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향엽 공천 논란에다 ‘비례 밀실공천’ 지적도…국민의힘, ‘국민공천’ 내세워

14일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14일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이를 바라보고 있는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쾌재를 부르는 모양새다.

◆ 권향엽 단수공천 논란에 權 “사천? 악의적 주장…경선 치르겠다”

과거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를 수행했던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이 앞서 지난 1일 유일하게 여성전략특구로 지정된 선거구인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로 단수공천을 받은 이후 소위 ‘사천 논란’에 휩싸이자 경쟁 정당들에선 이를 꼬집어 맹공을 퍼부었다.

국민의힘은 5일 김민수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사천 폭주가 끊이질 않는다. 민주당은 국민 대표를 뽑으려는 것이냐, 아니면 이 대표와 부인 김혜경 씨의 충실한 부하를 뽑으려는 것이냐”라며 “민주당 공천장을 받기 위해선 김혜경씨를 보좌했던 이력이면 충분하다. 특히 권 후보의 단수공천은 최고위에서 이 대표 측근들의 만류까지 있었지만 이 대표 독단으로 처리됐다고 전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 대변인은 “권 후보 공천을 위해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지역구를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했고 경쟁력 있는 기존 현역의원을 원천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 선언한 서대문갑은 청년전략특구로 지정하더니 경선 방식을 권리당원 100%로 변경해 사실상 ‘친명 내려꽂기 룰’을 적용했다”며 “민주당의 공천 특구는 여성전략특구, 청년전략특구라고 쓰고 이재명충신특구라고 읽어야 될 판이다. 이재명표 사천은 국민을 모독하는 일이며 민주당의 사당화를 넘어 국회를 이재명의 사유기관으로 만드는 작태”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같은 지적에 맞서 민주당에선 같은 날 “이 대표 배우자의 비서를 사천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로 공천 공정성을 훼손하는 악의적 주장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해당 후보는 이 대표 배우자와 아무 사적 인연이 없으며 단지 대선 선대위 배우자실의 부실장으로 임명됐을 뿐 비서도 아니다”라며 “20년 이상 당직자로 활동했고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과 국회 부의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경력을 무시하고 사천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악의적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전남 지역은 여성 국회의원이 없었던 점, 이번 총선에서도 여성 후보의 경선 참여 등 공천이 전무하다는 점, 당헌당규상 여성 30% 공천 조항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공천관리위가 해당 지역에 여성 후보를 전략공천 요청했고 전략공관위는 이를 심사에 반영해 결정했다”고 강조했으며 같은 날 서영교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권 부실장과 관련 “지난 대선에서 부실장으로 일했지만 (김혜경씨를) 수행하지도 않았다. 허위보도로 민주당 공천 과정, 선거에 개입해 전체를 흔들려고 하는 악의적 보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발 더 나아가 당사자인 권 부실장도 이날 광양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면돌파에 나섰는데, “저는 당시 김 여사를 수행하거나 현장에서 보좌하지 않았고 대선 이후엔 한번도 연락하거나 만나본 적도 없음에도 일부 보수언론과 여당이 나서서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며 “사천 논란과 관련해 중앙당에 전략공천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하겠다. 당당히 경선에 임해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겠다”고 경선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그는 여당을 꼬집어 “민주당의 개혁 공천에 국민의힘은 두려웠나 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윤재옥 원내대표까지 비방, 허위사실로 민주당의 공천을 흠집 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입장문을 통해선 “제 전략공천을 두고 많은 기사가 쏟아졌는데 심각한 명예훼손이고 이에 대해 응당한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언론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 “당원·유권자 의견으로 판단해야”…비례대표 밀실공천 문제제기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좌),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좌),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런 가운데 전날엔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도부에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우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년 전 비례대표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사람으로서 지적해야 할 일이 생겼다. 4년 전에는 당원이 참여하는 공천을 추진한다는 취지로 비례대표 신청자들의 예비경선을 전당원투표로 하고, 그 순위 확정은 중앙위원들 투표로 결정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전당원 투표와 중앙위원 투표를 하지 않고 전략공관위의 심사로 결정한다고 한다. 이 방식은 밀실에서 소수가 후보를 결정하는 과거 방식으로, 혁신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원들의 권리를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운 이번 지도부가 왜 이런 자의성이 개입될 방식을 결정했는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규칙을 바꿀 때 당내 구성원들에게 분명한 사유를 밝혀야 할 책임이 지도부에 있는 것”이라며 “공천 실무도 여러 차례 담당했던 (내) 경험으로 볼 때, 시스템 공천의 핵심 정신인 투명성과 공정성이 일부 훼손됐다는 지적이 타당하다고 본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지 여부는 해당 지역의 당원과 유권자 의견을 기초로 판단하는 게 시스템 공천의 원칙”이라고 역설했다.

