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된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 줄줄이 대기 중인 재판들
이재명 재판 연기 신청 불허한 법원, 지팡이 들고 법원 향해 눈길
재판과 동시에 여야 극한 대립, 野 ‘부결 당론’으로 이균용 낙마까지
복귀 초읽기 들어간 李에 촉각 세운 정치권, 여야 대치 격화될 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각종 의혹으로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여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이 6일 시작되어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그간 전운이 감돌던 여야의 정치권은 꾸준히 극한 대치 정국을 이어가면서 급기야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는 사태까지 벌어져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 단식으로 연기됐던 이재명 ‘대장동 재판’ 재개, 오늘 첫 공판 열려

지난달 27일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이재명 대표는 영장 기각과 상관없이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였는데, 지난 3월에 불구속 기소된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개발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의 재판이 6일 첫 삽을 뜨면서 사실상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의 대장동 재판은 앞으로 매주 2회가 열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표 측은 한주에 2차례나 재판이 열린다는 것을 불편해하면서 난색을 표했지만, 재판부는 그간 이 대표가 단식과 정치 활동 등을 이유로 미뤄왔던 터라 이를 불허했다.

실제로 법원은 대장동 첫 재판을 지난달 15일에 진행하려고 일정을 잡았었지만, 당시 이 대표가 단식 투쟁에 돌입하여 건강이 악화된 상태라 3주가량 재판을 연기해 준 것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이 대표가 오랜 단식으로 인해 아직도 병원에서 회복 치료를 받는 상황에 있는 만큼 또다시 지난 4일 공판기일을 변경해 보려고 시도를 했었지만, 이번에 재판부는 이를 순순히 허락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난해 9월 기소됐던 허위사실 유포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도 그간 단식으로 중단됐다가 다시 오는 13일부터 재개되기에 사실상 이 대표는 앞으로 많게는 주 3회까지 법정에 서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으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인 셈이다.

◆ 지팡이 짚고 법원 출석한 이재명, 정진상과 신체 접촉 요청해 눈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도착,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도착,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이 대표는 6일 대장동 의혹 사건에 대한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을 찾았는데, 그간 건강이 많이 회복되어 지팡이를 짚지 않아도 되는 정도라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 대표는 아직 지팡이에 의지해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오른손에 지팡이를 짚은 채 차에서 내린 이 대표는 많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법원으로 들어가 법정에 섰으며, 약 1시간 20여 분만에 첫 재판을 끝마쳤다. 이는 이 대표 쪽 변호인이 재판부를 향해 “(이 대표는) 근육이 많이 소실돼 앉아있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고 건강상태를 설명하면서 오전 중에 재판을 끝내 달라고 요청하여 일찍 끝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재판부를 향해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 “저에 대한 수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이게 도대체 몇 년째인가”라고 다소 억울함을 호소하며 “제가 살아 있는 한 검찰 수사는 계속될 것 같다”고 한탄해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이 대표는 검찰의 공소 사실과 관련해 “상식적 입장에서 봤을 때 기본적으로 말이 되는 소리냐는 생각이 든다”며 “민간사업자들은 제가 혐오해 마지않는 부동산 투기 세력이고, 이들이 성남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저의 내심의 목표 중 하나였다. 실제로 그들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통해 부정거래를 했지만 저는 그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제 입장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바를 단 하나도 들어준 것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아울러 이날 이 대표는 재판부를 향해 공동피고인으로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과의 신체 접촉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해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는데, 이 대표는 “보석 조건으로 정진상 피고인과 전혀 접촉을 못하고 있다. 이 법정 안에서라도 휴정이나 재판 종료 시 제가 한번 안아볼 수 있도록 신체접촉만이라도 허용해 달라”고 호소해 재판부는 재판 종료 직후 이를 허용해 줘 이 대표는 아무 말 없이 정 전 실장의 어깨를 두드려주면서 함께 포옹을 나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에 당시 화천대유 김만배 등 민간 사업자들에게 사업 정보를 제공하고 이들에게 유희한 사업 구조를 승인해 주는 특혜를 줌으로써 성남도시개발공사는 4895억 원의 손해를 끼치고 민간 사업자들에게 7886억 원의 이익을 취하게 했다는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로 지난 3월22일 재판에 넘겨졌으며, 다음 재판 기일은 오는 17일에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재판 마친 후 국회 찾은 이재명, 당무 복귀 초읽기에 촉각 세운 정치권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과 관련 규탄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과 관련 규탄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반면 근육 소실을 호소하며 재판을 일찍 마친 이재명 대표는 돌연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는데, 민주당 측에서는 이 대표가 이날 채 상병 특검법 패스트트랙 지정 표결에 참여만 하고 다시 녹색병원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후에도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본회의장으로 입장했는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기 위한 시기를 엿보고 있는 분위기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그간 자신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지원하기 위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었기에 이 대표는 자신 앞에 놓여진 재판 리스크와 선거 지원 등의 당무를 놓고 복귀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이 대표의 재판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 속에 있는 만큼 그가 당무에 복귀하는 상황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는데, 즉 지금도 여야가 극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데 민주당의 구심점인 이 대표의 복귀로 인해 양극단의 대치 상황을 더욱 격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의 재판이 열리는 날,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민주당 측의 부결 당론화로 인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민주당 측은 이 후보자의 임명안에 대한 가부 여부를 놓고 그간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는데,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인 데다가 당장은 오는 11일에 열리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임박해 있기에 역풍을 우려해 이 후보자의 ‘부결 당론화’를 놓고 고민했던 분위기라고 상황을 짚었다.

