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갑, 12년 동안 86운동권의 아성…마포갑 내려놓고 험지 출마”

이용호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용호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마포갑 출마를 내려놓고 험지인 서대문갑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 내 유일하게 호남(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을 지역구로 둔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지난해 6월부터 서울 마포갑 총선 출마를 준비해왔다. 서울 승부처 가운데 한 곳인 마포갑에서 승리해 제가 선택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싶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4명의 전·현직 의원이 한 곳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 수도권 승리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심하는 중앙당 지도부로부터 당을 위한 헌신을 요청받고, 고민 끝에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위해 선당후사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 마포갑의 경우 국민의힘에선 당 인재영입위원인 조정훈 의원과 최승재(비례대표) 의원,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인데, 결국 이런 상황 속에 당의 요청을 받은 이 의원이 출마 지역을 바꿔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 지역으로 꼽힌 서대문갑에 도전하겠다고 이날 회견을 열게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울 서대문갑은 운동권 출신인 4선의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인데, 이 의원은 “서대문갑은 지난 12년 동안 삽자루 한번 잡아보지 않은 86운동권의 아성이었다”며 “운동권 지역을 탈환해 운동권 특권세력을 청산하는 데 앞장서겠다. 21대 총선에서 호남 유일 무소속으로 당선됐던 열정과 패기로 윤 정부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위해 서대문갑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 당에서 여러 차례 (출마지 변경) 요청이 있었다. 수도권 승리를 위해선 자원이 배분되는 게 좋고, 좀 더 정치를 오래 하고 경험도 많고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제가 당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지역구 변경과 관련 “섭섭한 측면이 왜 없겠습니까만 당의 승리를 위해 할 말을 하지 않겠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당에서 서대문갑 지역구를 특정했느냐’는 질문엔 “그런 것은 아니고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소통했다. 한강벨트가 아니라 소위 말하는 훨씬 양지인 지역구로 논의한 바도 있었지만 제가 정치는 명분 있게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답했으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논의된 사항인가’란 질문엔 “모든 것은 당에 공유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서대문갑에는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선 전담 변호사였던 강철구 예비후보와 김경희 예비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혔으며 혁신위 종료 당시 총선 출마할 뜻이 없다고 했었던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역시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여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 의원은 인 전 혁신위원장이 추가로 공천 신청하면 경선을 치르는지 묻는 질문엔 “더 이상 답변드리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촬영 편집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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