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대표주자' 김기현 우세 속 판 뒤집기 노리는 안-황-천
'울산 KTX 역세권 땅투기 의혹' 공세에 김기현 적극 방어전
안철수·황교안·천하람, 이날도 김기현 향해 일제히 공격 태세
김기현, 해명 위한 회견도 열어 "새빨간 거짓말, 가짜뉴스"
유흥수 선관위, 후보들 향해 "어려운 난국, 비방전 삼가하라"

(왼쪽부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본경선에 진출한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황교안 후보, 천하람 후보.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본경선에 진출한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황교안 후보, 천하람 후보.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경쟁이 후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친윤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가장 우세하다는 전망이 쏟아지면서도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경쟁 당권주자들의 공세도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였는데, 특히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일제히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정조준하고 김 후보를 흠집내기 위해 열을 올리는 모습인 반면에 김 후보는 "새빨간 거짓말의 가짜뉴스"라고 강하게 반박하며 급기야 해명을 위한 기자회견까지 열고 적극적인 방어전을 펼쳤다.

◆ 강원도에 모인 당권주자들, 김기현 "당내 안정, 대통령과 호흡 맞아야...내부총질 안돼"

당권주자들은 23일 강원도 홍천군 홍천실내체육관에서 진행한 합동연설회에 참석하여 자신만의 선거전략으로 지지를 호소하면서도 상대 후보들의 약점을 건들며 네거티브 공방전을 이어 나갔는데, 김기현 후보는 "(오는 2024년에 열리는 차기) 총선에서 이기려면 '당내 안정'을 이뤄야 한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당대표'가 '호흡'이 맞아야 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하는 이유에 대해 "내부총질 때문이지 않느냐. 그런데 또 당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당내 분란을 일으키고 대통령과 견제하고 싸우겠다면 용납이 되겠느냐"며 사실상 '비윤'(비윤석열계) 후보군들을 저격하듯 견제구를 놓으며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손 잘 잡고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고 아끼는 강원도 의원들과 손 잘 잡고 강원도 발전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후보는 경쟁 후보들이 자신을 향해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어떤 분들이 '자기 땅에 터널을 뚫어달라'고 압력 넣었다고 하는데, '자신이 소유한 산 밑에 터널 뚫으라고 로비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전당대회를 흐리는 분을 당대표로 만들면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안철수 "보수의 핵심은 바로 도덕성, 김기현은 적임자 아니야"

실제로 '비윤' 구도로 분류되는 안철수 후보는 이날 열린 합동연설에서 "작년 대선 때 대장동 사태를 일으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표를 줄 수 없어 정권교체가 된 것처럼, 부동산 의혹이 있는 김기현 후보가 대표가 되면 오는 총선에서 국민 표를 제대로 받겠느냐"고 외치면서 "보수의 핵심은 바로 도덕성이다. 그런 면에서 김기현 후보는 적임자가 아니다"고 공격했다.

안 후보는 "도덕적인 문제는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것이고, 특히 20·30세대의 분노를 사서 김 후보는 이미 그 터널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고 꼬집으면서 "내년 총선은 우리와 민주당의 확장성 경쟁, 개혁 경쟁의 장이 될 것이다. 총선을 위한 정당의 변화와 혁신, 당대표의 개혁성과 도덕성 경쟁에 가장 맞는 후보가 저 안철수다. 총선 승리를 위한 당대표는 저 안철수가 적임자다"고 호소했다.

더나아가 안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동료 의원들 뒤에 숨어 불체포특권을 악용하고 있는데, 처럼회 같은 이재명 호위부대 때문이다"며 "저는 이런 이재명 호위부대를 자객공천으로 퇴출시키겠다고 공약했는데, 자객공천 대상 지역구도 당원들에게 물어 정하겠다. 우선적으로 퇴출시켜야 할 민주당 의원들을 선정해 달라. 당원들의 뜻을 모아 민주당 저질 공격수들을 싹 다 정리하겠다"고 약속했다.

