 그것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더해 그는 “민주당이라는 간판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겼던 김대중·노무현의 정신과 가치, 품격, 이것을 누군가는 어디선가는 지켜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며 “이렇게 당내 문화가 획일문화로 된 적이 없다. 과거에도 제왕적 총재라고 말은 했지만, 그러나 1인 정당은 아니었다. 지금 민주당은 너무 달라졌다. 한 두 가지의 변화가 아니다. 민주당 당원을 오래 했던 사람들은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없다, 아니다’고 이렇게 말하고 있다”고 작심 비판하면서 사실상 이재명 지도부의 퇴진을 강하게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