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희망 범위 3.3만~3.9만원…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 최대 18조5289억원
고평가 논란 의식해 낮게 책정했다는 시각과
주요 은행업종보다 시총 높아 고평가라는 시각 상존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내부.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내부. ⓒ카카오뱅크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밝힌 희망 공모가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주식수는 6545만주이며,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3000원~3만9000원이다. 최대 공모금액은 2조5526억,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최대 18조520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이번 공모가가 최근 잇따른 고평가 논란을 불식시키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장외시장에서 1주당 약 9~10만원 선에서 거래됐는데, 이의 4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게임즈 등도 장외시장 가격의 절반 이하에서 공모가를 책정한 바 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국내 주요 은행업종보다 높게 형성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카카오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최대 18조5200억원)은 우리금융지주(8조4500억원)와 하나금융지주(13조9300억원)를 훌쩍 뛰어넘고, 대장주인 KB금융지주(23조3300억원), 신한지주(21조1800억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고평가 논란을 의식한 듯 플랫폼 기업 밸류에이션 방식이 아닌 전통적 금융주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을 적용했고, 희망 시총은 상장 후 자본총계 대비 PBR 3.1~3.7배로 설정했다”면서도 “그러나 이 역시 상장 은행지주 대비 상당한 프리미엄이 부여된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비교회사로 선정된 해외 피어와 카카오뱅크는 수익성, 사업영역, 플랫폼 성격 등 측면에서 다소 괴리가 있어 보인다”며 “미국의 로켓컴퍼니를 제외한 3개사는 평균 자본규모가 1조5000억원에 불과하고, 로켓컴퍼니는 온라인 주택담보대출을 주로 취급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피어그룹(Peer Group)으로 제시한 해외 4개 디지털 금융회사의 평균 PBR로 평가액을 산출한 이후, 최근 5년간 유가증권 상장기업의 평가액 대비 할인율 상단(19~31%)을 적용해 희망공모가를 산정했다.

전 연구원은 “공모가 이상의 높은 가치가 유지되기 위해선 기존 은행권과 차별화된 사업모델 구축의 성공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중금리대출 취금확대 과정에서 차별적 신용평가 모델 개발과 대손관리 역량 검증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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