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 연대’ 아니라 金 공격하는 황교안…천하람·안철수 연대 가능성도 ‘물 건너가’

(좌측부터) 국민의힘 황교안, 김기현, 천하람, 안철수 당 대표 후보.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국민의힘 황교안, 김기현, 천하람, 안철수 당 대표 후보.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 3·8전당대회가 최종 결과 발표까지 약 2주 정도 남은 가운데 그간 4명의 당권주자들 사이에 일부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결국 모두 유야무야 되는 모양새다.

◆ 연대 대상 아니라 적으로? 물 건너 간 ‘김·황 연대’

황교안 후보는 지난 17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김기현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필요하면 연대도 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는데, 비록 당시에도 울산 KTX 노선 변경 시세차익 의혹을 꼬집어 김 후보를 압박하던 상황이었지만 연일 ‘후보직 사퇴’ 같은 주장까지 펼치는 등 공세수위를 점점 높여가면서 이제는 김 후보와 결선 투표 이전의 사전 단일화는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이준석계인 천하람 후보는 김 후보와 황 후보의 사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결선 투표 이전의 단일화는 거의 물 건너갔다. 단일화를 하더라도 표가 얼마나 갈 것인가”라며 “황 후보는 지지층이 팔로워 수준이 아니고 빌리버 수준이다. 쉽게 김 후보 쪽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특히 천 후보는 “두 분이 사석에서도 굉장히 냉랭하다. 저나 안 후보가 김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약간 (김 후보는) 황 후보를 ‘왜 이러나, 왜 이렇게까지 하나’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다만 그는 “황 후보가 ‘매드 무비를 찍기는 하셨는데 이게 과연 득표력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김 후보 표가 빠지게 할 것 같은데, 그게 황 후보 득표로 연결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이준석 전 대표도 2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일주일 전에 황교안 변수를 예측했겠나. 황 대표는 좀 달라진 것 같다. 김 후보 입장에선 사실상 연대우군까지 생각하고 있던 황 대표 측에서 그런 공격이 들어와서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꼬집었는데, 함께 출연한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어제 황교안 캠프에 연대 어떻게 할 거냐 물어봤더니 ‘연대 문제 지금은 생각이 없다’, 그러면 다음 주나 다다음주는 어떻게 될 것 같냐 (물었더니)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 소장은 전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선 황 후보가 김 후보에게 맹공을 퍼붓는 이유에 대해 “김 후보를 공격함으로써 입지를 다지고 영향력을 확인시켜주면 결선에 못 가고 4등 해도 충분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 것). 15% 정도 득표하면 이를 발판으로 내년 총선 공천과 향후 대선까지도 두드려 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박원석 정의당 전 정책위의장은 “황 후보 입장에선 급할 게 없고 (김 후보에 비해) 훨씬 더 강경한 극우적 색채가 강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기에 그들이 돈도 보내주고 지지도 보내주고 표도 보내주는데 먼저 단일화해버리면 이후에 당내 기반이 흩어져버린다”고 주장했다.

◆ 연대 거리 둔 金, 여론조사서 확인한 자신감 때문?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이처럼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고리로 황 후보가 좀처럼 공세를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선투표 없이 승리하고자 후보 단일화를 위해 가급적 강도 높은 맞대응은 자제해 왔던 김 후보 측에서도 연대에 선을 긋는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는데,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대명 체포동의안 때문에 다른 것으로 물타기 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미 검증된 사안을 황 후보가 들고 나오면서 정국 최대 이슈가 됐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실제로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관련 “김 의원 투기 의혹 관련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진상조사단을 설치해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단장과 구성원이 빠른 시일 내 구성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같은 확전 양상에 결국 김 후보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억지 생떼탕을 계속 끓여대는 것 보니, 민주당에게 저는 정말 두려운 존재인가 보다. 결과는 민주당의 자살골로 끝날 것”이라고 맞받아쳤고 같은 날 오후 울산·전남 협약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털어도 문제 안 나오는 사람 붙잡아 자당 내에서 이렇게 분탕질하는 게 어이가 없다”고 개탄했다.

해당 의혹은 지난 2021년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처음 제기했었지만 황 후보가 지난 15일 TV토론회에서 재조명하면서 다시 이슈화된 만큼 사실상 김 의원의 ‘분탕질’이란 지적은 황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되는데, 한편으로는 아직 누가 당선될지 확언할 수 없는 경선 중임에도 민주당에서 후보 중 한 명에 불과한 김 후보를 꼬집어 진상조사단까지 구성하는 데에는 “정말 두려운 존재인가 보다”라는 김 후보의 발언처럼 김 후보가 가장 앞서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봐도 김 후보는 경쟁자들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는데, 알앤써치가 지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425명에게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95%신뢰수준±4.8%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후보 44.6%, 안철수 후보 24.9%, 황 후보 12.4%, 천 후보 11.7%로 나왔으며 김 후보와 안 후보 간 가상 양자대결이 이뤄질 경우에도 안 후보는 33.8%에 그친 반면 김 후보는 과반인 53%를 기록했다.

