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 “성실·단호하게 임할 것”vs SKI, “양사 현명 판단해 분쟁 조속 종료 필요”
연기 이유 안 밝힌 ITC에 해석분분…“대통령 직속기구여서 미 대선 일정 영향”

미국에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진행중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1~23일 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0에 나란히 참가했다. (사진 / 강민 기자)
미국에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진행중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1~23일 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0에 나란히 참가했다. (사진 / 강민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판결이 2월 10일로 올해만 3번째 연기되면서 또 해를 넘기게 됐다. 이를 두고 소송당사자는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는 지난 10일 예정했던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판결을 연기했다. ITC는 연기 이유를 특별히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은 "올해 ITC판결이 코로나 영향 등으로 50건 이상 연기된 바 있어 이러한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며 "당사는 앞으로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소송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하 SK)은 입장문을 통해 "두 달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한 사실로 비춰 보면 위원회가 본 사안의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여부 및 미국 경제 영향 등을 매우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소송이 햇수로 3년에 걸쳐 장기화되면서 이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하여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양사의 입장을 해석하면 LG는 최종판결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고 SK는 최종판결전 합의 의사를 전한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입장에서는 이미 지난 2월 ITC 예비판결에서 승소 결정을 받은 바 있어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또 SK가 미국 현지 대규모 투자결정으로 인해 생겨난 이해관계자들의 후방지원격 의견이 최종판결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이 SK가 창출할 일자리에 대해 기대감을 표한 바 있고 포드와 폭스바겐이 ITC에 국익을 고려한 결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국내 정치 및 산업상황이 맞물려 복잡해 ITC가 판결을 미룬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ITC가 최종판결하면 미국 대통령이 60일 이내 재가를 통해 판결이 확정되는데 지난 8일까지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구성을 마무리 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양사는 이번 판결이 장기화 되면서 로펌비용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송·과 자문역할을 맡는 국내외 대형로펌에 지출되는 비용이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2차전지 업계관계자는 “판결의 향배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ITC가 대통령 직속 준사업적 독립기관인 만큼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서 최종판결 후 재가 과정에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와 관련된 일자리 창출과 국익 챙기기 기조, 바이든의 조지아주에 대한 보은과 탈탄소 강조 기조가 관련 판결 확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양사가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기에는 제시한 합의금 규모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며 “최종판결까지 가서 결정이 나면 누군가는 승리하지만 어떤 형태든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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