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성 우려 제기…주금공 “건전성 문제 없다” 부인

▲ 안심전환대출로 자본금 압박을 받는 주택금융공사가 이달 중 주주인 한은과 정부에 384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최근 안심전환대출의 폭발적인 흥행으로 한도가 20조원 추가되면서 주택금융공사가 자본금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에 지급될 배당성향이 크게 늘어 우려를 낳고 있다.

2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이달 중 주택금융공사는 주주인 정부와 한국은행에 총 384억원의 배당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는 2012년의 배당액 177억원의 두 배가 넘고, 2013년의 배당액 382억원보다도 많다. 지난해에는 아예 대손 준비금 적립을 이유로 배당을 하지 않았다.

배당성향 역시 크게 늘었다. 주택금융공사의 배당성향은 2012년의 13.0%, 2013년 17.1%를 기록했고, 지난해 배당을 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21.2%로 대폭 늘었다. 주택금융공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815억원으며, 한은은 2004년 주택금융공사 출범 당시 310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지난 2012년 1350억원을 추가 출자해 지분 31.1%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69.8%는 정부가 보유 중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올해는 대손 충당금을 넣고 나서도 이익이 많이 남아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배당을 해도 주택저당증권(MBS)의 지급보증 배수나 자기자본비율(BIS비율)에 영향이 미미하고, 배당 규모도 정부 및 금융당국과 여러 검토를 거쳐 결정했다”며 “이번 배당으로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의 예상치 못한 ‘대박’으로 최근 자본금 압박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배당금을 굳이 늘려야 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금융공사법에 따라 자기자본의 최대 50배까지 주택저당증권(MBS)를 발행할 수 있지만,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통상 35배 이내로 발행 물량을 제한해 왔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 한도를 20조원 추가 증액하자 올해 MBS 예상 발행 규모가 55조원으로 발행 한도인 50배수를 웃도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기준 주택금융공사의 납입자본금 1조8166억원을 감안해 보면 현재 발행 가능한 MBS는 63조851억원 수준에 그친다. 지난달 기준 주금공의 MBS 발행 잔액이 52조3814억원인 것을 감안해 보면 발행 여유는 11조1996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주금공의 MBS발행 목표액은 안심전환대출 20조원과 적격대출·보금자리론 15조원, 그리고 안심전환대출 2차 판매분 20조원이다.

하지만 정부가 세수 부족에 따라 공공기관의 배당 성향을 평균 21.5%에서 2020년까지 40%로 대폭 상향하겠다는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위기론이 제기되는 주택금융공사가 울며겨자먹기로 배당성향을 늘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MBS 발행 잔액은 대출 만기가 다가오면 줄어들고 고객이 이사나 매매 등에 따라 대출을 중도상환하는 등 유동적이기 때문에 MBS 발행 여유가 부족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일시적으로 보증배수가 늘어나겠지만 주금공 연말 결산이익과 출자 등을 감안하면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배당금이 늘어날수록 주금공의 자본금이 줄어 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심전환대출의 확대를 위해 출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하지만 구체적인 지원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금융위는 한은의 추가 출자를 기대하고 있지만 최근 한은은 발권력 남용 논란에 휩싸이면서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를 보이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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