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 이룬 개혁신당 ‘첫 지도부 회의’ 열며 안정적 출발
이준석 “가장 선명한 야당으로 우뚝 서서 대안 세력 될 것”
이원욱·조응천 ‘출마’ 선언, “태풍 진원지 만들 것” 자신감
투톱 체제의 개혁신당, 총선 성공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
깜짝 합당에 기존 지지층 이탈도 속출, 지지층 달래기 분주
한동훈 “일종의 영주권 얻기 위한 ‘위장 결혼’, 정체성 달라”
야권에서도 혹평 속 중도층 표심 분산 우려 목소리도 솔솔

제3지대 대통합을 이뤄낸 개혁신당의 이낙연 공동대표와 이준석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함께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제3지대 대통합을 이뤄낸 개혁신당의 이낙연 공동대표와 이준석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함께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설 명절 연휴 기간에 극적으로 제3지대 통합 빅텐트론 구축에 성공한 개혁신당이 지도부를 구성하고 첫 최고위원회의까지 가동하며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개혁신당이 거대 양당 정치에 맞설 대안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 대통합 이룬 개혁신당 ‘첫 지도부 회의’ 열며 안정적 출발, 총선판 변수로 급부상

앞서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9일 개혁신당·한국의희망·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4개의 제3지대 세력들은 합당을 선언하며 개혁신당을 당명으로 하는 대통합을 이뤄내 오는 4·10 총선 판도를 뒤흔들 주요 변수로 급부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13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1차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이 바라는 가장 적극적인 개혁은 지난 몇 년간 지속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의미 없는 경쟁의 종말”이라고 규정하며 “가장 선명한 야당으로 우뚝 서서 대안 세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이준석 공동대표는 “사법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에 몰입해 제1야당의 엄중한 책임을 방기한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상대할 수 없다”며 “평범한 시민들에게 검찰과의 일전을 강요하는 제1야당과 달리 논쟁적이지만 꼭 필요한 문제들은 개혁신당이 다루겠다. 알량한 사정·권력으로 자신의 세력을 다지는 것에만 몰두해 온 대통령에게 개혁신당이 가장 강한 견제 세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개혁신당은 이날 첫 회의에서 거대 양당 정치 타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는데, 특히 이준석 공동대표는 “사회개혁의 가장 큰 줄기는 양당이 표 계산 속에서 방치를 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숙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진단하며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줬다.

더욱이 이낙연 공동대표은 이날 회의에서 “무능하고 타락한 양당 정치, 지금의 윤석열 이재명 양당 정치를 바꾸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더 심각하게 망가질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을 투쟁과 분열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양당 독재 정치를 깨고 대화와 생산의 정치를 시작하자는 대의를 실현하는 데 우리의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거대 양당을 압박했다.

아울러 금태섭 최고위원도 “양당은 과거의 일을 놓고 국민의 삶과 아무 상관없는 문제로 싸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치는 미래를 바라보고 지금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그걸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하며 거대 양당 때리기에 힘을 보탰다.

이날 열린 개혁신당의 첫 지도부 회의에는 양향자 원내대표와 조응천·김종민·금태섭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철근 사무총장, 김용남·김만흠 정책위의장, 이훈 전략기획위원장, 허은아 수석대변인이 참석했는데, 양향자 원내대표는 당을 향해 “위기에 빠진 경제를 미래로 옮겨 놓을 대안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며 “우리는 새로운 나라를 위해 여기 모였다. 친윤이니 친명이니 하는 구태는 개혁신당에 있어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 이원욱·조응천, ‘출마’ 선언하며 중도층 표심 확보에 사력···“태풍 진원지 만들 것”

(왼쪽부터) 개혁신당 조응천·이원욱 최고위원과 이준석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이 최고위원의 총선 출마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왼쪽부터) 개혁신당 조응천·이원욱 최고위원과 이준석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이 최고위원의 총선 출마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무엇보다도 개혁신당은 오는 4·10 총선에서 거대 양당과 싸울 지역 선거구의 대진표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이날 이원욱·조응천 최고위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조응천은 남양주(갑)에서 이원욱은 동탄(화성시을)에서 개혁신당의 후보로 사즉생의 각오를 다지며 출마한다”며 자신의 현재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고, 이낙연 공동대표도 조만간 총선 출마를 위한 지역구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원욱·조응천 최고위원은 이날 회견에서 “거대 양당처럼 위성 정당이 없는 우리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후보를 한 명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 각자 지역구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구까지 선한 기운을 널리 전하도록 최선을 다해 개혁신당의 표를 모으겠다”며 “막 불기 시작한 개혁신당의 바람이 전국의 모든 지역구에서 불 수 있도록 태풍의 진원지를 만들어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국민이 60%를 넘나드는데 민주당 지지율은 고작 30%대 초·중반에 갇혀있고, 바로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해 모두 비판적인 그리고 거대 양당 모두를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이 25%대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혐오 정치를 끝내고 제3지대 정당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조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 중 그 도구로 민주당을 신뢰할 수 없는 이들이 제3지대를 갈망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정치 주역들의 못난 모습에도 차악 선택을 강요당하는 국민들은 양당에 30%대의 지지율을 보내고 스스로 좌절하고 있는데, 제3지대가 하나로 뭉쳐 유권자들에게 확실한 선택지가 될 수 있어야 양당의 강고한 지지율을 위협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중도층 민심 흡수에 사력을 다할 것을 예고했다.

심지어 이준석 공동대표는 두 최고위원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력을 다해 후보들이 선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자신과 이낙연 공동대표의 출마설에 대해서도 “각자 호남이나 영남 등 상징적인 곳에서 선거할 것인지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과 벨트를 이룰지 등은 판단되는 시점에 알릴 것”이라고 입장표명을 했다.

