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파동에 제3지대 분열까지 호재…잡음 적은 與, 총선 ‘청신호’?
與, 평가 하위 20%로 반대자 탈락시킨 野에 “이 대표 평가점수 공개해야”
野 “윤 정권과 용산 출신 인사들이 영남 텃밭 차지...윤 대통령 사당화” 비판
이준석, 개혁신당 보조금에 발끈한 與에 ‘위성정당 수십억보조금’ 입장요구
각자도생 접어든 3지대, 과연 국민의힘을 선명경쟁으로 압박할수 있을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중),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중),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부터 제3지대에 이르기까지 야권이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이러다가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반사효과를 입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공천 파동에 민주당 ‘자중지란’…공세 기회 잡은 與

더불어민주당에선 비명계 현역의원들이 총선 공천 결과에 대대적으로 반발하면서 이재명 대표와 격돌하는 ‘공천 파동’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총선까지 불과 5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를 바라보고 있는 국민의힘은 쾌재를 부르는 모양새다.

당장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21일 논평에서 민주당 공천 파동 상황을 꼬집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의 절대 다수는 이 대표에게 쓴소리 했던 반대자이거나 잠재적 경쟁자다. 공당의 공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비정상적”이라며 “현역 의원 평가 기준엔 대표 법안 발의 건수, 본회의 및 상임위 출석률 등이 포함된다. 이 대표가 발의한 법안은 6건, 상임위 출석률은 35%로 본인의 평가점수부터 공개하는 게 상식”이라고 이 대표를 거세게 압박했다.

특히 윤 선임대변인은 “의원 평가에 반영된 여론조사를 실시한 업체의 정체 역시 의문투성이로 그간 민주당 조사에 잘 참여하지 않았던 업체들이 들어왔는데, 이 업체들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인연을 맺었던 곳이란 사실까지 밝혀졌다. 서서히 드러나는 이재명의 대장동식 사천의 윤곽을 보면 단순히 이 대표를 비판하는 이들을 잘라내는 게 아니라 호위무사가 되어주지 않을 거라면 남겨두지 않겠다는 의지”라며 “이 대표에게 충성 맹세한 원외 인사들이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구를 내놓고 노리고 있고 개딸이라는 강성 지지자들은 특정 지역구에 찐명 후보 꽂으라고 압력 넣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당의 공직 후보자 추천이 개인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말하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세력’의 모습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는데, 이런 가운데 홍 원내대표는 같은 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비명계 지역구 중심으로 비공식 여론조사가 실시됐다는 의혹에 관련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밝히고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며 공천 논란에 대해서도 “지도부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민주당 총선 공천 과정에 대해 원내대표 역시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을 에둘러 내비친 셈인데, 이 대표와 달리 여당을 이끌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천 심사대상인 현역 국회의원도 아닌데다 이미 스스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민주당으로선 국민의힘과 같은 (당 대표 정치이력 등을 직격하는) 방식으로 맞대응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선 국민의힘을 향해 “한 위원장의 공천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윤핵관에게 양지를 넘겨주는 ‘친윤불패’ 공천”이라며 맞불을 놓기는 했는데, 박성준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원조 윤핵관인 정진석, 윤한홍, 박대출 의원의 공천에 이어,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인 추경호, 권영세 의원도 공천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배현진, 이만희, 정점식 등 ‘윤심’ 외치던 친윤 초·재산 의원 등도 대거 포함돼 있다”며 “용산 출신 인사의 2/3가 국민의힘 현역의원이 있는 지역구를 공략한 것으로 나타났고 결과적으로 윤 정권과 용산 출신 인사들이 모두 영남 등 국민의힘 텃밭을 차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사당화”라고 역설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박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또 다른 브리핑을 통해서도 국민의힘 공천 결과를 꼬집어 “지난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 선고 받은 장영하 씨가 국민의힘 경기 성남수정 국회의원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았다. 불법선거운동으로 유죄 받은 공을 인정해 공천 주는 게 국민의힘의 시스템 공천인가”라며 “남을 향해 비방하고 헐뜯는 게 한동훈식 선거운동 방식이냐. 공천은 당의 선택이지만 투표는 국민이 한다. 비방과 정쟁만 일삼으며 총선 치르려는 국민의힘을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거듭 맹공을 퍼부었다.

◆ 잡음 낮은 與, 野와 대비 됐나…당 운영평가 ‘긍정적’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16일 의정부 제일시장을 방문하고 있다.ⓒ시사포커스TV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16일 의정부 제일시장을 방문하고 있다.ⓒ시사포커스TV

하지만 이 같은 민주당의 공세가 무색하게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7~19일 전국 유권자 1005명에게 실시해 21일 공표한 당 대표 직무평가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한 위원장에 대한 긍정평가는 48.8%, 이 대표에 대한 긍정평가는 38.9%로 나왔다.

또 정당 지지도에선 국민의힘이 한 달 사이 4.4%P 오른 42.8%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0.7%P 오른 29.6%로 나왔고, 비단 이 여론조사 뿐 아니라 에브리리서치가 뉴스피릿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유권자 1000명에게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는 직전 조사 때(2월 2~3일)보다 8.2%P 오른 43.2%, 민주당은 동기 대비 4.2%P 하락한 37.6%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에브리리서치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 위원장의 안정적인 공천 과정이 정당 지지도에 긍정적으로 반영됐고 민주당은 친명·친문 갈등, 사천 논란 등으로 지지층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고 해석했는데, 동 기관에서 내일이 총선 투표일이라면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지 물은 조사에선 국민의힘 후보를 택한 비율이 43.1%, 민주당 후보를 택한 응답자는 39%로 나왔고 위성정당 창당 가정 하에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는지 물은 질문엔 국민의힘 위성정당이 39.6%, 민주당 위성정당이 34.9%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엠브레인퍼블릭이 YTN의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이번 총선 지역구에서 투표할 정당을 물은 질문에 국민의힘 36%, 민주당 34%, 비례대표 예상 득표율에선 국민의힘 위성정당 31%, 민주당 계열 비례정당 25%로 나왔고 정당 지지율에선 국민의힘이 2주 전 조사 때와 동일한 37%였으나 민주당은 2%P 하락한 36%를 기록했다.