급기야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번 공천에서 저나 임종석 실장이나 이 문제가 이번 사천의 아주 대표적 사례로 뙈 있지만 그 이후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원외지역이라든지 여러 가지 지금 공천의 장난질 보면 이 대표는 정말 대단하다. 지금의 민주당은 집단지성도 사라지고 이 대표의 사당 완성을 위해 마지막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며 “고영인 의원 지역에서 고 의원을 갑자기 김철민 의원 지역으로 옮겨서 하고, 거기는 또 이 대표와 가까운 사람을 전략공천해서 낙하산으로 내리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사천의 희생자들이 너무 많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홍 의원은 이어 “이 대표를 비롯해 측근부터 내려놓겠다 그러고 당에 혁신공천이 필요하다 그러면 거기서 홍영표도 좀 희생을 해달라(했다면) 저는 했을 건데 통합하자고 그러면서 이언주 같은 분들 받아들이면서 저를 비롯한 임 전 실장 이런 분들은 내치고 이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나”라며 “당권 혹은 대권, 잠재적인 경쟁자, 당내의 반대세력 여기는 싹을 잘라버리겠다, 이게 지금 이번 공천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됐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민주당을 방탄정당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이런 사당화로 갈 수 있을 것인가, 이게 이 대표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지금 민주당은 많은 국민들이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것에 힘을 모아야 할 때 이렇게 스스로 자해하는 공천을 하는 상황에 대해 저는 앞으로 희망이 별로 없다 이렇게 생각한다. 당내에서 어떤 반대세력은 싹도 남기지 않겠다는 독한 (이 대표의) 리더십을 보면서 민주당과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그런 리더십으로서는 전혀 자질이 없는 저질 리더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내일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처럼 공천 파동 때문에 당 지지율까지 흔들리자 김민석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은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해왔던 시스템에 의한 ‘혁신 공천’의 흐름을 이어서 혁신과 통합,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혁신형 통합 선대위 검토를 시작하겠다”며 “전체로선 새로움을 바라는 그런 흐름이 기본이라고 보고 선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는 혁신에 무게를 두는 선대위”라고 혁신형 통합 선대위 구상을 새로이 내세웠다.

심지어 김 실장은 공천 잡음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한 주에서 두 주 정도 흐르면 지지율 하락 추세에 변화할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는데, “크게는 임 전 실장의 (당 컷오프 요구) 수용 결정에 의해 큰 가닥이 하나 정리됐다는 점, 이번 총선 본질이 되는 윤 정권 국정 무능 심판에 대한 본질 문제가 다시 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국민추천제 내세운 與 “이재명처럼 아첨하는 사람 통로로 사용 안 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편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권 부의장 공천으로 논란을 촉발한 민주당과 차별화하려는 듯 같은 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서실장이자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형동 의원은 김의승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2인 경선을 치르게 된다고 공관위가 발표했고 서울 강남구 갑·을, 대구 동구군위갑·북구갑, 울산 남구갑 등 5개 선거구를 국민추천제 실시 지역으로 정했다고도 밝혔다.

국민공천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국민의힘 공천 후보자를 추천하는 제도로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날 “온라인 접수를 원칙으로 하겠다. 심사료도 없고 제출서류를 최소화해서 진입장벽이 거의 없다”며 “국민추천프로젝트는 일반적인 공천 원칙과 같이 도덕성, 사회 기여도, 면접 등 객관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한다. 데이터에 기초해 심사 및 면접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역설했다.

또 한 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추천제 지역이 총 5곳으로 예상보다 늘어난 데 대해 기자들이 질문하자 “김혜경 여사 비서 사천, 그런 의혹이 우리 당에 있나. 이 대표의 민주당이 한 것처럼 겉은 젊지만 실제로는 아첨하는 사람을 밀어 넣는 통로로 사용하지 않겠다”며 “우리 입장에서 과거에 국민으로부터 많이 사랑 받고 선택 받아왔던 곳에서 제3자가 공모할 수 있게 하고, 지금까지 꺼려했지만 우수하고 훌륭하고 젊고 참신한 분들이 공천될 수 있으면 저희는 그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공천 문제를 겪는 민주당과 대비되는 모습을 최대한 부각시켜보려는 전략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그래선지 한 위원장은 이날 청주시 상인회 간담회에선 “일각에선 조용해서 감동이 없다고 말하는데 조용한 게 감동이다. 조용한 게 여기 있는 분들과 최근 승복하신 분들의 감동적인 헌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이나 이런 쪽에서 공천할 때 치고받고 이전투구를 하고 있지 않나.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여기에 같은 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자신이 컷오프된 서울 강서을에 전략공천 받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김성태 전 의원은 “내가 죽어서 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내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보다는 당을 위하는 게 도리”라면서도 민주당 공천을 꼬집어 “공천하면서 잘 추스를 줄 알아야 하는데 이 대표는 ‘0점 평가 받은 사람도 있죠’ 이렇게 조롱하듯 해버리면 그거는 휘발유 붓는 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선 자당 공천에 대해 ‘조용한 대신 인적쇄신이 없다’는 일부 지적을 의식한 듯 정 위원장이 이날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역 교체비율이 낮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30%를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최근 입당한 김영주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현역의원 114명 중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공천 미신청, 컷오프 등 대상자는 37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이번 총선 공천도 유권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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