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된 조국신당, 창준위 출범···조국 “저는 수만 개의 화살을 맞은 몸”
반응 엇갈린 야권, 유시민 “野에 손실 없어” vs 유인태 “민주당에 불리”
국민의힘, 조국신당에 비판 속 환영?···김경율 “曺실형 받은 잡범에 불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5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조국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사진 /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5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조국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신당 창당 행보에 나서는 세력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제3지대 보수·진보 대통합을 이뤄낸 개혁신당에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도 출범하여 원내 제3당 쟁탈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 가시화된 조국신당, 창준위 출범···조국 “시대 정신은 검찰 독재정권 심판”

조 전 장관은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에서 창준위 출범식을 가지면서 “진보 성향이 분명한 원내 제3정당의 역할이 중요한데,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으로 정체성이 불분명한 당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원내 제3당이 돼 제대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눈치 보지 않는 당당한 원내 제3당이 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총선의 시대 정신은 검찰 독재정권 심판”이라고 규정하면서 “전국 모든 지역구에서 정부 심판이냐 지지냐를 두고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하며, 저희 당도 그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엇보다도 조 전 장관은 “저는 수만 개의 화살을 맞은 몸이다. 상처가 많고 흉터가 깊다”면서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그대로 있으란 말만 하지 않으시면 수십만 개의 화살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전쟁터라 해도 두려움 없이 맞서겠다”고 강한 정치 참여 의지를 내보였다.

아울러 일부 야권에서 조국신당 출범이 총선에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과 우려의 목소리도 의식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는 “총선이 끝난 후에도 민주당의 발목을 잡거나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당이 되지 않고,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한 발 더 빨리 행동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다짐해 사실상 민주당 2중대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셈이 됐다.

한발 더 나아가 조 전 장관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 여러분이 지역구 외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민주당과 연합하라고 하면 그렇게 노력하겠다”며 “반대로 지역구에서 정확한 1대1 정권 심판 구도를 만들고 비례에서 경쟁하라고 하면 그렇게 따르겠다”고 밝혀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준위성정당인 통합비례정당에도 합류할 의사가 있다는 점도 공개 선언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출범식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그는 인재 영입 기준에 대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신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께 신의를 지키는 사람,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사람, 그런 좋은 분을 모셔 오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조 전 장관은 이날 출범식을 마친 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까지 마쳤는데, 그는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과의 공조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저희 신당의 목표는 윤석열 정권의 조기종식”이라고 거듭 밝히면서 “어떤 방법이 윤 정권 조기종식에 효과적인가 그 문제를 중심으로 판단할 것이고, 지역구나 비례, 민주당이나 신진보연합 등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는 국민들의 마음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더해 그는 이날 대전 현충원 참배에 나선 배경에 대해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난 뒤에 마치 홍범도 장군을 좌파, 빨갱이로 몰아세우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고, 육사 교정에서 동상이 이동돼 버리는 정말 황당무계한 사건이 벌어졌다”며 “더욱이 해병대원인 채 상병의 슬픈 죽음에 대해 제대로 밝히지도 못하고, 책임자가 처벌되지 못한 상황을 상기하면서 참배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는데, 특히 그는 현충원 추모록에 “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지킨 대한민국의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좋은 정당을 만들겠습니다”라고 글을 적어 확고한 신당 창당 의지를 거듭 보여주기도 했다.

◆ 반응 엇갈린 야권, 유시민 “野 진영에 손실 없어” vs 유인태 “민주당에 불리”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좌)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우). 시사포커스DB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좌)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우). 시사포커스DB

다만 야권에서는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행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전날 방송된 유튜브 ‘매불쇼’에서 “온 가족이 다 사냥당한 것이다. 검찰권이라는 칼을 가지고 무력하게 사냥당한 케이스”라면서 “(조 전 장관은) 정치의 영역, 정당의 영역, 선거라는 공간, 무기 대등의 원칙이 적용되는 무대에서 싸워보고 싶은 것”이라며 “나라도 이렇게 한번 싸워보고 싶었을 것 같다”고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이어 유 전 이사장은 민주당 득표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조국 신당이) 비례대표에 집중하는 정당이라면, 검찰 독재정권을 종식하기를 원하는 진영 전체로 보면 손실 날 것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조국 신당은 진영 대 진영 선거 판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항공모함 같은 굼뜬 조직이 잘하지 못하는 별동대, 기동 타격대 같은 게 하나 있었으면 하는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면이 있는 그런 정당인 것”이라고 되려 환영했다.

