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경쟁에 뛰어든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2일 윤핵관을 겨냥해 “소신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은 줄줄이 다 떠나게 하고, 줄 잘 서고 아부만 잘하는 사람들만 남아 ‘내가 이 당의 주인이다’고 거들먹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으면서 “저는 우리 당을 지금 보면서 ‘망한 귀신의 집 같다’는 느낌을 많이 하는데, 윤핵관이 만들고 있는 이 ‘귀신의 집’을 제가 다 부숴 버리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천 후보는 이날 본지(‘시사포커스TV’ 유튜브 채널)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줄이 없어도 소신과 능력으로 맨주먹 하나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그런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면서 “정말 아부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이 족쇄를 다 깨버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지난 대구 합동 연설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의 연판장에 서명한 초선의원들을 비판한 이유에 대해 “두 가지 이유인데 첫 번째는 나 전 의원을 집단 가해를 해 놓고 또다시 이용해 먹으려고 하는 것이 정말 꼴보기 싫었고, 두 번째는 연판장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가 없었다”며 “연판장을 썼을 때의 수준으로 ‘우리가 좀 과했다’는 이런 얘기들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게 없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의 대구 연설과 관련해 ‘무명의 정치인’이라고 비하하며 ‘천방지축 날뛰면 낭패보는 수가 있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 천 후보는 “처음부터 거물 정치인이 있었겠나. 홍 시장이 보시기에는 까마득한 후배일 것이기에 개인을 공격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보수 정당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얘기하는 것이 뭐가 나쁜가.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 통합을 얘기하며 얘기했었는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말하면 왜 안되는 것이냐”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천 후보는 홍 시장을 향해 “홍 시장님이 말씀하셨던 그런 올드한 낡은 생각을 버리시라”고 그대로 되돌려 주면서 “호남이 됐든 수도권이 됐든 충청이 됐든 꾸준히 진정성 있게 노력하면 국민들이 찍어 주신다. ‘호남 포기’라는 좀 이상한 패배의식 같은 것은 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 발언했다.

전국을 돌며 선거 유세를 해왔던 그는 “(사람들이 전당대회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말했던 얘기가 제일 마음이 아팠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민심 여론조사를 반영하지 않는 (당심 100%) 전당대회를 하다보니 그런 것이다. 특히 어떤 분은 저에게 ‘국민의힘의 지지자인데 투표를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셨을 때 ‘투표 못 하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게 제일 마음이 아프다”고 씁쓸해 했다.

이어 천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들의 의사는 비슷한데, 또다른 어떤 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좀 어떻게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이재명 대표를 처리하려면 (오는 2024년에 열리는 차기) 총선을 이겨야 되는데, 윤핵관들이 도를 넘어 이렇게 나경원 전 의원을 공격하고 안철수 의원도 공격하고 그런다. 또 민주당도 (비이재명계에서 움직이기 시작해) 정신 차리기 시작했는데 이래가지고는 다음 총선을 어떻게 이기겠는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한 그는 ‘수도권 총선의 중요성’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지난 총선에서 100석 정도밖에 못했던 이유는 명확하다. 수도권에서 참패했기 때문이고, 또 충청권·대전에서 1석도 차지하지 못했다”며 “다음 총선의 키워드는 결국은 수도권과 충청권 과반인 것인데, 문제는 30%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끼리 모여가지고 파티만하고 있으니 망하는 것이다. 우리의 성벽을 열고 확장하는 기조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천 후보는 ‘차기 총선 승리 전략’에 대해 “두가지인데, 일단 세대 확장을 해야 한다. 지금 정당 지지율이나 대통령 지지율의 세부 지표를 보면 20대와 30대 지지율이 처참하다. 과거 김종인·이준석 체제 때 엄청 올라서 오히려 ‘젊은 정당’이라는 타이틀을 우리가 가져왔었는데 요새 그런 상승분을 다 반납했다”고 아쉬워하며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세대적으로 2030의 지지를 다시 끌어 올릴 것이다. 확 올릴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어서 그는 “무엇보다 악재를 얼마나 잘 컨트롤 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면서 “영남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영난 정치인 마인드로 접근하면 안된다. 예를 들어 ‘정순신 사태’도 터졌을 때 영남의 정치인들은 며칠 분위기를 지켜보면서 가자고 하는데, 사실 그 며칠 동안 수도권과 충청권에 있는 사람들은 피가 마른다. 호남권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쓰러졌다. 그렇기 때문에 수도권 눈높이에 맞게 대처를 빨리 해줘야지만 열심히 선거운동 한 우리 수도권 후보들이 근소한 차이로 낙선하는 걸 막을 수가 있다. 그래서 제가 당대표가 되면 그런 악재에 대한 대처에 충실히 할 생각이다”고 공언했다.

한편 천 후보는 가장 막강한 경쟁 상대로 꼽히는 김기현 후보를 겨냥해서도 “제가 김 후보였다면 지금쯤 지지율은 80%를 찍었을 것이다. (김 후보는 지금) 모두가 다 도와주고 있다. 온 우주가 다 돕고 있고, 대통령실을 비롯해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의 온갖 분들이 다 달라 붙어서 도와주고 있기에 80% 정도가 나와야 정상인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그런데 지금 생각보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는 ‘김기현 리스크’ 때문에 최소한 35~40% 정도는 깎아 먹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봤을 때, 김 후보는 남진 가수와 김연경 선수랑 찍었던 ‘꽃을 든 남자’ 사진 논란만 없었으면 지금보다 한 5%는 더 높았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야기만 안했어도 3%는 더 높았을 것이고, 저 천하람한테 ‘바이든-날리면’을 굳이 안 물어봤었더도 한 3%는 더 높았을 것이다. 또 울산 땅 의혹만 없었어도 한 5~10%는 더 높았을 것”이라며 “김 후보는 충분히 과반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원군 누군가가 지지율을 쌓아주면 본인이 계속해서 그 지지율을 모래성처럼 다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상 촬영·편집 / 박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