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금융감독원의 보험감독자문위원회(금융감독자문위원회 보험분과)에 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측근들이 포진돼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올해 새로 교체된 외부 자문위원 두 명이 모두 윤 원장과 오랫동안 함께 일한 인물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2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보험감독자문위원회의 외부 자문위원에는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과 김범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가 새로 선임됐다. 총 11명의 위원 중 이 둘은 윤 원장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2012년 2월 출범한 보험감독자문위원회는 금융감독자문위원회(자문위)의 보험 분과다. 금감원의 자문위 조직은 보험분과를 포함해 7개 분과에 79명의 외부 자문위원이 있다. 조직의 운용 목적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바람직한 금융감독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이러한 자문위의 취지대로라면, 금감원의 자문위원은 금융감독 방향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때로는 비판의 목소리도 아끼지 않아야 하는 위치다. 현 금감원장과 가까운 인사가 객관적인 위치에서 정말 조언이 가능한 것인지 문제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에 합류한 김범 교수는 2008년부터 재직 중으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재직한 윤 원장과 같은 학교 같은 학부에서 교수로 일하며 함께 학회 등에서 긴밀히 협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교수는 지난해 금감원이 운영한 보험혁신 TF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2014년부터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맡아온 정문국 사장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ING생명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한 윤 원장과 손발을 맞춰온 사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외부 자문위원에 임명할 만한 전문가가 많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의견들도 있다. 자문위원은 금감원 기획조정국이 실무부서 및 기존 자문위원의 추천을 받아서 뽑기 때문에 애초에 한계도 있는 셈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 분야는 은행과 달리 정책에 자문할 수 있는 수준의 전문가가 적어 한 사람이 여러 곳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 분야에서 오래 있던 사람 중 윤 원장과 활동이 겹치지 않는 전문가를 찾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즉시연금 사태와 암 환자 요양병원 입원치료비 문제 등으로 금감원과 보험업계가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던 상황에서 외부 자문위원에 윤 원장이 함께 일한 사람들을 앉힌 것은 자신의 입장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기 위함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