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솔루스·두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무리없이 진행 중
두산모트롤 노조 중국기업에 매각 가능성에 “기술유출 후 먹튀 쌍용차 사태 되풀이”
두산중공업 매년 1000억 원 넘는 당기 순손실, 대주주 일가 등은 연평균 550억 원 배당금 ‘꺼억’

두산타워 ⓒ시사포커스 DB
두산타워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두산그룹이 자산매각을 통한 현금 3조 원 마련 자구안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이 3조6000억 원을 빌려 주는 조건으로 대주주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의도의 자산매각이다. 두산그룹 자회사의 노조들이 기술유출 및 실직 가능성 등을 이유로 강경 투쟁을 이어 나가면서 현재의 유동성 위기는 ‘경영미숙’이 가져다준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그룹전체로 유동성 위기가 번져 자산매각까지 몰고 간 자회사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 등에서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 두산그룹 대주주 일가가 수백억 원 대 배당금을 챙겨 간 사실이 다시 상기 되면서 비난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 자산매각 순항…두산솔루스·건설 우선협상자

9일 금융감독원과 산업계 등은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 매각과 관련 일명 '진대제 펀드'로 불리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지난 7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매각가격과 조건 등은 밝히지 않았다. 두산솔루스 지분매각 가치에 대해 업계에서는 7000억 원에서 1조 원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같은 날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우산업개발로 정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매각가는 4000억 원을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두산건설 모든 부문이 아닌 부실 자산을 제외한 핵심자산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금여력이 없는 대우산업개발은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하고 컨소시엄 등을 구성해 인수에 나선다고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두산중공업 클럽 모우CC를 하나금융-모아미래도컨소시엄에 1800억 원 가량에 매각한 바 있다. 또 마스턴자산운용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알려진 두산타워로 2000~4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박정원 회장은 연내 1조 원 자산 매각을 사내 메시지를 통해 약속한 바 있는 데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 회장은 "연내 1조 원 규모 유상증자 및 자본 확충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경영정상화 및 사업구조 개편 방향에 맞춰 재산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의 캐시카우인 밥캣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리스트에서 삭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두산솔루스 매각이 난항을 겪을 때 두산인프라코어 카드를 꺼냈지만 이젠 팔지 않고도 두산메카텍, 모트롤 BG 사업부 등으로 약속한 3조 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 두산모트롤 노조 “쌍용차 사태 번복할 것”…기술 유출, 고용 포기 우려

매각리스트에 올라있는 두산모트롤 BG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속노조 두산모트롤지회가 "팔리면 핵심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껍데기만 남아 쌍용차 꼴이 날 것"이라고 주장하며 해외매각을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9일 금속노조 두산모트롤지회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압기기(국가기간산업) 기술유출 반대!!, 해외매각·분할매각 반대!!'를 주장했다.

오는 13일 두산모트롤은 본 입찰을 진행하는데 중국 최대 건설장비 제조사인 서공그룹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 입장에서는 생산기지 이전과 기술유출 등으로 인한 현실적인 실직 위기가 예상 가능해 전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공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로 두산모트롤의 유압기기 독자기술 때문이다. 중국은 굴삭기 제조시 유압기기 핵심부품을 한국과 일본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노조는 "중국이 쌍용차 SUV 기술을 모두 확보한 후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와 고용보장 등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한국에서 철수했다. 서공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 탈원전 정부이후 자회사 손실 이어졌지만 두산그룹 대주주 일가 등 연평균 550억 원 챙겨

두산그룹이 자산매각을 고려할 정도로 두산중공업이나 두산건설 발 유동성 위기는 지속돼 왔지만 지주회사 대주주에게는 수백억 원대 배당이 이러진 사실이 다시 상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탈원전을 주장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3년간 두산그룹의 배당금을 살펴보면 2017년 1004억3300만 원, 2018년 1023억9900만 원, 2019년 999억6900만 원으로 연 평균 1009억3367만 원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일가와 특수관계인 등의 지분율을 고려하면 연평균 550억 원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의 배당금을 챙긴것으로 확인 된다. 이 중 두산그룹 최대주주인 박정원 회장은 3년간 200억 원이 넘는 배당소득을, 박지원 두산 부회장의 경우 130억 원 대 배당금을 챙겨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그룹 일가 등이 지난 3년간 연평균 55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기는 동안 두산중공업은 2017년 1096억8801만 원, 2018년 4217억2511만 원, 2019년 1043억6715만 원의 당기순손실(연결기준)을 기록했다.

한 업계관계자는 본지에 “과거 두산 대주주 일가 등은 자회사의 경영악화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수익금을 챙기며 웰빙했고 탈원전, 회복 불가능 두산건설 등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나서야 그룹 살리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 등 그동안 경영능력이 미숙했던 것을 대외에 알리고 있다”라며 “두산의 자산매각은 기술유출이나 고용유지 등 기업가로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선을 지키지 않고 제 살길 찾기 바쁜 것처럼 보이는데 과연 국민세금으로 마련된 3조6000억 원을 우는 아기 떡 주듯 줘도 되는 것인지는 의문"이라면서 "두산그룹의 중간지주사 등을 두는 형태의 지배구조 변경없이는 공정경영이 이뤄지기는 힘들것으로 보이며 향후 위기상황이 오면 다시 국가에서 자금을 투입할 수 밖에 없기 때무에 이 기회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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