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비례대표 정당 투표 지지율 선전···野 지지층 결집
힘 실린 조국혁신당 총선 준비 박차, 檢 출신 박은정·차규근 영입
조국혁신당 흥행에 딜레마 놓인 민주당, ‘몰빵론’으로 위기 극복?
송영길도 옥중 창당, ‘소나무당’의 민주연합 참여 제안 호소까지
피고인 신분 인사들 창당에 윤재옥 “도덕성 결여된 인물들” 한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오는 4·10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정권 심판과 검찰 독재 종식을 외치며 ‘반윤’(반윤석열) 기치를 내걸고 나선 조국혁신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제3지대 신당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어 관심이 집중됐는데, 반대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국신당의 선전 영향으로 인해 진보 진영의 비례 표를 빼앗기는 형국이 되자 자신들이 주도한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약세를 두고 고심이 더욱 커지는 듯한 기류가 흘렀다.

◆ 비례대표 정당 투표 지지율 선전한 조국혁신당, 야권 강성지지층 결집 양상

7일 발표된 엠브레인리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6일까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더불어민주당 29%에 이어 조국신당 7%, 개혁신당 3%, 녹색정의당 2%, 새로운미래 2% 순으로 기록됐다.

아울러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전문회사인 한국리서치가 코리아타임스의 의뢰로 지난 4~5일 양일간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29%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민주당 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21%에 이어 ‘조국혁신당’은 15% 순으로 경합 상황에 놓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해 지난 4~5일 성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에 대해 국민의미래(국민의힘) 38.6%,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22.7%, 조국신당은 20.3%, 개혁신당 5.8%, 새로운미래 4.2%로 확인된 바 있다.

NBS와 한국리서치 조사는 무선 100%의 전화 면접 방식으로 여론조사공정은 무선 100%의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세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고,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 탄력받은 조국혁신당, 총선 준비 박차···‘윤석열·한동훈 저격수’ 영입 중?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그래서인지 조국 대표는 지지율에 힘을 업고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확실한 ‘반윤’ 선거 전략에 나선 조국혁신당은 검찰 수사로 고초를 치른 인사들을 연이어 인재로 영입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조 대표는 총선 7호 인재로 ‘윤석열 대통령 찍어내기 감찰 관여’ 의혹을 받은 박은정 전 검사를 영입했다고 밝혔는데, 박 전 검사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시절에 법무부로부터 ‘찍어내기’ 감찰 과정의 관여 의혹으로 해임 처분을 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전 검사 영입과 관련해 “영입인재 7호 박은정 인재는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재직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중대 비위에 대한 직접 감찰 및 징계 청구 업무를 담당했으며, 한동훈 검사장의 ‘채널A 사건’과 일명 ‘라임 술 접대 검사’ 3명에 대한 직접 감찰을 수행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으며, 박 전 검사도 정치 참여 배경에 대해 “검찰 전체주의 세력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슬픔과 아픔에 칼질을 하고 입도 틀어막았다”고 비판하면서 “대한민국이 검찰 독재로 가는 길목을 막아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조국혁신당은 총선 영입인재 8호로 차규근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함께 영입했는데, 차 전 위원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9년 3월 ‘별장 성 접대 의혹’이 있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불법적으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혐의를 받으며 검찰 조사 대상이 되고, 그 후 결국 직위 해제됐다.

마찬가지로 차 전 위원도 이날 정치 참여 배경에 대해 “2019년 조국 사태 전의 조국이 아니라, 조국 사태 이후 법 집행이란 미명 하에 무자비하게 자행된 야만적인 인간 사냥을 견디고 다시 태어난 조국, 학자가 아닌 2024년 3월 현재 투사가 된 쇄빙선 선장 조국과 함께하고자 한다”며 “국민과 함께 ‘윤석열 검찰 독재 카르텔 정권’을 끝장내고, 정의와 상식의 이름으로 (저를 직위 해제시킨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직위해제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윤석열「한동훈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선 모양새였다.

이렇듯 지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벌어졌던 검찰 내부 암투가 다시 재현되는 듯한 모습이 엿보이면서 함께 민주당 지지층도 동요된 듯 조국혁신당의 승전을 바라는 분위기가 이어지며 지지율에 상승을 견인하는 양상이었다.

