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울산 땅 의혹’에도 여론조사 선두 유지…千 상승 속 초조한 安

(좌측부터)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황교안 후보.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황교안 후보.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 당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네거티브 일색의 진흙탕 양상으로 흐르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선 김기현 후보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오는 가운데 당초 김 후보와 결선투표에서 맞서기를 노렸던 안철수 후보는 이제 후위주자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해버렸다.

◆ ‘울산 땅’ 십자포화에도 선두인 金, ‘지지층’ 흔들림 없다?

당 대표 경선이 종반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전히 김기현 후보가 독주하고 있는 것으로 대부분 확인되고 있는데, ‘KTX 울산역 투기 의혹’으로 지지율이 정체된 듯 보이지만 그래도 후위주자들과 비교할 때 현재 유일하게 40%선을 넘는 후보란 점에서 압도적 격차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폴리뉴스와 경남연합일보가 ㈜피플네트웍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22일 국민의힘 지지층 1475명을 상대로 진행된 차기 당 대표 후보 선호도 조사(95%신뢰수준±1.8%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김 후보가 41.1%, 안 후보 22.8%, 천하람 후보 14.7%, 황교안 후보 12.8%로 나왔고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책임당원이라고 답한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김 후보 42.7%, 천 후보 22.8%, 안 후보 17.9%, 황 후보 14.2%로 2·3위 변동은 있어도 1위 변동은 없었다.

또 국민의힘 토론회에서 황 후보가 제기한 김 후보의 땅 투기 관련 의혹이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과반인 50.6%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는데, 비록 책임당원이라고 답한 505명일 때는 49.9%로 나와 영향이 있을 거라고 답한 47.3%와 오차범위 내 격차로 좁혀졌지만 결선투표처럼 가상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로 봐도 김 후보는 안 후보에게든 천 후보에게든 책임당원이라고 답한 505명을 대상으로 했을 때 50%선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단 이 조사기관 외에도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1~22일 국민의힘 지지층 413명에게 실시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지지도(95%신뢰수준±4.8%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역시 김 후보 44%, 안 후보 22.6%, 천 후보 15.6%, 황 후보 14.6%로 나왔으며 당선 가능성에선 아예 김 후보가 과반인 52.6%를 기록했고 안 후보와의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과반인 50.1%인 것으로 나왔다.

여기에 알앤써치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지난 21~22일 국민의힘 지지층 506명에게 실시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지지도(95%신뢰수준±3.0%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김 후보 40.4%, 안 후보 27%, 천 후보 13.1%, 황 후보 12.3%로 집계됐으며 가상 양자대결의 경우에도 김 후보 50.4%, 안 후보 36%거나 김 후보 57.1%, 천 후보 23.4%로 나타났고 황 후보(26.9%)와 양자 대결할 때나 김 후보가 50%선 아래인 48.7%로 나왔다.

이처럼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다 보니 경쟁주자들의 김 후보에 대한 집중공세는 더더욱 거세지고 있는데,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런 상황을 꼬집어 “땅 문제는 이미 민주당에서 제기한지 오래됐다. 부적절했는지 모르지만 불법은 아니라고 본다”며 심지어 “지금 1차에서 끝나는 분위기더라. 마이너 연대를 해선 메이저 후보 못 꺾는다”고 결선 없이 본선에서 김 후보가 이길 것이라 전망했다.

또 김 후보가 “오래 전부터 긴밀한 협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음에도 지난 23일 “지지 후보 표명을 안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취해온 권성동 의원도 2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후보들이 가치, 노선, 정책으로 당당하게 승부해 당의 비전을 만들어가는 전당대회가 되기를 바라는데 국민들, 당원들이 볼 때 원만하게 흐르진 않았다”고 네거티브 공세를 펴는 후보들에 사실상 일침을 가한 데 이어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해선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할 사람들도 많이 입성해야 한다. 대통령과 가깝다고 불이익을 준다면 역차별”이라고 밝혀 대통령 측근을 비판하는 후보군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속내를 에둘러 내비쳤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김기현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일 의혹이 제기되는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김기현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일 의혹이 제기되는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아울러 김 후보도 24일 오후 안양동안을·만안·의왕과천 합동 당원교육에서 경쟁자들의 네거티브 공세를 겨냥한 듯 “내년 총선에서 이기려면 우리 당이 똘똘 뭉치며 안정돼야 하고 내부에서 티격태격 누가 잘났는지를 따질 여유가 없다”며 “이런 당을 만들기 위해선 오랜 기간 당을 이끌어온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 안 후보의 장점과 훌륭한 성품도 잘 녹여 우리 당이 하나가 되게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속 타는 안철수 “尹 3대개혁 지원 추진단장 맡겠다” 외쳐

이런 가운데 김 후보와 맞붙는 양강 구도를 기대했던 안 후보는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 반해 도리어 후위주자라고 생각했던 경쟁자들이 상승세를 타자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 ‘실버크로스’를 주장하는 천 후보가 선명성을 띠면서 점차 약진하자 김 후보의 ‘맞수’임을 자처해온 안 후보의 위치가 애매해지면서 존재감이 흐려지고 지지율도 하락해 ‘반(反)김기현’ 표가 분산되는 모양새다.