심지어 폴리뉴스, 경남연합일보 공동 의뢰로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지난 21~22일 만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1475명 중 책임당원이라고 답한 505명에게 실시한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도 조사(95%신뢰수준±4.5%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김 후보 42.7%, 천 후보 22.8%, 안 후보 17.9%, 황 후보 14.2%로 집계됐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힘 지지층이든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자만을 대상으로 하든 김 후보가 경쟁후보를 상대로 오차범위 밖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현재 어느 경쟁후보든 김 후보에 한 목소리로 견제구를 던지고 있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상대방과 큰 격차를 벌린 상황이기에 김 후보가 황 후보와의 연대가 절실하지 않아 “분탕질하는 게 어이가 없다”고 노골적으로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이고, 민주당 역시 김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뒀기에 아직 전당대회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김 후보만 겨눈 진상조사단까지 당 차원에서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천하람·안철수 연대도 어려워져…千 상승에 安 부담?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좌)와 안철수 당 대표 후보(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좌)와 안철수 당 대표 후보(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하지만 김 후보와 경쟁하기 위해선 오히려 ‘반김기현’ 연대가 절실할 경쟁주자들도 각자 이해관계 탓에 실제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는데, 앞서 언급한 ㈜피플네트웍스리서치의 책임당원이라고 응답한 답변자 한정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천 후보가 22.8%, 안 후보가 17.9%로 나왔을 만큼 김 후보 이외 나머지 경쟁후보들 간 우위는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안 후보 측은 결선투표까지 끌고 가 ‘김기현 대 반김기현’ 구도의 양자대결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을 내비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천 후보의 상승으로 기존의 자리마저 위협받는 모양새고 오히려 상승세를 탄 천 후보 측에서 안 후보에게 먼저 “이태원에서 만나자”고 과감하게 러브콜을 보낼 정도다.

앞서 천 후보는 지난 21일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주 내로 이태원을 찾아 저희가 상품권을 사용하고 언론 간담회를 하며 이태원 상권 회복을 위한 여러 고민을 하려 한다. 안 후보에게 함께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으나 ‘결선투표에는 누가 갈 것 같냐’는 질문엔 “당연히 제가 갈 것이다. 안 후보는 친윤, 비윤 구도 때문에 반사 효과를 누렸는데 게임체인저 천하람의 등장으로 완전히 판이 새로 짜였고 안 후보는 우왕좌왕하다가 설 자리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천 후보의 제안은 사실상 자신을 중심으로 한 후보 단일화를 의미하는 셈이기도 한데, 다만 이 전 대표는 안 후보가 수용하지 않을까봐 2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안 후보가 생각하는 현재 선거 상황에서 자기 위치랑 저희가 생각하는 상황 위치가 다르고 서로가 서로를 포섭의 대상으로 보고 있을 거다. 그러다보니까 이해관계가 복잡하기는 한데 안 후보가 혹시 듣고 있다면 전혀 다른 기획 의도 없으니까 그냥 오라. 같이 올라갈 수 있는 상승 작용 이벤트라 오는 게 맞다”고 설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 측에선 같은 날 윤영희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전당대회 와중에 특정 후보끼리만 모여 이벤트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억지스럽다. 천 후보는 홀로 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먼저”라며 “험지에서 지역 활동을 하는 정의롭고 참신한 천 후보의 대안 제시 능력과 비전이 궁금하다”고 사실상 거절한다는 뜻을 밝혔는데, 천 후보가 상승세를 탄 상황에서 공동행사를 나가봐야 천 후보만 안 후보 본인과 동급의 주자로 여론에 각인시켜 줄 뿐 안 후보로선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이 작용해 ‘홀로 서는 모습을 보이라’고 비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자 천 후보는 이날 KBC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와 천 후보 지지층은 그렇게 적대적 사이는 아니니까 좋은 뜻에서 제안한 것인데 소통이 안 돼서 아쉽다. 천·안 연대 (관측이) 나오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은데, 딱 부러지게 말하면 천·안이든 안·천이든 연대는 없다”며 안 후보와의 향후 관계에 대해 “결선투표가 있는 상황에서 연대라는 것은 의미가 없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관계인 것이다. 개별 이슈가 있을 때 전략적 제휴 정도를 한두 번 상황 봐서 하는 것이지 어떤 연대를 하겠다난 것은 과한 언론의 해석”이라고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경쟁주자들 간 연대가 자칫 전대 판세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기에 이날 오전만 해도 ‘천·안 연대를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자 즉답을 피했던 김 후보로선 천·안 연대 가능성이 사라져버린 게 자신이 후위 후보들과 더더욱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결선 없는 승리라는 목표를 이루는 데 가까워질 수 있어 뜻밖의 호재로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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