더군다나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측에서는 그간 ‘사법부 공백 사태’를 강조하면서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에 가결해 달라고 호소하며 민주당 측을 강하게 압박해 왔었는데, 민주당은 강한 공세로 대응해 왔던 여당 측의 목소리마저 결국 무시하는 결정을 내려 사실상 정치 투쟁의 극한 대치 정국으로 이끌겠다는 심산인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도 나오는 것이다.

◆ 계파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 비명계 대응에 대한 이재명 판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정성호 민주당 의원(우).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정성호 민주당 의원(우). 시사포커스DB

하지만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으로 나뉘어져 계파 갈등이 극심한 탓에 이 대표와 친명 체제의 민주당 지도부에게는 비명계와의 관계 설정을 재정립해야 하는 숙제도 당장은 해결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그래서인지 이 대표의 복귀 시기가 임박해 옴에 따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비명계 의원들을 축출할 것인지 포용하여 통합을 이끌어 낼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잇따랐는데, 친명계 좌장이라고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비명을 어떻게 하겠다, (가결) 찬성파를 어떻게 하겠다 이런 얘기는 저는 안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말을 아꼈다.

정 의원은 “어쨌든 지금 가장 중요한 게 당의 단합과 통합 등 이런 측면들을 강조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그렇기에 이 대표도 당무에 복귀하면 당장은) 당을 분열시키는, 또 편을 가르는 이런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즉 이 대표가 보다 강한 대여 투쟁으로 나아가기 위해 역설적으로 ‘통합’의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분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대표가 가결 이탈표를 던진 비명계에 대한 대응에 대해 완전한 포용을 뜻하는 분위기도 아니였는데, 실제로 정 의원은 “어떻게 ‘안고 간다, 정리한다’고 이분법적으로 얘기를 하겠느냐”며 “어쨌든 지금은 최종적으로 당대표가 영장과 법원의 사법부의 심판에서 일단은 살아났기 때문에 다시 당이 당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서 하고, 어떻게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나아가 될지에 대해 뜻을 모으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 대표의 당무 복귀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 놓여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신평 변호사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이 대표가 지금은 당대표를 유지해도 내년 총선이 임박해지면 당대표직에서 물러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신 변호사는 “저는 이 대표를 그렇게 꽉 막힌 사람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과거 이런 점에서 상당히 적극적인 변신을 하면서 선거 승리를 도모해 온 전례를 볼 수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떤 방법이든 다 사용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총선 공천권이 행사된 이후 이 대표가 당대표직 자리를 내려 놓으면서 비대위 체제로 구축해 총선 승리 전략을 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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