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총선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 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친문계 4선 중진인 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민주당은 소중한 가치들이 무너지고 있다.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고 도덕적·사법적 문제에 대한 대응은 도덕적 우위를 지켜 온 민주당 정체성에 큰 혼란을 야기했고 돈 봉투 사건이 밝혀지며 민주당 위상은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은 총선 승리보다 반대세력 제거에 몰두하고 있다. 민주당의 사당화 행태에 분노한다. 이번 민주당 공천은 정치적 학살”이라며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다. 엉터리 선출직 평가, 현역 배제 여론조사, 이유 없는 전략지역구 지정, 경선 배제 등 일관되게 홍영표 퇴출이 목표였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많은 후보들이 원칙 없는 사당화를 위한 불공정 경선에 분노하고 있다”며 “부당한 공천, 막다른 길 앞에서 더 이상 제가 민주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와 이 대표 지키기에 매몰된 거대 양당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진짜 민주 정당이 필요하다. 거대 양당이 포기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필요하다”며 “흩어진 사람들을 모으고 해야 할 과제들을 하나하나 다시 담겠다. 서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정치,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 증오를 넘어 통합의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제 정치적 사명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홍 의원은 “초심으로 돌아가 ‘상식과 연대’하고 시민과 손 맞잡아 그 따뜻한 온기로 세상을 바꾸겠다. 부당한 권력의 사유화, 사당화에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천명했는데, 이날 홍 의원의 탈당으로 민주당에서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의원은 김영주·이수진·박영순·이상헌·설훈 의원에 이어 6명으로 늘었다.

한편 홍 의원은 이날 회견에 앞서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탈당한 설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민주연대’에 합류할 뜻을 내비쳤는데, “일단 의원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분들 말고 민주당의 사천 과정에서 억울하게 컷오프 된 분들도 많은데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후보들도 있어서 제가 양이 아니라 질로 국민들에게 호소해 볼 생각”이라며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당의 사당화에 반대하는, 그러면서도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뜻을 가진 분들과 조금이라도 넓혀가는 노력을 하겠다. 저희들이 짧은 기간 동안 모든 선거구에 사람 내보내고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현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 총선 출마를 할지에 대해서도 “저는 마지막으로 제가 정치를 계속해 온 제 지역구에서 우리 유권자들의 판단을 받아볼 생각”이라며 출마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고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을 겨냥해선 “이 대표가 151석이 총선 목표라고 했는데 과연 151석이 가능할까 굉장히 회의적이다. 총선에서 민주당이 참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견제구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