다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자 안 후보는 총선 공천 관련 구상을 쏟아내며 당심에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3대 개혁도 지원하겠다면서 윤 대통령 지지층에도 사실상 지지를 호소하는 행보에 나서고 있는데, 지난 23일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이재명 호위부대를 내년 총선에서 혁신 조기 공천으로 퇴출시키겠다고 공약했으니 당원 여러분들이 선정해 달라. 이재명 호위부대는 그동안 대통령과 주변 사람들을 공격해왔는데 (당원들이) 상위 20위 퇴출 리스트를 정해 응모해주시면 지역구에 조기 공천을 단행하고 당의 지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 같은 공약에 사실상 표적에 오른 민주당 의원들은 안 후보에 직격탄을 날렸는데,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마이너스 전략이고 정치 초딩 만이 생각할 유치한 캠페인이다. 공모를 통해 조기 공천하겠다고 하면 이미 대략 나온 해당 지역구 당협위원장들이 가만히 있겠나”라며 “자객공천 공모하기도 전에 해당 당협위원장들의 반발에 안 후보가 가장 먼저 죽을 것이다. 아직 판세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지역인지 분석도 없이 그냥 당원 여론으로 조기 혁신 공천 지역구를 정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난센스”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주장을 편 데에는 윤 대통령에 대한 야권의 공세를 자신이 자객공천을 통해 막아내겠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당심 호소 전략으로 보이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24일 ‘제3차 정책비전 발표회-정부 3대 개혁 뒷받침 방안과 정치권 부패척결 방안’을 열고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노동·연금·교육의 3대 개혁 성공적 추진 여부는 정권 성공의 바로미터다. 시민사회, 전문가 등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1만명 규모의 3대 개혁 범국민추진지원단을 구성해 국민적 공론화를 추진하고 공감대 확산을 통해 3대 개혁을 총선승리 기폭제로 만들겠다. 범국민개혁추진단장의 공동단장을 맡아 100일 개혁투어에 나설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층 적극적으로 윤 대통령 지지층을 끌어들이겠다는 러브콜로 풀이되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인데, 당장 안 후보는 24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상승세를 탄 천 후보를 겨냥 “아직 우리 당 전체를 당 대표로서 지휘할 시기는 아니다. 당장 전국구 선거는 고사하고 본인 선거만 한 번 치러 3% 득표했다”고 견제구를 던진 데 그치지 않고, 경쟁 구도가 양강이 아니라 1강3중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엔 급기야 “김 후보가 주도권 토론 때 저만 계속 공격한다. 만약 1강3중이면 김 후보가 저만 공격하겠나”라고 김 후보의 공격까지 인용해 반박하는 실정이나, 2위 자리를 놓고 3중이 각축전에 돌입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안 후보는 한편으로 김 후보를 향해 “국민들에게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라며 공격을 퍼부었는데, 이 같은 행보에 김 후보 측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축제의 장을 염원하는 당원의 바람을 무시하고 상대를 모함해 정치적 이득을 얻겠다는 정치적 타산만 충만한 모습에 당원의 안타까움이 커진다. 정작 2030세대는 불투명한 정체성과 흑색선전으로 일관하는 안 후보에 실망해 지지를 철회하고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실버크로스’를 장담하는 경쟁 후보의 외침이 선명하다”고 맞받아쳤다.

◆ 安에 ‘알바 동원’ 공세 편 千, ‘실버크로스’ 굳히기 전략?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여기서 ‘실버크로스’를 장담하는 경쟁 후보란 천 후보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안 후보로선 설상가상으로 최근 천 후보의 화살이 김 후보 뿐 아니라 이제 안 후보에게도 대대적으로 쏟아져 천 후보 지지를 표명해온 이준석 전 대표부터 당장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권리당원이란 사람이 안 후보 응원단 아르바이트를 해 아르바이트비 6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한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며 “아무리 그래도 연설회장에 알바는 쓰지 말자”라고 안 후보 측을 저격해 ‘동원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에 안 후보 캠프는 입장문을 내고 “안 후보 170v캠프는 응원단 아르바이트 인원을 모집한 적 없고 어떤 금전적 대가도 제공한 사실이 없다. 본 캠프는 어떤 위반 없이 지지자들이 중심이 되어 응원, 참여하고 있음을 분명히 말한다”고 부인하면서 “안 후보 지지자를 참칭하고 잠입한 민주당원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주장한 분에 대한 인적사항을 바탕으로 확인을 시도했으나 불분명한 신원 때문에 확인 불가능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재차 “그럼 저 유튜버가 안 후보 측 아닌 사람이 준 돈을 받고, 안철수 옷을 입고 홍천 연설회에 나타났다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선거비용의 대리지출이니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꼬집은 데 이어 “온라인에 알바 모집하는 사이트에 올라왔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알바 공고문인데 우선 당에선 이런 알바를 모집한 적 없다. 현장에서 야구잠바 유니폼을 맞춰 입고 유세운동 하는 분들은 안 후보 측밖에 없었다”고 더 거세게 몰아붙였다.

또 천 후보까지 “안 후보가 아르바이트를 통한 인원 동원을 부인했는데 다급하더라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 꼬리자르기를 하는 것으로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매번 전당대회만 되면 버스를 동원해 지지자들을 무리하게 동원하는 퇴행적 문화가 아직도 많이 자리 잡고 있는데 억지로 동원되거나 이익을 주면서 그 대가로 사람을 동원하는 구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안 후보 측을 압박했다.

이 같은 공세는 자신이 김 후보와 결선에서 맞붙겠다고 공언해온 천 후보가 최근 상승세를 바탕으로 일단 안 후보를 확실하게 앞서보고자 공세의 화살을 김 후보에서 안 후보 쪽으로 일부 돌린 것으로 비쳐지는데, 이런 상황을 바라보던 김 후보도 이날 서울시 기초의원들의 지지선언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 측의 지지자 동원 논란과 관련해 “설마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입장을 내놔 안 후보의 속을 타들어가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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