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 마친 이재명, 민생 행보로 정면돌파?
김성태도 체포한 검찰,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악재
흔들리는 민주당 '단일대오', 李 개인 문제로 선긋기?
'李 때리기'에 맹공 펼치는 국민의힘 "썩은 뿌리 기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 관계자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평화-안보대책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 관계자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평화-안보대책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성남 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하여 검찰로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를 받아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소될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급기야 이 대표의 또다른 사법리스크인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키맨'으로 알려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태국에서 검거되면서 악재의 연속을 맞이하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 검찰 수사 마친 이재명 "기소할 것이 명백" 예측하며 '민생 행보' 강행군

전날 검찰에서 약 12시간의 조사를 받고 나온 이재명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이 명백하다. 조사과정에서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며 사실상 자신이 기소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예측하면서도 이날(11일) 이 대표는 자신의 위기감에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듯 인천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의 무도함에 국민과 함께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특히 이 대표는 "범죄로 둔갑시키려는 검찰 왜곡 시도에 앞으로 굴하지 않겠다. 검찰이 어떤 모략과 날조를 해도 정부가 포기하다시피 한 민생에 전념하겠다"고 밝히며 민생 행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이날 적극적인 민생 행보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무역적자 및 수출상황 점검 현장간담회'를 열어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질 무역, 그중에서도 수출이 제대로 성장과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으며, 이어 곧장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으로 이동해 시민들과 만남을 가지고 나서 더 나아가 이날 인천 계양구에서 열리는 '찾아가는 국민보고회' 일정까지 참여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더욱이 이 대표는 민생 행보에 나서면서 윤석열 정부의 검찰을 비롯해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의 수위를 더욱 드높이고 나섰는데, 특히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당권 싸움에서 손 떼고 민생과 안보를 챙기는 데 주력하기 바란다"고 쏘아 붙이면서 "집권여당을 이리저리 헤집는 대통령실의 보이는 손이 국민의 삶을 위협한다는 점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맹폭했다.

◆ 이재명 '민생 행보'로 정면 돌파 의지 보였으나, 김성태 체포로 겹악재 펼쳐져

'성남 FC 후원금 의혹' 수사로 기소 위기에 처한 이 대표는 민생 행보로 정면 돌파 의지를 내보였지만, 다만 전날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태국에서 체포되면서 이 대표의 앞날에 겹악재가 펼쳐진 분위기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변호사비를 대납해 줬다고 강하게 의심하면서 이 대표와 쌍방울 그룹의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는데, 특히 김성태 전 회장이 해당 사건의 '키맨'이라는 시선이 감지되면서 그가 국내로 송환되어 온다면 사실상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일각은 관측했다.

◆ 與 '이재명 때리기' 총공세, 장동혁 "김성태 검거, 하늘 무너지고 땅 꺼지는 비보"

그래서인지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김성태 전 회장의 해외 체포 소식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이 대표를 향해 강하게 공세하고 나섰는데,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이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의 체포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이 대표의 검찰조사가 한창 진행 중에 이뤄졌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이 대표에게는 눈앞의 검찰 질문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것 같은 비보였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심지어 장 원내대변인은 "김 전 회장은 도피 중에도 '쌍방울 그룹의 비리 사건을 봐주면 이 대표 관련 진술을 해주겠다'며 검찰에 형량 거래를 시도한 바 있는데, 당시 검찰이 '원칙대로 엄정수사'의 입장으로 거절해 무위로 끝났다"고 알리면서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언제든 자신의 형량만 낮출 수 있으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의혹에 대해 털어놓을 것이다. 왜냐하면 김 전 회장 입장에서는 빨리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는 것 말고는 형량을 줄일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이제 시작이다. 이 대표의 느낌처럼 성남FC후원금 의혹으로 기소될 것이고, 변호사비 대납과 같은 다른 범죄 혐의로 또 다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성남FC후원금 조사에서 받은 '기소 될 것이 명백'한 그 '느낌적인 느낌'에 곧 익숙해지게 될 것이다"며 "이 대표가 아무리 '정치보복'으로 덮어씌우고 더불어민주당과 극성지지자들을 앞장세워도 과거 '권력을 가지고 편을 먹었던' 모든 사람의 입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김기현도 가세 "이재명 검찰출두쇼, 민주당의 도덕적 파산 웅변해"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이재명 대표가 검찰 조사에서 '서면진술서로 갈음'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몰아 붙였는데, 특히 김 의원은 "역시나 '이재명다운', '이재명스러운' 잡아떼기와 적반하장으로 일관하면서 사실상 진술거부를 했다"며 "이 대표의 검찰출두쇼는 민주당의 도덕적 파산을 웅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구름처럼 당원, 지지자들을 이끌고 검찰청에 찾아갔을 때,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다, 조작수사다'라며 미리 프레임을 만들었을 때,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은 했다"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이 대표는) 모든 질문에 '모른다. 진술서로 갈음하겠다. 의견을 묻지 말라'는 식으로 답했다고 한다. 검찰이 내민 '성남시 요구' 네이버 문건에 대해서도 '처음 본다. 정진상이 했다는거냐?'고 했다는데, 정말 편리한 이재명식 '꼬리 자르기'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문기 전 처장도 모른다고 했던 간편한 이재명식 대처법"이라며 "최순실씨의 K스포츠재단에 기업들이 수십억을 후원했다고 알려졌을 때 ’썩어빠진 나라‘ 라 강하게 비난했던 이재명 대표는 어디 갔는가"라고 비꼬았다.

