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판도 흔들 최대 변수는 제3지대, 여론도 상당히 우호적
중텐트 꾸려진 제3지대, 개혁미래당과 대치 전선 펼치는 이준석?
제3지대 빅텐트 성사 가능성 열려 있어, 허은아조응천 이구동성
신당행 합류 인사 더 많아질 분위기, 제3지대 승리 조건은 빅텐트?

개혁미래당 창당을 준비중인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좌)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개혁미래당 창당을 준비중인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좌)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4·10 국회의원 총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거대 양당 정치 싸움에 피로감을 느낀 무당층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제3지대 신당이 주목받으며 하나의 정치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거대 양당 정치에 맞설 제3지대 통합 빅텐트론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더 커 보인다.

◆ 총선 판도 흔들 최대 변수, 제3지대 승리 바라는 여론도 상당수

1일 여론조사전문회사인 한국갤럽이 세계일보의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4·10 총선에서 어느 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5%는 더불어민주당이, 32%는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답한 반면에 ‘제3지대가 돼야 한다’는 응답도 24%로 높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9%, 더불어민주당 37%, 지지하는 정당 없음 17%로 기록됐는데, 이 점을 고려한다면 제3지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없다고만은 볼 수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제3지대는 이번 총선 판도를 흔들 주요 변수로 작용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이다.

더욱이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투표 희망 정당을 묻는 질문에서도 ▲국민의힘 35% ▲민주당 33% ▲개혁신당 8% ▲이낙연 신당 4% ▲기본소득당 4% ▲정의당 3% 순으로 집계되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100% 무선의 일대일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1%였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p)였으며,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 빅텐트 아닌 중텐트로 꾸려진 제3지대, 이준석 “개혁미래당에 실망” 대립각

지난달 28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양향자 원내대표가 함께 라바를 타고 정책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 오 훈 기자
지난달 28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양향자 원내대표가 함께 라바를 타고 정책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 오 훈 기자

현재까지 제3지대에 나선 여러 신당들은 이념 성향에 따라 뭉치는 양상을 보이면서 ‘빅텐트’가 아닌 ‘중텐트’로 꾸려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심인 개혁미래당(가칭)이 제3지대에서 양강 구도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일각은 관측했다.

그래서인지 초반 거대 양당과 맞대응을 펼칠 총선 구도로 기대됐던 제3지대 통합 빅텐트론은 시간이 갈수록 동력을 잃어가는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는데, 더군다나 양강 구도의 신당 세력들이 서로 간의 주도권 다툼을 하는 듯한 양상까지 보여주고 있어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가 하나의 빅텐트로 통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점점 더 커지는 듯한 기류가 흘렸다.

이와 관련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1일 전남 순천시 조곡동 조훈모과자점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탈당파의 현역 의원들이 이끄는 개혁미래당을 향해 대치 전선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실제로 이 대표는 “개혁미래당에 굉장히 실망했다”며 “지금은 그냥 거기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랑 다를 바가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이 대표는 “사실 제3지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금의 기존 양당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했을 때 당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그래서 저희는 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고, 기성 정당들이 덩어리만 크다고 해서 흘려보내던 그런 위기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언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런데 개혁미래당에 굉장히 실망했던 것이 무엇이냐면, 이분들이 대안을 놓고 ‘우리의 교통 복지 공약은 이것이다, 우리의 병력수급 정책은 이것이다’ 이러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분들이 방송 나오면 이준석 이야기밖에 안 하고 있는데, 이건 국민의힘에서도 마찬가지로 있었던 문제였다. 선거대책위를 하라고 했더니만 ‘이준석 대책위’를 하고 앉아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제3지대를 하겠다는 개혁미래당이 왜 거기 와서 ‘이준석 때문에 통합이 안 된다, 이준석의 교통 공약이 어떻다’라며 왜 이준석 이야기만 하는 건가. 어떤 개혁을 하고 싶은지 대한민국을 개혁해야지, 왜 이준석을 개혁하려고 달려드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저는 그분들에게 개혁을 당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분들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개혁할지 이야기했을 때, 또 우리보다 나은 의견이 있고 우리와 합쳐서 좋은 의견 낼 게 있다면 같이 가는 것이다”고 잘라 말하면서 개혁미래당을 향해 “개혁 동력을 만들어서 이름에 맞게 당을 운영했으면 한다”고 직격하며 대치 전선을 형성했다.

