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박형준·주호영·정진석 등 ‘김종인 역할론’ 힘 실어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미래통합당에서 총선 패배로 충격에 빠진 당을 수습하기 위해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단 심재철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았지만 조경태 최고위원을 제외한 현재 당 지도부 일원들 모두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만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적잖게 표출되고 있는 상황인데, 지난 15일 황교안 대표조차 대표직 사퇴 발표 직전 김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를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박형준 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김 위원장 체제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준석 최고위원도 17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비대위와 관련 “대안이 없다. 아마도 김 위원장이 위원장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어떤 조건으로 할지는 약간 다를 거라 본다. 전권이란 단어가 주요 협상 지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호영 당선인도 지난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그분이 가진 경륜이라든지 정치 흐름을 읽는 안목이라든지 이런 거로 봤을 때 여전히 저희 당에 큰 도움이 될 분”이라며 “우리 당이 정비되기까지의 과정에 그 분의 역할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을 다시 회생시키는 데 많은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입장을 내놨고 같은 날 정진석 당선인은 MBC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김종인 대표의 역할은 상당히 기대가 된다. 위기관리에 뛰어나고 탁월한 지도력을 갖추고 계신 분”이라고 아예 극찬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와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조차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통합당) 내부에는 비대위원장 감이 없다. 오랜 정치경력도 있고 더불어민주당이나 우리 당에서 혼란을 수습해 본 경험이 있는 김 위원장이 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며 김 위원장 추대에 한껏 힘을 실었다.

이처럼 여야를 넘나들며 중책을 맡아왔을 만큼 노련한 정치 경륜이나 특정 이념성향에 치우치지 않은 중도적 색채는 물론 향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에 미치는 여파 등과 관련해서도 경제전문가로서의 이슈 대응 능력 등을 이유로, 현재 비대위원장에 김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실정인데 이번 총선 패배란 결과에 대해서도 공천에 관여하지 않은 점이나 뒤늦게 통합당에 합류했던 데 비추어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아 성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측근이나 참모에 의존하기보다 본인 판단으로 직접 결정을 내리는 ‘주도적’ 리더십을 보여 왔던 만큼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민주당 시절 비대위 대표 때처럼 권한을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데, 일단 김 위원장은 오는 19일까지 휴식을 취하면서 통합당 비대위에 참여할 것인지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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