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대 내일부터 투표 시작, 후보들 막판 여론전
김기현 “소중한 한 표 현명하게 행사해 주시리라 믿어”
안철수 “1년전 오늘 윤 대통령과 제가 단일화 이룬 날”
千측 이준석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與 모습 닮아”
황교안 “김기현, 시간 끌기 말고 당당히 나를 고소하라”

(왼쪽부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후보, 김기현 후보, 천하람 후보, 황교안 후보.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후보, 김기현 후보, 천하람 후보, 황교안 후보.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본선 투표(4~5일 모바일 투표, 6~7일 ARS 투표)를 하루 앞둔 3일 당권주자들은 현재 상황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고자 막판 표심 호소에 나선 모습을 보였다.

◆ ‘친윤 주자’ 김기현 “내일부터 투표 시작, 윤석열 정부 국정 성공 위해 뛰겠다”

‘친윤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김기현 당대표 후보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내일부터 당 대표와 당 최고위원을 뽑는 당원 동지들의 투표가 시작되는데, 국민의힘의 미래를 선택하는 이번 선거에 소중하고 귀중한 한 표를 현명하게 행사해 주시리라 믿는다”면서 “작은 물줄기가 모여 큰 강을 이루듯 전당대회의 모든 분과 힘을 합쳐 ‘하나되는 국민의힘, 한마음 국민의힘’을 만들겠다”며 자신이 내세워 왔던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를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줄곧 ‘당대표의 책임과 소명’을 생각했는데, 정치는 권리가 아니라 책임이고, 정치인은 국민 행복과 새로운 역사를 위해 일하는 영원한 공복(公僕)이다”이라면서 “윤석열 정부 성공은 집권여당 국민의힘에 정권을 맡긴 국민의 명령이다. 당정의 조화를 통해 국정 에너지를 극대화하겠다. 국민과 당원의 에너지를 모아 윤석열 정부가 국정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협력하고 뒷받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성공,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입법 독재, 국민 외면을 자행하는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 지지율 55%, 윤석열 정부 지지율 60%를 목표로 일분일초를 허투루 쓰지 않고 뛰겠다. (그리고) 당원 동지들의 뜻을 따르는 ‘상향식 공천’과 당에 헌신한 인사들을 우대하는 ‘공정한 공천’으로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압승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김기현, 안철수 단일화 공세에 “그렇다고 과거 행적 안 지워져”...캠프측도 “安 몰염치”

또한 김 후보의 유력한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가 작년 이날이 윤석열 대통령과 대선후보 단일화를 선언한 날임을 상기시키며 ‘내가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를 해 정권교체를 이룬 게 잘못된 결정이었나’고 대선 승리의 공을 내세우면서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맞대응하고 나섰는데, 실제로 김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단일화가 됐다고 해서 과거 모든 행적이 지워지는 건 아니다”고 쐐기를 박으며 방어전을 펼쳤다.

아울러 김기현 선거캠프의 김시관 수석대변인도 곧장 논평을 통해 “안 후보 측이 ‘단일화 지분’을 요구하고 나섰는데, 마치 ‘단일화 청구서’를 내미는 듯한 모습에 당원들이 혼란을 느낀다”며 “안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후회가 없고, 마음 속 단일화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는데, 그 진정성 하나만 간직한다면 단일화 1주년을 기념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더 이상의 단일화 의미는 사족이고, ‘과유불급’인 것”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더 나아가 김 수석대변인은 “안 후보 측은 ‘단일화 없었으면 승리 못했다’며 공을 자랑하지만,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한 1등 공신은 국민이다. ‘윤석열’이기에 당선됐고, ‘오세훈’이기에 이겼음을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며 “당원들은 대선 직전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되면 1년 뒤 손가락 자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하며 독자노선을 걷던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그래놓고 대선 승리를 자신만의 공인 양 자랑하는 것은 몰염치한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 안철수, 대선후보 단일화 1주년 “尹과 국민통합정부임을 국민 앞에 선언한 날”

앞서 이날 먼저 안철수 후보는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후보 단일화 1주년 성명문’을 발표했었는데, 안 후보는 “1년 전 오늘은 윤 대통령 후보와 제가 단일화를 이루고 ‘공정과 상식, 통합과 미래로 가는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낭독하며 두 사람은 ‘원팀’이며, ‘국민통합정부’임을 국민 앞에 선언한 날”이라면서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단일화의 진정성과 역사적 의의를 부정하고 깎아내리려는 일부 세력이 있다”며 ‘단일화’ 방향이 잘못된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특히 안 후보는 “정치가 아무리 냉혹하고 비정하다 하더라도 어떻게 이렇게 ‘조변석개’할 수 있는지, 그분들한테 도대체 정치란 신의도 도의도 없는 것인가를 묻고 싶다”며 “그렇게 단일화를 희망했던 분들이 1년도 안 되어서 저의 과거 발언을 트집 잡고 정체성이 어떻다면서 흑색선전을 벌이는데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당대회에서 표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앞으로 도대체 어떤 세력이 우리를 믿고 마음을 열고 우리 국민의힘과 연대하려고 하겠느냐”고 쏘아 붙이면서 “저는 윤 대통령의 말씀을 믿는다. 특히 이번 신년사 때 ‘윤심은 없다’고 했던 윤 대통령의 말씀을 그대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 안철수캠프측, 김기현 지지하는 대통령실 향해 비판 “충격적, 은밀한 협작인가”

