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파열음, 이낙연-김종민 회의 도중 퇴장 “사당화” 비판
이준석 “사당화?, 이럴 때 쓰는 표현 아니야” 반박, 신경전 치열
개혁신당 파열음은 예고된 갈등?, 정치권 일각에서도 의견 분분
한동훈, 개혁신당 겨냥 “결국 돈 때문, 보조금 사기와 다름없어”

(왼쪽부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새로운미래의 중심축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민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새로운미래의 중심축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민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에서 이탈했던 세력들이 지난 설 명절 연휴 기간(9일)에 극적으로 제3지대 빅텐트론의 대통합을 이뤄내며 ‘개혁신당’ 명칭으로 새 출발을 했지만 선거 운동 총괄 지휘권과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합류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이 일면서 결국 공식 석상에서 정면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 관심이 집중됐다.

◆ 개혁신당 ‘내홍’ 수면 위로, 이낙연-김종민 회의 도중 퇴장 “이준석 사당화” 비판

1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선거 캠페인과 정책 의결권 등 총선 지휘권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이다가 새로운미래 출신의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반발해 퇴장을 한 가운데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총선 지휘권을 맡기는 안건이 통과되어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아울러 이날 최고위에서 당원 자격 심사위원회 설치의 건도 의결되어 이준석 공동대표가 당직과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던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가 자격심사를 받게 됐으며, 이밖에도 중앙당 산하 4대 위기 전략센터를 신설하고 센터장으로 이원욱 의원을 임명키로 했으며, 정무직 당직자 임명의 건과 관련해 1987년생의 홍서윤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을 국민소통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새로운미래 출신의 김종민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 운동 전체를 이준석 공동대표 개인한테 맡기는 것은 민주정당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이는 전두환이 나라 어수선하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만들어서 다 위임해 달라고 하는 것인데, 국회 해산한 것이랑 뭐가 다른가”라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회의 직후 백브리핑을 통해 “시간 관계상 네 번째 안건부터 표결했고,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위임의 건은 두 분(이낙연 공동대표, 김종민 최고위원)이 나가고 표결했다”고 밝히면서 “우려하는 바가 있어 반대의견을 주고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 같은 발표 이후에 이낙연 신당으로 불렸던 ‘새로운미래’는 곧장 공지를 통해 “오늘 개혁신당 최고위원회는 ‘이준석 사당’임을 공식적으로 의결했다”며 “선거의 전부인 선거 캠페인 및 정책결정에 대한 전권을 이준석 개인에게 위임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새로운미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사당화를 관철했다면,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한 것”이라며 “이는 지난 9일의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기에, 정권심판과 야당 교체에 대한 국민의 여망과 제3지대 통합 정신을 깨뜨리는 어떠한 비민주적 절차와 내용에도 반대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표명했다.

◆ 이준석, 사당화 지적에 “이럴 때 쓰는 표현 아니야” 반박, 신경전 치열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1차 최고위원회의를 열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1차 최고위원회의를 열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반면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새로운미래 측이 ‘이준석 사당화’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새로운미래를 제외한 4개 정파가 동의했던 것인데 보통 사당화는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하면서도 “그러나 이낙연 공동대표 의견을 무시하고 전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준석 공동대표는 “선거 운동 지휘 권한 위임은 속도감과 의외성을 살리는 취지이자 상호보완적으로 선택된 것이고, 표결이 진행됐을 때는 결과에 따라주는 것이 합리적인 자세인 것”이라면서 “새로운미래 측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의 뜻은 좀 더 강하고, 더 속도감 있는 리더십을 원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이준석 공동대표는 오늘 최고위의 표결 결과에 대해 “민주당 출신 의원이 많은 구조에서 기존 지지층이나 당원들의 의구심이 있었지만, 의견이 모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피력하면서 “이것을 어떻게 조정해서 공통의 목표로 나가게 하느냐가 이준석에게 주어진 리더십의 과제일 것이다. 이에 더해 대한민국의 위기라고 하는 것들은 나와 이낙연 공동대표 간의 다름보다 훨씬 중차대한 과제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심지어 이준석 공동대표는 갈등의 중심인물인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합류에 대해서도 “예를 들면, 이재명 대표는 범죄자라고 주장하면서 민주당에 가입하겠다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당원 입장에서 상당한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활동하고 싶다면 설명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사실상 반대의 뜻을 에둘러 시사했다.