◆ 황교안 "김기현, 변명으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 아니야, 사퇴하라"

또한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의혹'을 주도하고 있는 황교안 후보도 마찬가지로 이날 "저는 김기현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이것은 누구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살려내기 위한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후보는 "나는 김기현 후보를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이 먼저 아니냐, 당이 먼저 아니냐. 그래서 지금은 아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쏘아 붙이면서 "(김 후보의 부동산 의혹은) 변명으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김 후보 주장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람이 과반을 넘는다. 지금은 시시비비 가릴 때가 아니라 국민 뜻을 따라야 할 때다"고 맹공했다.

더욱이 황 후보는 안 후보를 겨냥해서도 "정말 귀한 분이지만 지금 아직까지 (우리 당에) 체화되질 않았기에 그래서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으며, 천 후보를 향해서도 "훌륭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당당한 젊은 인재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견제구를 놓으며 자신이 당대표로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황 후보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보라. 당대표인데 온갖 의혹을 가지고 당대표로 출마하니까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느냐. 지금 민주당 자체가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우리 당대표는 흠이 없어야 된다. 깨끗해야 된다"고 거듭 도덕성을 강조했다.

◆ 기자회견 연 김기현 "시세차익은 거짓말"...천하람 "의혹 해소되지 않아"

뿐만 아니라 천하람 후보도 이날 연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후보를 겨냥해 "팔 수 없는 부동산이 세상에 어딨느냐"고 지적하면서 이날 앞서 오전에 김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이 해소된 게 하나도 없다. 본인이 왜 점점 화제를 키우는지 모르겠다"고 핀잔을 놓기도 했다.

김 후보와 경쟁 구도의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공격'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 못마땅한 김 후보는 위기감을 느낀 듯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적극 해명에 나섰었는데, 김 후보는 "1800배 시세차익은 거짓말이고 연결도로에 영향력 행사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이 사안을 가지고 이미 5년 전부터 시비를 걸고 공세를 펴왔다. 심지어 민주당은 진상조사단까지 꾸려 강도 높은 검증을 벌였는데 저에게 털끝만 한 흠집도 잡지 못했다. 왜냐하면 허황된 가짜뉴스이기 때문"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심지어 김 후보는 PPT영상을 띄우며 적극 해명에 나서기도 했는데, 그는 "이곳은 상수원 인근 구역으로 공장 설립이 제한된 지역이고, 농림 지역 등 관계 법령상 개발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 게다가 제 땅에는 송전탑이 2개나 설치돼 있다"며 "이런 땅을 갖고 평당 183만원이라는 엉터리 어거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제가) 임야를 취득한 때로부터 5년 9개월이 지난 후에야 울산역 설치가 발표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군다나 김 후보는 땅을 매입하게 된 경위에 대해 "같은 교회의 교우가 외환위기 시절 부도위기에 몰리게 됐을 때 내가 자금 여력이 있어서 매입했다. (그리고 저는) 은퇴한 뒤 고향에 있을 거기 때문에, 선산으로 삼을까 했던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더 나아가 김 후보는 "만약 이 부분(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을 계속해서 유포하거나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면 부득이하게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일부 허위 보도한 언론이 있어서 법적 조치 절차를 진행 중에 있고,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했던) 황교안 후보에게도 명확하게 경고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네거티브 공방에 거듭 경고 나선 유흥수 "여소야대 정국, 비방전 삼가하라" 

한편 당권주자들의 네거티브전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에 대해 우려스러웠는지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새 지도부는 내년 총선을 이끌고, 정부와 또 대통령과 호흡을 같이 하며 일심동체가 돼서 이 어려운 난국을 극복해나가야 한다"며 각 후보들을 향해 비방전을 삼가해 달라고 거듭 당부하고 나섰다.

유 위원장은 "앞으로 선출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총선을 이겨야 할 지도부이고 정권교체를 이룰 지도부"라면서 "여소야대의 정국이 우리의 정권에 일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에 우리가 선출하는 지도부는 그러한 여소야대의 정국을 내년 총선에서 극복하고 완전한 정권교체를 이뤄달라는 국민 열망이 바로 오늘의 그 기대에 섞여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강원도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 회의에서 "백만 당원 시대를 맞아서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은 그야말로 백만 당원들의 뜻에 순명하는 그런 길을 가야 한다"며 "우리 백만 당원들의 소망은 한 가지다. 단결과 화합 전진을 통해서 내년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둬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자'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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