◆ 조국혁신당 흥행에 고심 커진 민주당 ‘딜레마’ 상황, ‘몰빵론’에 논쟁도 시작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타운 지하쇼핑몰 빵집에서 영등포갑 채현일 후보와 함께 빵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타운 지하쇼핑몰 빵집에서 영등포갑 채현일 후보와 함께 빵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반면 민주당 안팎에서는 조국혁신당의 흥행을 바라면서도 은근 고민이 깊어지는 듯한 기류가 흘렀는데 이는 조국혁신당에서 검찰 독재 종식과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지역구 후보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이라는 총선 전략이 강성 민주당 지지층에게 호응을 받게 되면서 자신들이 추진하는 비례 위성정당의 ‘더불어민주연합’이 약세 보합의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조국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같은 처지의 사법리스크에 놓여 있는 데다가 많은 시간을 소요해 지금까지 힘겹게 ‘조국의 강’을 건너왔던 상황이기에 중도 확장성을 고려하면 지역구 투표에서 득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민주당은 애초에 조국혁신당과 함께 할 생각이 없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인데, 하지만 강성 야권 지지층의 표심이 흔들리며 자신들의 표를 빼앗기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서 선거 유불리 셈법에 따라 어쩔 수 없는 동행을 해야 할 딜레마에 놓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딜레마적인 상황에 놓여 셈법이 복잡해진 민주당도 조국혁신당이 불러온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을 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는데, 실제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갑에 출마하는 채현일 예비후보 유세를 지원하던 도중 한 가게에 들러 빵을 양손에 집어들면서 포즈를 취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야권 지지층에서 ‘몰빵론’ 논쟁이 일기 시작했다.

이 ‘몰빵론’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 표를 분산하지 말고 ‘더불어민주연합’으로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었는데, 즉 조국혁신당으로 비례 투표를 하지 말라는 얘기인 것이며 다시 말해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몰빵론’을 띄우며 위기를 타개하는 전략을 꾀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이 몰빵론을 처음 띄운 건 방송인 김어준씨였는데, 김씨는 과거 21대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지지층이 혼란스러워하자 ‘선거 전략은 단순해야 한다’며 ‘하나의 정당에 몰빵하자’고 제안했었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흔히 커뮤니티에서는 ‘민주당 몰빵론’ 이야기를 한다”며 “저희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를 밀고 있고, 이재명 대표도 ‘같이 승리하시죠’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서는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연합 사이에서 어느 정당으로 비례대표 정당 투표를 몰빵할 것인지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해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된다.

◆ 조국 선전에 마음 상한 송영길, 옥중 ‘소나무당’ 창당에 민주연합 참여 제안까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 훈 기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 훈 기자

한편 조국혁신당이 선전함에 따라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구속·수감 중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단단히 마음이 상해하는 모습도 엿보였는데, 전날 소나무당을 옥중 창당한 송 전 대표는 자필로 ‘민주당에 보내는 소나무당 협상 제안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써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

이날 민주당에 전달된 문서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소나무당은 (가칭) 정치검찰해체당 창당준비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창당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민주당의 우당임을 천명해왔다”며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와 황태연 권한대행은 소나무당이 더불어민주연합 참여에 관해 협상을 개시해줄 것을 민주당에 정식 제안한다”고 글을 올렸다.

특히 그는 “민주당과 송영길 대표 사이에 수십 년간 맺어온 불가분의 인연을 돌아봐 달라”고 호소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님과 당 관계자들 분에게 속 깊은 우당적 이해를 청한다”고 당부했고, 더 나아가 송 대표는 최근 법원에 보석 허가를 요청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송 전 대표는 보석 심문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심에서 실형이 나왔는데도 법정 구속이 안 돼 창당하고 활동하는데, 반면 저는 1심 선고도 안 나고 무죄를 주장하며 싸우고 창당하고도 활동을 못한다는 점에서 (저의 구속은) 수긍이 안 된다”고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 피고인 신분 인사들 창당에 비판도 솔솔, 윤재옥 “방탄동맹, 법치주의 우롱한 것”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 입당식에서 환영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 입당식에서 환영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피고인 신분의 인사들이 서로 총선 출마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씁쓸해하며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는데, 실제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손을 맞잡은 것에 대해 “이번에 두 대표가 만나 손을 맞잡은 것은 단순한 선거연대를 넘어 방탄동맹이다. 이는 입법부의 부끄러움이자 법치주의에 대한 우롱이다”고 비판하면서 “한 사람에 대한 방탄만으로도 21대 국회가 몸살을 앓았는데, 이들 동맹이 성공하면 22대 국회는 4년 내내 방탄 국회가 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도덕성 종말을 고한 사건이 불과 몇 년 전의 조국 사태였다”고 꼬집으면서 “수많은 청년과 국민이 조국 대표와 그를 옹호한 민주당을 향해 분노와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조국의 강은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꼭 청산하고 넘어가야 할 대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조국 대표는 ‘민주당이 의지는 있어도 조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히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극단적인 표어와 정치적 금도를 넘나드는 캠페인으로 강성 지지층을 노릴 테니 민주당은 합리적인 모습으로 중도층을 노리라는 말로 들린다”고 한탄하면서 “이 정도면 조국혁신당을 민주당의 제2위성정당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민주당의 제1위성정당, 제2위성정당으로 인해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혼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들과 반국가적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면 우리 헌정사에 흑역사로 남을 것이 물론이고 가뜩이나 어렵고 힘든 여건에 놓인 우리 대한민국이 더욱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하면서 국민들을 향해 “민주당과 야권의 잘못된 선거 야합을 국민께서 총선 때 반드시 심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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