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실종 직전 지인에게 받은 꽃게 대금까지도 도박으로 탕진했음을 확인”
북 피격 사망 공무원의 친형 “해경이 내놓은 월북 근거는 날조됐다, 통신단절도 거짓말”

피격 실종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이 승선해 있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 / ⓒ뉴시스
피격 실종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이 승선해 있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북한에 의해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가 “해경이 내놓은 기획 월북의 근거는 모두 괴담이다”고 주장하고 나선 반면 해경은 “도박 빚으로 인한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이 맞다”며 상반된 주장이 지속되고 있다.

해경은 22일 인천 연수구 해경청 본청에서 ‘어업지도 공무원 실종 수사’ 관련 간담회를 열어 “해당 공무원이 도박빚으로 인한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경은 “최근 15개월 간(2019.6월부터 실종 전일까지) 실종자는 자신의 급여와 금융기관 및 지인 등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수억 원대의 인터넷 도박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실종자의 실종동기가 도박으로 인한 채무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해경은 “실종 전 같이 탑승한 동료와 지인 등으로부터 꽃게 대금을 입금 받고, 당일 도박계좌로 송금(배팅)해 도박했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실종자가 북한해역에서 발견 될 당시 입었던 구명조끼에 대해 실종자가 북측에서 발견될 때 붉은 색 계열의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말하며 “어업지도선 내 실종자 침실에 총 3개의 구명조끼(A,B,C형)가 보관돼 있었는데 이 중 B형(붉은색)의 구명조끼가 침실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해경은 “실족 가능성은 낮다”면서 “실종 당일에는 무궁화10호는 닻을 내리고 정박한 상태였으며 기상도 양호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해경은 북 피격 공무원에 대해 “수시로 도박을 하는 등 인터넷 도박(최근 455일 동안 591회 도박자금 송금)에 깊이 몰입돼 있었고, 실종 당일까지도 지인이 보내 온 꽃게 대금까지도 모두 도박으로 탕진했다”고 말하며 “북측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에서 북측 민간선박에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고 월북의사를 표명한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의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종합 발표를 했다.

앞서 이날 북한에 의해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가 “해경이 내놓은 기획 월북의 근거는 모두 괴담이다”이며 “(북한 측과의) 통신단절로 우리 측 입장을 전달 못했다는 것도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국민의힘 하태경의원과 김기윤 변호사가 함께 했다.

이들은 연평도 인근 사고 현장을 방문하여 숨진 공무원에 대한 위령제를 지냈고 해경이 발표한 기획월북의 증거 등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전하며, 해경이 기획월북의 증거로 ‘슬리퍼와 부유물, 북과 해군 통신관련자료 등 3가지를 내놓은 것과 관련해 반박을 펼쳤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숨진 공무원이 자정 당직근무를 설 때와 동일한 상황을 가정해 현장 상황을 모두 지켜봤다"면서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생존 보고를 받고도 아무것도 안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슬리퍼와 관련해 “당직 근무를 설 때 함교(갑판 맨 앞 한가운데에 높게 만든 갑)에서 하는데, 슬리퍼를 신고 근무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며 "선박용 안전화를 신고하는데, 그 안전화는 공무원과 함께 사라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부유물과 관련해 “배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부유물은 노란색 충격방지용 펜더가 유일했는데, 무궁화10호에서 사라진 펜더는 없었다"며 "숨진 공무원이 이용한 부유물은 배 밖의 부유물이며, 바다 위에 떠다니는 부위나 통나무 등이 있다”면서 “월북이 아닌 실족 증거에 더 가깝다"고도 설명했다.

구명조끼는 "야간에 갑판 순찰을 할 때 파도와 바람이 세면 입고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며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월북이라고 제시한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하며 "연평도 주민들도 많이 만났는데, 박태환, 조오련도 구명조끼 하나로 월북한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들은 "밤 12시에 바다를 봤지만 그 시간은 깜깜하고 얼음처럼 물도 차가운데, 20~30시간 거리의 먼 바다를 구명조끼 하나만 입고 뛰어내린다는 것은 정상인으로서 도저히 상상하기 어렵다"며 “월북이 아닌 실족으로 보는 것이 더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과 해군의 통신과 관련해서 "북한과 해군의 통신망인 국제상선통신망은 단 한번도 단절된 적이 없었다"면서 "현장에서도 북한의 목소리를 여러번 들을 수 있었는데, 해군이 경고방송하면 북한이 대응 통신해 우리 측 의사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은 "대통령이 통신단절로 우리 측 입장을 전달 못했다고 했는데, 그 말은 거짓말"이라면서 "통령은 그 분에 대한 명예를 지켜주는 것으로 속죄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이제 해경은 유족과 소송을 벌일 것이고 수사의 주체가 아닌, 대상이 된다"면서 "해경은 국민보호의무를 게을리 한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객관성이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검찰로 넘기거나 세월호 같이 특별조사위가 꾸려져 수사권을 제공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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