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가운데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이종섭 전 장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자료를 경찰에 이첩하도록 결재해놓고는 이를 번복해 막은 인사이며, 핵심 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되기도 한 수사 대상자”라고 지적하면서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한 것은)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는 행위와 다를 바 없는 매우 파렴치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방해와 진실 은폐에 외압을 행사한 핵심 인물 중의 하나인 이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권력의 불법과 관련된 핵심 피의자를 대사로 내보내는 것은 수사의 차질을 줄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수사 방해이자 외압”이라고 주장하면서 “유가족의 눈물과 해병대 전우의 호소는 외면한 채 따뜻하고 살기 좋은 남쪽 나라로 도피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홍 원내대표는 “이미 이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을 비롯한 권력의 거짓이 드러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별도 회의를 열어 사건 축소를 사전에 모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게 유가족 동향 보고를 받았다는 폭로도 있었다”고 규탄하면서 “이런 사람이 해외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검찰과 공수처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해외 출국금지를 발동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호주 정부에도 이런 야당의 입장을 전하겠다. 왜냐하면 국기 문란으로 불명예 퇴진한 인사를 주요 국가의 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외교적으로도 매우 ‘큰 결례’이며 국격을 손상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더 나아가 홍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을 겨냥해 “국정조사를 틀어막고 피의자를 해외로 빼돌린다고 해서 진실을 영원히 숨길 수 없다”고 쏘아붙이면서 “민주당은 끝까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최근 예능프로그램 ‘SNL’의 윤석열 대통령 풍자 영상이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예술인들을 비롯한 국민들은 취중 농담으로도 가혹한 처벌을 받았던 ‘막걸리 보안법’이 횡행한 이승만 자유당 정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풍자와 비판이 보호되지 못하고 관계자들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홍 원내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에 대통령 경호처가 2개 있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있다. 대통령에게 말만 해도 폭력으로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끌어내는 용산 경호처와 방송·통신의 공공성 강화라는 본래의 목적은 버리고 대통령 심기 경호처로 전락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고 꼬집으면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풍자를 무조건 억압하려는 조급함과 촌스러움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들이 말할 자유, 풍자할 자유를 지키고 윤석열 정권이 망가뜨린 나라를 회복해 다시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 쓰겠다”며 “이번 4월에 윤석열 정부 심판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회복시켜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