◆ 개혁신당 파열음은 예고된 갈등?, 정치권 일각에서도 의견 분분

제3지대 대통합을 이뤄낸 개혁신당의 이낙연 공동대표와 이준석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함께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제3지대 대통합을 이뤄낸 개혁신당의 이낙연 공동대표와 이준석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함께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개혁신당의 갈등 양상에 대해 이미 합당 때부터 예견됐던 파열음이라고 보는 시선이 강해 보였는데, 즉 보수와 진보가 바라보는 가치와 비전의 방향성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에 어쩌면 화학적 결합 없이 통합한 세력들에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예고된 주도권 전쟁으로, 이러한 위기를 넘어서지 못하면 결국 분열할 가능성은 높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이렇듯 출범한 지 열흘밖에 안 된 개혁신당의 내홍은 점입가경이 되어가는 양상이었는데, 이와 관련해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일단 합당을 했으면 최선의 시나리오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좀 가는 것 같다”며 “근본 원인은 합당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가 정치적으로 궁지에 많이 몰렸다는 것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까 핵심 지지층의 반발, 특히 페니미즘(류호정)과 전국장애인철폐연대(배복주) 분들하고 같이 손을 합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함께 출연한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서로 깨지면 이번엔 공멸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접점을 찾아보자라는 노력을 강하게 할 것 같다”며 “지금 여러 가지 문제점은 상호에 대한 불신과 주도권 다툼인 것 같다. 또 건들면 안 되는, 넘으면 안 되는 선을 조금씩 조금씩 좀 넘어가는 것에 대한 피해 의식도 생각도 든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최수영 시사평론가도 이날 같은 방송에서 “원래 정당을 만들 때 객관적인 정치라는 건 없다. 누구를 대변하느냐에 따라서 그게 통합이 되기도 하고 투쟁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정당은 차별성과 자기만의 정체성을 갖게 되는 것”이라면서 “내재 된 갈등이라면 어느 쪽으로도 물밑에서 조율이 가능한데, 이게 드러나 버렸다. 더욱이 기존 지지층의 이탈 세력의 속도가 너무 빠른 상황이기 때문에, 빠르게 수습해야 되며 상징적인 수습책을 뭔가 해야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 개혁신당 때리기 나선 한동훈 “결국 돈 때문에 못 헤어지는 것 아니냐” 직격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편 이러한 개혁신당의 내홍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다소 반가워하는 듯한 기류가 흐르면서 공격에 나선 모습까지 보여줬는데, 실제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내홍에 휩싸인 개혁신당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며 “결국 돈 때문에 못 헤어지는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2월15일 기준으로 보조금 6억6천만 원이 개혁신당에 지급됐는데, 이건 큰 돈”이라면서 “그런데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된 돈을 받기 위해 그것도 하루 전날 민주당에서조차 내쫓았던 양정숙 의원을 영입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 비대위원장은 “생각이 전혀 같지 않았던 사람들이 위장 결혼하듯이 창당한 다음, 국회의원 숫자를 하루 전에 맞춰 돈(보조금)을 받아 가는 것은, 분식회계를 해서 보조금 사기를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게 정말 정치 개혁인가. 이건 기존에 있었던 대형 정당들도 창피해서 안 하던 방식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당 김용태 전 최고위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개혁신당의 갈등은 이제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지금 공약이라든지 선거 지위 갖고도 이렇게 싸우는데 비례대표 결정 권한을 가지고도 분명 크게 싸울 것”이라고 전망해 사실상 정치권 일각에서는 개혁신당의 내홍이 깊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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