더군다나 이낙연 공동대표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총선 목표와 관련해 ‘국회 의석수 최소 30석 이상 확보’를 밝히며 “그래야 거대 양당의 횡포를 막을 수 있다. 양당 어느 쪽도 제3대안 세력의 동의를 얻지 않고는 어떠한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하게, 중요한 법안일수록 제3세력의 동의를 얻어야만 통과되게끔 하는 것이 1차 목표다”고 힘주어 말했다.

◆ 투톱 체제의 통합 이뤄낸 개혁신당, 총선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다만 총선이 50여 일 남겨진 상황에서 양당 중심의 정치 구도를 타파하여 새로운 정치 대안 세력으로 자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투톱 체제’의 통합을 이뤄낸 개혁신당이 합심하여 중도층의 민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미지수인 상황이라고 정치권의 전망했는데, 이는 4개의 신당 세력들이 합당하면서 기존 지지층에서 반발음이 이어지는 모습이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개혁신당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제3지대 대통합에 반발하며 탈당 처리 요구를 하고 있었는데, 이는 각각의 세력들이 내세워 온 정치 성향이 컸던 탓에 어쩌면 기존 지지층의 반발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날 개혁신당은 지지층을 향한 사과와 함께 지지층 달래기에 분주한 모습도 함께 보여줬는데,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저희 내부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차이는 지혜롭게 관리하고 공통점은 키워나가겠다”고 약속했으며, 이준석 공동대표도 “우리 당이 더 많은 동지와 더 강한 힘으로 개혁의 길로 나아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통합 과정에서 소통 절차의 미흡함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우려를 하신 당원과 지지자께 죄송하다는 사과와 더 잘하겠다는 다짐을 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지지층의 갈등을 봉합하는 산을 넘는다고 하더라도 개혁신당의 내부 구성원들이 그간의 정치 노선의 차이를 좁혀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는데, 실제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당은 지향점과 정체성이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혁신당의 대통합에 대해 “일종의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 결혼’ 비슷한 것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무엇보다도 한 비대위원장은 개혁신당의 구성원에 대해 “정체성과 지향점이 다른 사람들”이라고 규정하면서 “선거에서 배지를 다는 방법을 찾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평가절하했고, 같은당 윤재옥 원내대표도 전날 열린 설민심 평가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보기에는 불안불안하다”며 “과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연착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장예찬 전 최고위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제 3지대가 늘 그래왔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심할 정도로 말이 좋아서 다양한 이념이지, 아예 생각이 다른 분들이 그냥 총선 때문에 억지로 뭉쳐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 당의 정체성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는 게 불가능하다. 지금 개혁신당은 말이 잡탕밥이지, 사실상 못 먹는 음식들을 섞어놓은 것 같다”고 부정 평가를 내렸다.

◆ 야권 진영에서도 혹평 속 ‘중도층 표심 분산’ 우려 목소리 솔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과 평가의 결을 함께하면서도 야권의 표심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 나왔는데, 실제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설민심 평가 기자간담회에서 “(개혁신당의 대통합은) 좋게 얘기하면 다양하고, 나쁘게 표현하면 혼란한 정치 세력의 영합 수준”이라면서도 “야권에 새로운 정당이 하나 나타났다는 것은 정권심판론이 높게 나오지만 그 일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같은당 김두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추격이 거세고, 개혁신당이 중도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당을 향해 “민주당의 위기이자 이재명 대표의 위기다. 민주당은 국민의 변화 요구에 답하지 않으면 30% 가까운 중도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나눠 가지고 민주당은 강성지지층만 가지고 제2당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지어 기존 군소 정당에서도 대통합을 이뤄낸 개혁신당의 출현에 대해 우려한 듯 비판을 쏟아내며 대립각을 세운 모습을 보였는데, 실제로 김찬휘 녹색정의당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가치도 지향도, 그동안의 행적도, 공통분모가 전혀 없는 이 7~8개의 정치세력이 하루아침에 합당을 하는 사태에 국민들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들의 공통점이 없지는 않다. 기득권 거대양당 등 기존의 원내정당에서 떨어져 나온 세력들이라는 점”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김 공동대표는 “개혁신당은 당명과 공동대표가 있을 뿐 당의 강령도 기본정책도 당헌, 당규도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과거에도 그런 정당들이 많이 있었다. 바른정당, 열린민주당 등 기존 정당의 가치와 지향에서는 별 차이가 없는 정치인들이, 기존 정당의 권력을 차지하지 못하거나 공천탈락 위기에 직면하여 정당을 분리한 것이다. 이런 정당들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분열과 합당을 거듭하다가 결국은 기득권 양당 속으로 다시 포섭되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혁신당의 유일한 공통 가치는 반윤·반명이라는 안티테제”라면서 “상대방의 무능과 상대방에 대한 혐오에 기초한 기득권 양당은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국민들의 염증을 낳게 되어 있다. 또한 그 정당은 다시 양당 중 하나로 기어 들어가게 되어 있다”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김 공동대표는 “결국 이 정당은 거시적으로 볼 때 기득권 양당 체제가 자기 위기를 해소하는 과정의 부산물이고, 기득권 양당을 강화하는 정치 시스템의 자가발전인 것”이라고 혹평하면서 “개혁신당은 개혁도 아니며 새롭지도 않다. 오직 권력과 의원직을 탐하는 원내정당 이탈자들의 ‘비굴하고 비겁한’ 야합에 불과하다고 역사는 기록할 것”이라고 맹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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