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거세지는 이낙연 신당 창당 반대 움직임, 연판장 등장까지
‘이낙연 때리기’ 본격화 나선 친명계, 이재명지지 원외 조직까지 가세
원칙과상식, 이낙연 신당 만류 연서명에 ‘통합비대위 전환’ 거듭 촉구
이낙연 신당 제동 거는 친명 대응 태도에 정치권 비판 목소리도 솔솔
이낙연, 당내 거센 비판에 한발 물러설까?···“연말까지 시간 주겠단 뜻”
박용진, 이재명 향해 “이낙연 만나 분열 막고 변화·혁신의 물꼬 터달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현 당대표(좌)와 이낙연 전 대표(우). 시사포커스DB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현 당대표(좌)와 이낙연 전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급기야 신당 창당을 만류하는 취지의 집단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 친명계, 이낙연 신당 창당 만류 연서명 추진···민주당 의원 115명 이상 서명

정치권에 따르면, 강득구·이소영 의원 등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앞장서서 지난 14일부터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반대하는 연서명을 받기 시작해 18일 현재 115명 이상의 민주당 의원들이 연판장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당내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불가론이 확산되는 듯한 기류가 흘렀다.

더욱이 강득구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의 정치 행태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작금의 이 전 대표의 모습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짓밟아 온 ‘앞잡이 카르텔’의 재현을 보는 것 같다”면서 신당 창당 행보를 연일 비판했다.

특히 강 의원은 “분열로 인한 총선 패배가 검찰 독재 시대를 더 강화할 것”이라면서 “총선이 1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분열이 아닌 윤석열 정권과의 싸움에 집중해야 한다. 이 전 대표는 역사에 과오를 짓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이 전 대표를 향해 “또한 민주당의 분당을 추진한다면 앞으로 일의 모든 책임은 이 전 대표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쏘아붙여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신당 행보를 민주당의 분열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규정하면서 제동 걸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친명계 원외 조직까지 나서서 ‘이낙연 때리기’ 총공세 “동지들에게 깊은 상처 줘”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원외 인사들로 구성된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과거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사진 / 이훈 기자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원외 인사들로 구성된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과거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사진 / 이훈 기자

더욱이 ‘친명계’(친이재명)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는 분위기가 엿보였는데, 실제로 이날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의 영혼이나 다름없는 정치인’이라고 평가받았던 분이 헛된 정치적 욕망으로 자신의 역사와 민주당의 이름을 먹칠하고 선후배, 동지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줬다”고 맹비난했다.

무엇보다도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의 배경에 대해 “이재명 대표를 반대하는 것뿐”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지친 마음에 정치계를 떠나겠다는 이유라면 몰라도 신당 창당을 하는 이유가 되긴 어렵다. 대다수 당원과 국민들은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숨길 거짓 명분으로 밖에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더 나아가 이들은 “이 전 대표가 얘기하는 신당 창당 이유가 양극화된 정치 때문이라고 하는데, 집권여당의 민주당을 이끌었던 전직 당 대표로서 매우 무책임한 태도인 것”이라면서 “이 전 대표는 대표 시절에나 그 이후에도 정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 보자고 단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그들은 “반면 이재명 대표는 취임 이후 윤석열 정권 폭정으로 쓰러지는 민생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과 함께 야4당이 꾸준히 입법 공조를 해왔고, 적대와 대결의 정치를 막고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8번의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고 피력했으며, 심지어 이들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문제에 대해서도 “본질적으로 ‘검찰스토킹’인데, 이를 두고 이 대표의 거취를 논하는 것은 제1야당 대표를 중범죄자 취급하는 자들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아무런 정치적 명분도, 근거도 없는 신당 창당은 결국 이 전 대표의 헛된 정치적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종국에는 이 신당이 윤 정권에게 투항할 수밖에 없음을 모두가 알고 있고, 이는 민주당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 전 대표가 모셨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명예를 모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렇듯 민주당 내부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관심이 집중되어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의지를 못마땅해하면서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한 기세를 꺾기 위한 움직임에 나선 모습을 보였는데, 즉 친명계에서는 내년 총선 전략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의 전술로 이끌어 가려고 하는데 있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은 방해 요소가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같은당 이광재 전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총선에서 우리가 힘을 모아 함께 싸우고 승리해야 하는데 갑자기 신당 얘기를 하니 너무 황당하다”며 “이 전 대표가 신당 얘기를 너무 불쑥 하시면서 내부 동력을 너무 잃어버린 것 아닌가 싶다”고 꼬집으며 사실상 친명계와 결을 함께 했다.