반면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조국신당은) 아무래도 민주당에게 좀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이 제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 간다. 자녀 ‘스펙’ 쌓기를 하다가 그런 건데, 그렇다고 그동안 한국 사회의 지도자적인 위치에 있던 학자였던 사람이 억울해서 복수한다고 당을 만드는 발상을 한다는 게 저는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유 전 총장은 “다만 (입시 비리를 저질렀다고 해서) 가족들이 징역까지 살 만한 거였나 싶어 가혹하다는 생각도 든다. 더군다나 당시 특목고 입시 제도상 능력이 되는 집은 다 하던 관행이었다고 하는 사안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탄압을 좀 가혹하게 받아 그런 동정심은 있을 수 있지만, 뭐 그렇게 거룩한 일을 했다고 그 팬덤을 믿고 지금 창당하겠다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혹평했다.

또한 민주당에서 탈당해 원내 제3정당을 꾀하고 있는 제3지대의 개혁신당에 합류한 진보 성향의 이원욱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의 방탄도 질리는데 (이제) 조국 방탄까지 봐야 하는 것인가”라고 한탄하면서 “진보진영은 (또다시) 조국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출마 선언 이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것에 대해서도 “진보가 가치와 비전으로 삼아온 노무현 정신과 김대중 정신이 조 전 장관의 ‘욕심의 정치’에 이용당하는 모습에 한탄하게 된다”고 쏘아붙이면서 “조 전 장관은 부끄러움이 먼저여야 한다. 멈춤으로 자신을 돌아보시길 바란다. 반성과 성찰이 먼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 국민의힘, 조국신당에 비판 속 환영?···나경원 “방탄 배지, 與에 득 될 것”

(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나경원 전 원내대표, 조정훈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나경원 전 원내대표, 조정훈 의원. 시사포커스DB

한편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새로운 총선 변수로 급부상한 조국신당 창당에 대한 비판하면서도 내심 반가움을 표하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됐는데, 실제로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단수 공천된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하여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행보에 대해 “방탄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국민들께서 기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싶고, 그렇게 되면 오히려 국민의힘에는 득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은) 이재명 대표 케이스와 마찬가지다. 이 대표도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계양으로 옮겨서 국회의원 배지를 어떻게든 단 거랑 똑같은 케이스”라고 지적하면서 “말도 안 되는 선거제가 계속되고 있다. 제가 위성 정당 그것 때문에 20대 국회 때 단호한 반대를 했던 건데, 21대에 이어 22대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정말 불행한 의회주의 역사다. 또 (위성정당의 폐해로 인해) 태어나고 당선된 분들이 최강욱·윤미향 의원 아니냐. 그런데 조국 전 장관은 최강욱·윤미향 그 이상이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서울 마포갑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하여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행보와 관련해 “조 전 장관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선언했는데 대체 무슨 법을 만들고 싶으신 것이냐, 입시 비리를 허용하는 국가를 만들고 싶은 것이냐”고 꼬집으면서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 목적에 대해 “본인 개인의 명예회복이나 4년 동안의 달콤한 면책 특권을 누리고 싶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지금 조 전 장관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다. 배우자나 따님도 불가능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말릴 의사가 없는 것 같다”고 씁쓸해하면서 “조 전 장관이 정치적 판단을 할 때 무리수를 뒀다. 앞으로 정치 역사에 조국이라는 이름이 굉장히 희화화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상황을 짚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마찬가지로 비판에 가세했는데, ‘조국 흑서’의 저자인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비대위회의에서 조 전 장관을 겨냥해 “조 전 장관은 입시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잡범”이라면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일개 잡범에 불과하다”고 공격을 가했다.

이어 김 비대위원은 조 전 장관이 전날 광주 5·18 묘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광주사태로 인한 광주시민의 고통을 언급하며 ‘저와 제 가족이 겪은 고통을 다시금 떠올렸다’고 한 발언에 대해 “광주를 능멸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가 이번 총선에서 청산하려는 것은 민주당의 부패세력이다. 민주당에 볼모로 잡힌 독립운동과 광주 5·18 정신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공세했다.

이에 더해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재판을 받거나 수사를 받는 중에 있는 민주당 인사들이 총선 출마와 신당 창당 선언을 하는 상황과 관련해 “민주당은 22대 국회를 ‘소도(蘇塗) 국회’로 만들 건가”라고 쏘아붙이면서 “범죄자들이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는 것은 결국 국회의원 배지만 있으면 똘똘 뭉쳐서 검찰 수사도 사법 판결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금 파렴치한 범죄자뿐만 아니라 한미동맹 파기 주장, 천안함 음모론을 퍼뜨리는 반국가 세력까지 다 모아서 아예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중인 것”이라면서 “어쩌다 대한민국 국회가 방탄 벙커가 됐는지, 정말 부끄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공격에 가세해 결국 조국신당은 여당의 따끈한 공격 소재를 제공해 준 모양새였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국신당의 출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짚으면서 앞으로 원내 제3정당을 목표로 하는 제3지대의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하여 누가 원내 제3정당 자리를 차지할 것인지 제3지대들이 펼칠 경쟁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