아울러 동 기관이 ‘어느 당 대표가 더 당을 잘 운영하나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조사에선 한 위원장 40%, 이 대표 30%로 앞서 한길리서치 조사 결과처럼 한 위원장을 긍정평가한 비율이 이 대표를 긍정평가한 비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심지어 이 조사에선 보수층 뿐 아니라 중도층에서도 한 위원장을 잘한다고 평가한 답변이 더 많은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급기야 총선 구도에서도 야당에 더 힘을 실어야 한다는 답변이 지난 2월 2주차 때 조사보다 3%P 낮은 44%로 떨어진 반면 여당에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비율은 4%P 오른 42%를 기록해 여야 간 격차가 2%P로 좁혀졌으며 총선 결과 전망에서도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것이란 답변은 동기 대비 5%P 하락한 31%로 떨어진 데 반해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은 6%P 급등한 26%로 집계됐다.

그래선지 한 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당 내부에서도 나쁘지 않은데, 하태경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비대위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우리 당의 근본적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용호 의원도 같은 날 저녁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한 위원장을 비롯해 우리 당이 공천작업을 무난하게 잘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고 (민주당) 이 대표가 공천 관련해 여러 잡음 때문에 우리가 상대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는 게 피부로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당초 약속을 번복하고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하는 대신 이번엔 진보당, 새진보연합 등과 함께 비례연합정당을 창당하기로 합의하다보니 21일 울산 북구 후보를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결정하자 당장 이 지역구에 출마한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반발하는 등 비례후보를 놓고서도 파열음이 일어난 반면 병립형을 주장해왔으나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 결정에 맞서 ‘국민의미래’라는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한 국민의힘에선 한 위원장이 “우리가 내는 비례정당 (후보는) 제가 책임지고 국민의힘이 책임지는 비례대표 후보가 될 것”이라며 단일정당 통제에 방점을 둬 잡음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비록 ‘리스크 최소화’와 같은 안정적 운영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보니 현역 의원 컷오프 비율도 최대 7명 이하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일각에선 ‘무난할 뿐 감동이 없다’는 시선도 없지 않은데, 일단 민주당처럼 계파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공천 파동이 국민의힘에선 표면상이나마 크게 일어나고 있지 않은 것만 해도 정치권에 처음 발을 내딛은 한 위원장의 이력을 감안한다면 당을 잘 운영하고 있다는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있다.

◆ 제3지대 분열, 與엔 긍정적…“합종연횡 막 내릴 때”

개혁신당 이준석 공동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 이 훈 기자
개혁신당 이준석 공동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 이 훈 기자

한편 최근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간 갈등 끝에 벌어진 제3지대 분열 사태도 국민의힘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데, ‘빅텐트’ 무산으로 제3지대 정당들이 총선에 제각각 임하게 되면서 거대 양당 구도를 흔들 동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됐을 뿐 아니라 민주당 공천 파동 여파로 탈당한 민주당 의원들이 이들 신당에 합류한다고 해도 민주당 지지층이 제3지대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질 뿐 국민의힘 지지층이 제3지대 정당으로 쏠릴 가능성은 높지 않아 국민의힘을 탈당했던 이 대표의 개혁신당에 대한 경계심을 이전보다는 누그러뜨릴 수 있게 됐다.

이렇듯 제3지대 분열을 자당의 호재로 본 국민의힘에선 21일 신주호 상근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개혁신당에 직격탄을 날렸는데, “총선 앞두고 정치적 이익 하나만 목표로 이념적 간극이 큰 상황에서 그 어떤 정책적 지향점이나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 없이 조급하게 모였으니 예견된 수순이었을 것”이라며 “개혁신당이라지만 개혁과는 거리가 먼 구태의 반복이었고 정치적 목적에만 충실하던 희대의 야합이자 최악의 동행은 우리 정치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발 더 나아가 신 상근부대변인은 “정당 보조금 사수를 위해 현역 의원 5명 확보를 위해 지급 기준일 하루 전 민주당에서 제명된 의원을 부랴부랴 입당시켜 6억6천만원을 지급 받았다. 개혁신당은 의석수 5석 미만이 될 경우 보조금 전액 반납할 것이라 했지만, 보조금을 돌려받을 뚜렷한 법적 절차도 없는 상황”이라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국고 보조금을 위한 꼼수를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했다. 우리 정치를 희화화하고 타락시키는 합종연횡은 이제 막을 내릴 때”라고 개혁신당을 맹폭했다.

비록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을 겨냥 “지난 2020년 선거에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에서 61억원의 선거보조금을 수령해갔는데 이번에도 위성정당으로 국고에서 빼갈 수십억원의 보조금을 쓸 것인지 반환할 것인지 입장을 밝혀라. 개혁신당이 수령한, 쓰지 않을 경상보조금의 몇 배가 될 것”이라고 응수했으나 제3지대가 이미 각자도생 상태로 접어든 이상 앞으로 총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국민의힘을 압박할 만큼 급등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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