◆ ‘비명계’ 원칙과상식 “이낙연 신당 막는 확실한 방법은 통합비대위 전환뿐”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중앙)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민(왼쪽부터), 이원욱, 조응천 의원과 함께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중앙)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민(왼쪽부터), 이원욱, 조응천 의원과 함께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반면 비명계(비이재명)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문제로 당내 분열음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이 전 대표의 신당을 막기 위한 해법은 이재명 대표가 퇴진하고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촉구하고 나선 움직임을 보여주며 갈등이 일기도 했다.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전 대표의 신당 반대 서명에 많은 의원들이 서명했다고 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하나가 되어 한 사람의 목소리를 짓누르기에 여념 없는 모습은 착잡하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우선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반대하기 전 왜 ‘모태 민주당원’임을 늘 자랑스러워했던 이 전 대표가 신당까지 결심하게 됐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예의이고, 그래야만 공감하고 설득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원칙과상식은 “지금처럼 연판장을 돌리고 거칠게 비난만 하면 골은 깊어지고 분열은 기정사실화 된다. 그러면 반성이 없는 통합 요구가 당을 더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상황을 짚으면서 “이낙연 신당을 막는 가장 확실한 길은 연서명 압박이 아니고 통합비대위로의 전환이다. 이재명 대표가 진정 당의 분열을 막고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원한다면, 당대표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선당후사를 결단해 달라. 통합비대위만이 가장 확실한 통합과 전진의 길이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들은 “한 걸음만 물러서시면 길이 보이고 민주당의 눈덩이는 더 커져 총선에서의 승리를 담보해낼 수 있을 것이고, 총선 승리의 공도 오롯이 이 대표에게 돌아갈 것”이라면서 “이번 총선을 끝없는 싸움의 장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혐오와 분열의 정치를 끊어내는 변화와 혁신의 장으로 만들 것인지, 그 해법의 열쇠를 민주당이 쥐어야 한다”고 호소하며 이 대표의 결단을 압박했다.

더군다나 원칙과상식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비판하고 나선 친명계를 겨냥해서도 “사안을 비판하려면 기준은 똑같아야 한다”며 “송영길 전 대표, 추미애 전 대표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신당을 말하고 있지만, 당내 그 누구도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설처럼 비난하고 연서명하지는 않았다. 말로는 당의 어른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 이낙연 신당 만류 연판장에 비판 목소리도 솔솔, 금태섭 “과거의 민주당과 달라져”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오른쪽)가 '세번째권력' 조성주 공동운영위원장(왼쪽)과 함께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제3지대 공동 신당 창당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오른쪽)가 '세번째권력' 조성주 공동운영위원장(왼쪽)과 함께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제3지대 공동 신당 창당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뿐만 아니라 친명계를 향한 이 전 대표의 신당 비판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의 비판도 이어지는 양상이었는데,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또 다시 서명운동을 하는 걸 보면서 민주당이 정말 과거와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과거의 민주당과 현재의 민주당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조금만 다른 얘기를 하면 양념이니 수박이니 하는 것이 지금 이 모습까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 대표는 “지난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의원이 출마하려고 할 때 초선의원들이 서명한 것이 있지 않았느냐”고 언급하면서 “양쪽이 똑같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똑같다”고 질타했다.

이에 더해 금 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불체포 특권을 놓고 세번 거짓말을 했고,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건 사기꾼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라면서 “(더욱이 연서명을 돌리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거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하시는 분들이다. 특히 민주당이 이렇게 된 데 대해 ‘고민하고 근본적으로 고쳐야 된다’고 하는 전직 당 대표에 대해서 서명운동을 하고, 입에 담을 수 없이 ‘사쿠라’라고 하는 것을 보면 과연 국민들이 민주당을 견제세력으로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만류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당내 의원들을 겨냥해 “너무 거칠다. 이건 이 전 대표에게 당에서 나가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너무 배제 지향적인 것 같고 싫다. 이 전 대표의 문제 제기가 뭔지, 문제 중에 상당 부분이 옳다면 수용해서 해소하려고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이 그냥 ‘잘못했다, 그만하라’고 말하는 게 같은 당의 유력한 정치인을 대하는 태도인가”라고 비판에 가세하기도 했다.

◆ 이낙연, 당내 반발음에 신당 창당 한발 물러서나?···“연말까지 시간 준다는 뜻이었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편 당내 반발음이 거세지자 이 전 대표는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실제로 이날 이 전 대표는 KBS ‘사사건건’에 출연하여 “새해 초에 국민께 보고드리겠다고 했던 건, 민주당에 연말까지 시간을 준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하면서 자신을 향해 신당을 만류하는 연서명에 대해 “신당 중지 서명보다 정풍운동 서명을 하는 게 먼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민주당을 획기적으로 혁신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되면 언제든지 만나겠다는 입장은 유효하다”고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신당이 아니고 구당이어도 이젠 정치인들보다 더 깨끗하고 정직한 사람이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아마도 국민들께서도 기본적으로 정치에 바라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이며 에둘러 이재명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이 당의 분열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도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에서 (신당으로) 오는 분이 가장 적고, 다른 당이나 무당층에서 오시는 분이 많다. 그렇기에 민주당이 끌어오지 못하는 무당층을 우리가 끌어오면 민주 세력의 확대인 것이지 그게 왜 분열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시내를 다니다보면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를 느끼는데, 이는 그동안 정치에 억눌려있는 국민의 마음이 심각했다는 반증인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 전 대표와의 만남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주고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 박 의원은 “언론을 통한 간접대화, 제3자를 통한 우회소통으로 시간낭비 할 여유가 없다”며 “이 대표가 나서서 분열을 막고 변화와 혁신의 물꼬를 터달라.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의 목소리를 분열의 틀로만 보지 말고, 총선 승리를 향한 걱정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미운 놈 나가라, 싫은 놈 떠나라’ 식으로만 당이 나간다면, 그 종착지에는 혁신 없는 패배만이 남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다양성을 지켜낼 통합과 단결이야말로 우리 당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다. 당 지도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민주당 분열의 위기는 회색 코뿔소처럼 서서히 다가와 결국 우리 당의 내년 총선 전망을 어둡게 할 것이다. 민주당을 향한 걱정과 우려를 총선 승리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야말로 당 지도부가 지금 당장 나서야 할 일인 것”이라고 당부하여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여부를 결정하는 키는 이재명 지도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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