◆ 제3지대 통합 빅텐트론 성사 가능성에 ‘희망의 끈’ 놓지 못하는 신당들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좌)과 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우). 시사포커스DB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좌)과 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우). 시사포커스DB

반면 같은당 허은아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하여 ‘제3지대 빅텐트론 성사 가능성’에 대해 “개인적으로 90% 이상이라고 본다”면서 “주변에서 ‘주도권 싸움을 한다, 누가 지지율이 높으니 큰 소리를 낸다’는 말들을 하고 있지만 (제3지대 통합 논의는) 사소한 이유로 조금 지연되고 있을 뿐이고, 사실은 긍정적으로 잘 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해 제3지대 통합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임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허 최고위원은 “아무래도 국민의힘에 있던 분과 민주당에 있던 분들이 함께 만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볼 때도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차이점을 어떻게 풀지, 추구하는 정치가 어떻게 합의되는지의 과정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부연해 사실상 서로 간의 소통과 토론이 부족한 상황임을 시사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탈당파의 현역 의원인 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제3지대 빅텐트 성사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빅텐트 완성 시점에 대해 ‘2월 중하순’ 경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실제로 조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제3지대 빅텐트론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대립 전선을 펼치는 것에 대해 “이준석 대표가 말로는 가끔씩 ‘저거 뭐지’라고 (부정적이면서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하지만 내심은 (통합하려고) 한다”며 두둔하면서 애써 부인했다.

아울러 조 위원장은 현재 제3지대가 통합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 배경에 대해 거대 양당에서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꼽았는데, 그는 “어쨌든 민주당은 지금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거의 100% 가는 것 같다”며 “그렇다면 각 (3개의) 권역별 15~17석 정도가 비례 의석수가 되기 때문에, 15석이라 치면 1석 얻으려면 총선에서 7% 정도는 받아야 되는 건데, 제3지대가 갈라진 상황에서는 7%를 받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조 위원장은 “이 대표도 어느 쪽이건 갈라져서 7%를 받을 수 있겠느냐에 대한 확신이 없을 것이기에 아마 결국은 빅텐트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부연하면서 “지금도 계속 물밑작업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 제3지대 신당 속속 합류하는 정치권 인사들, 빅텐트 성사는 불가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이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훈 기자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이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훈 기자

한편 제3지대의 양강 구도로 부상한 개혁신당과 개혁미래당에 합류하려는 정치권 인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한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오늘도 광주에서 30·40대 총선 출마 예정자 2명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신당에 입당했다.

최현수(48) 전 국민의힘 광주 서구을 사무국장과 박진우(31)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지방선거 출마자특별위원장은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서 탈당하여 개혁신당에 입당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최 전 사무국장은 “광주에서 개혁신당이 3당 정치를 이끌어갈 제1의 대안임을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박 전 위원장도 ‘고이다 못해 썩어버린 민주당이다, 지금의 국민의힘에서는 더이상 개혁의 희망을 품을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광주시민이면 누구든지, 특정 세력에 의해 목소리를 내는 걸 가로막히지 않고 가감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개혁신당에서 다시 시작해 보겠다”고 선언했다.

더 나아가 이 두 사람은 “50여 명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신당에 동반 입당한다”며 “현재 광주에만 3000여 명이 온라인을 통해 개혁신당에 입당했다”고 덧붙이면서 제3지대 세력 규합에 힘을 보탰다.

더군다나 호남이 텃밭인 민주당에서도 대거 제3지대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는 분석들이 이어졌는데, 이는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으로 나뉘어져 공천 싸움이 벌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민주당이 ‘하위 20%’ 현역에 대한 고강도의 페널티 규정을 발표되어 여기서 낙천한 현역 의원들이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3지대 신당이 ‘기호 3번’을 받기 위해서는 현역 의원의 유입 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낙천한 현역 의원들의 합류가 신당 측에서도 불리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또한 민주당에서 낙천한 인사들은 개혁미래당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역 의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개혁신당에서는 현역의원의 유입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보완적 관계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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