더군다나 김 의원은 "이 대표는 (성남 FC 후원금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 난 사건'이라며 반복해서 주장하는데, 이 역시 거짓말이다"며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는 무혐의 처분된 적이 없다. 문재인 정권 시절 (2021년 9월) 경찰이 불송치 결정만 내린 것으로, 이는 범죄 혐의가 없다는 불기소 처분과는 엄연히 다르다. 이후 고발인은 이 처분에 이의를 신청했고, 검찰의 수사가 재개됐다. 따라서 이 대표의 주장은 한마디로 거짓말이요, 잡아떼기이고, 조작이라고 프레임 씌우는 비겁한 행동인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 변호사 천하람 "제3자 뇌물죄 못 빠져 나가, 李 유능함은 썩은 뿌리에 기인한 것"

또한 현직 변호사인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도 이날 KBC라디오 '백운기의 시사1번지'에 출연하여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해 "법률적으로 200% 유죄"라면서 "제3자 뇌물죄는 법률적으로 본인이 이득 안 봐도 된다. 제3자가 받은 것이다. 법 자체가 부정한 청탁이 있고 제3자가 받았으면 법적으로 (유죄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대표는 제3자 뇌물죄 적용에서)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천 위원은 "(성남FC 후원금 사건이) 다른 사건과 구별되는 게 두 가지인데, 첫째는 공개된 기회가 아니라 어떤 밀폐된 특혜였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주고 받는 대가 관계가 드러났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의 유능함이라고 하는 탑이 결국은 썩은 뿌리에 기인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 '단일대오' 흔들리는 민주당, 윤건영 "李 개인 문제와 당 차원의 문제는 분리되야"  

한편 민주당에서는 표면상으로는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해 '단일대오'를 형성한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개인 비리'로 당 대응이 아닌 개인적 대응의 필요성에 대해 점점 더 힘이 실리는 쪽으로 기우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일제히 함께 하고 나선 모습이었지만, 민주당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같은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우르르 몰려가서 거기서 무슨 시위하는 식으로 하는 스타일의 것은 정치를 너무 오버하는 것"이라며 "(야당에서) 힘을 합치지 않으면 지리멸렬될 가능성이 있지만, 너무 지나치면 '과유불급'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더욱이 조응천 의원도 같은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성남지청에 함께 동행한 당 지도부를 향해 "지금 임시국회를 열어도 방탄, 뭘 해도 방탄이라고 하는데,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동행한) 이 행위는 (우리 당의) '방탄 프레임'을 더 공고히 해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식으로 나가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알리바이를 대도 국민은 이제 믿지 않을 것 같다"고 결을 같이 했다.

또한 윤건영 의원도 이날 같은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당 지도부가 같이함으로써 '당 대표를 지켜내겠다. 검찰의 무도한 정치공작을 알리겠다'는 취지가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당 대표 개인의 문제와 당 차원의 문제는 분리되는 게 맞다"며 "선택할 문제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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