더군다나 안철수캠프의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 간담회를 열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한 행정관이 단체톡방을 개설해 특정인물들을 초대하여 안 후보를 비방하고 김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고 보도(경향신문)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인데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것은 정말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심각하게 거스르는 일이다. 이것은 정당민주주의와 법치와 헌법을 정면으로 어기는 범법행위다”고 문제제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가 정말 순수한 당의 행사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김 후보를 당 대표로 만들기 위해서 대통령실과 특정 세력들이 벌이는 은밀한 협작인가.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조직적으로 김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운동에 가담했다면 이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고 따져 물으면서 “대통령실 관계자라고 하는 이름도 알 수 없는 자들은 ‘대통령을 전대에 끌어들이지 말라’, ‘윤심은 안철수가 아니다’, 심지어 ‘안철수는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다’는 이런 말까지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안철수캠프 측은 “대통령께 정중하게 제의하는데, 보도 내용에 대해서 빠른 시간 안에 사실을 확인해 달라. 그리고 책임져야 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무겁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촉구하며 “필요하다면 직접 수사의뢰를 통해 모든 것을 털어버려 주시라. 이것이 공정과 상식, 법치를 주장하는 윤석열 정부다운 조치일 것”이라고 촉구했다.

심지어 김 위원장은 “국민통합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재훈 위원도 위원직에서 해임하는 것이 맞다. 임 위원이 김기현 후보 공개 지지선언을 했고 벌써 만 이틀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데, 공정하지가 않다”며 “저의 경우에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가 국민통합위원임을 문제 삼은 지 다섯 시간 만에 해촉됐다. 너무나 차이가 있는 것이다”고 꼬집기도 했다.

◆ 천하람 지지하는 이준석, 기자회견 열고 ‘엄석대’ 소환해 비윤 표심 결집 나서 

한편 천하람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그려냈던 시골 학급의 모습은 최근 국민의힘의 모습과 닿아 있다”며 “모두가 자신의 권리와 양심을 잃어버리고 ‘엄석대’에게 굴종하면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이게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당정 일체일지도 모른다”고 비판하면서 비윤 표심 결집에 나섰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책 내용을 소개하면서 “엄석대가 무너질 때 가장 잔인하게 엄석대에 대한 고발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들의 모습이 기억나나. 엄석대의 권력을 떠받들면서, 엄석대가 만든 해괴한 시스템하에서 누릴 것을 누리고 남을 린치하는데 앞장서던 그들이 담임선생님이 엄석대의 비행을 적어내라고 하자 누구보다 앞서서 그를 고발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담임선생님은 엄석대도 나쁘다며 꾸짖지만, 그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였던 아이들도 5대씩 때렸다”고 설명하며 “6년 전 우리는 국민들에게 호되게 혼났던 집단이었다. 그때 왜 혼났는지도 다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그때도 엄석대가 있었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들이 있었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이 정당은 국민 세금만 지원받고, 정작 국민 의사를 지도자 선출에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국민 다수의 선거권을 제한했다. 누군가가 자유롭게 출마를 결정하려고 할 때마다 커다란 손이 나타나 큰 채찍으로 때리고, 그걸 보고 달려든 하이에나들이 연판장으로 물어뜯으며 피선거권을 박탈했다”며 “‘천·아·용·인’(▲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이 더 큰 힘을 가지고 국민을 대신해 엄석대가 구축하려고 하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 황교안, 친윤 표심 흔들기 “진입로 노선 바뀐 것이 핵심, 김기현은 나를 고소하라”

반면 황교안 후보도 이날 가만있지 않고 김기현 후보에게 몰린 표심을 흔들기 위해 오늘도 김 후보의 ‘울산 KTX역 땅 특혜’ 의혹에 대한 공격에 나섰는데, 황 후보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노선이 3개까지 면밀하게 검토됐었는데 이게 왜 갑자기 김 후보 땅으로 들어가게 됐느냐가 핵심”이라면서 “진입로 노선이 바뀐 부분이 가장 중요한 핵심인데 그 부분에 대해 대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황 후보는 “원래 (울산 KTX 노선은 김 후보 땅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옆으로 지나가도록 설계가 되어 있었다”면서 “대충 된 것이 아니라 1안, 2안, 3안까지 만들어서 설계되어 있던 것인데, 갑자기 김 후보의 땅으로 노선이 바뀌게 된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그러면서 황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정정당당하게 나를 고소하라”며 “수사 의뢰라고 하는 것은 당국에서 한번 조사해 보고, 혐의가 있으면 그때 입건해서 수사절차를 밟는 것이고, 고소는 바로 입건이 되는 것이니까 시간 끌기 하지 말라. 나를 고소·고발하면 수사를 통해 밝혀져서 국민들이 시원하게 진실이 뭔지 알게 될 것이다”고 공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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