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한국의희망과 합당한 이준석 개혁신당, 합의문에 공약 발표까지
이낙연 새로운미래와 민주 탈당파 미래대연합, 내달 4일 공동창당 선언
이준석 vs 이낙연, 신당 당명 ‘개혁’ 단어 사용 두고 신경전 벌어져 눈길
제3지대 양강 구도 형성에 ‘통합 회의론’도 솔솔, 빅텐트론 물 건너가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좌)와 가칭 개혁미래당 신당 창당을 앞두고 있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좌)와 가칭 개혁미래당 신당 창당을 앞두고 있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오는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가운데 그간 관심이 모아졌던 제3지대 빅텐트론이 일단 이념 성향에 따라 가치를 연대하는 방식으로 신당 세력들 간의 ‘중텐트’가 꾸려지는 듯한 기류가 흐르면서 급기야 서로 주도권 경쟁의 갈등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어 사실상 제3지대가 하나의 빅텐트로 통합될 가능성에서 점점 더 멀어진 듯한 분위기가 엿보였다.

◆ 제3지대 한 축 된 ‘이준석-양향자’ 개혁신당, 차별화된 공약 발표하며 존재감 과시

현재 제3지대는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이 합당을 이뤄내 제3지대의 한 축으로 탄생했고, 다른 한 축으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의원들이 이끄는 미래대연합이 가칭 ‘개혁미래당’이라는 신당의 이름으로 다음달 4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함께 열겠다고 밝혀 29일 현재 총선판을 흔들 제3지대의 핵이 두 갈래로 재편된 듯한 양상이다.

먼저 개혁신당의 경우,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과 윤미혜 한국의희망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합당 합의문을 발표했는데, 총선 전까지의 통합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하고 슬로건은 ‘한국의 희망’으로 한다고 발표했으며, 총선을 끝마친 이후에는 당명을 ‘한국의희망’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개혁신당 측은 당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원내대표는 유일한 현역 의원인 양향자 의원이 맡기로 합의했고, 당헌은 개혁신당의 당헌을 중심으로 개정하며 정강·정책은 한국의희망 측의 내용을 우선시하기로 했다고 함께 전했다.

더욱이 개혁신당 측은 이날 공약도 함께 발표했는데, 핵심은 2030년부터 여성도 군 복무를 해야만 경찰·소방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약이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와 양향자 대표가 28일 트럭을 타고 길거리에서 개혁신당의 정책 홍보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 / 오 훈 기자
이준석 대표와 양향자 대표가 28일 트럭을 타고 길거리에서 개혁신당의 정책 홍보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 / 오 훈 기자

이와 관련해 이준석 대표는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부담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대한민국 시민의 절반가량만 부담했는데, 이제 나머지 절반은 조금씩 더 부담해 나가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며 “경찰, 해양경찰, 소방, 교정 직렬에서 신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성과 여성에 관계없이 병역을 수행할 것을 의무화하겠다. 단, 병역을 수행하기 어려운 일부의 경우만 예외를 두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는 병력자원 감소의 궁여지책으로 120㎏의 몸무게를 가진 고도 비만자도 징집해 휴전선 철책에 세우겠다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개혁신당은 병력자원 상황과 제도의 정착 추이에 따라 다른 직렬에도 점진적인 복무 의무화 제도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젠더 이슈를 꺼내 들고 나서 개혁신당만의 차별화된 공약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무엇보다도 양향자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총선 전 빅텐트가 필수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국민은 양당의 극단 정치에 균열을 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그 균열은 빅텐트로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창당하고 다시 합당해서 선거를 치르기에도 일정이 빠듯한 상황이다”고 말해 사실상 제3지대 빅텐트론의 성사 가능성은 힘들다고 판단한 상황임을 에둘러 시사했다.

◆ 제3지대 또 다른 핵심축 ‘이낙연-민주당 탈당파’ 개혁미래당, 중텐트 꾸리기 박차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반면 전날 제3지대의 또 다른 큰 핵심축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고리로 한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 3인의 현역 의원이 이끄는 미래대통합이 내달 4일 가칭 ‘개혁미래당’이라는 이름으로 하여 공동 창당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제3지대 민심잡기 공략에 나선 모습이었는데, 이들은 전날 통합선언에서 “이번 주부터 개혁미래당의 정강 정책과 선거공약을 이번 주부터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개혁미래당은 일단 ‘이준석표 개혁신당’에 비해 현역 의원 확보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황으로 제3지대 파워 게임에서 막상막하의 경쟁 구도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는 일각의 분석이 지배적이었는데, 특히 신경민 새로운미래 국민소통위원장도 전날 국회에서 열린 합당선언 기자회견에서 “빅텐트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논의도 거칠 생각이다. 하지만 중텐트가 빅텐트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사실상 자신들만의 탄탄한 텐트 꾸리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셈이 됐다.

더군다나 각자의 텐트 꾸리기에 나선 양측의 신당 세력들은 당명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도 보여주어 이목을 끌었는데,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민주당 탈당 인사들이 가칭 ‘개혁미래당’을 당명으로 하여 창당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무임승차’ 발언을 하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즉, 당명에 ‘개혁’ 단어를 자신들이 먼저 썼다는 것을 피력하면서 대치 구도를 형성하고 나선 분위기가 감돌았다.

다만 이낙연 전 총리는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의 공동창당에 합의한 것을 알리면서 “당명은 임시로 ‘개혁미래당’으로 정했지만 국민 공모를 통해 정식 당명을 확정할 것”이라며 “뜻있는 여러분의 좋은 의견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여 향후 당명이 바뀔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는 향후 개혁신당과의 빅텐트를 이룰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기에 ‘개혁’을 매개체로 해 뭉칠 수 있는 방향을 열어둔 것이며, 반대로 만약 개혁신당과 합당 불발로 빅텐트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도 큰 만큼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를 모든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신중함에서 나온 판단을 한 것일 수 있다고 일각은 풀이했다.

◆ 제3지대 개혁신당과 개혁미래당, 당명 ‘개혁’ 단어 두고 신경전 치열

붉은색의 넥타이를 맨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푸른색의 넥타이를 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붉은색의 넥타이를 맨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푸른색의 넥타이를 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하지만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문화회관에서 열린 충북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준석 대표가 당명의 ‘개혁’ 단어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낙연 위원장은 “마포의 최대포 집은 원조가 있을지 몰라도 개혁이라는 단어에는 원조가 없다”며 “공공이라는 이름에 독점권을 주장한다면 하늘에 있는 공기에 등기한 것처럼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핀잔을 놓기도 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이날 개혁신당 못지않게 자강에 주력하는 모습도 함께 보여줬는데, 실제로 이낙연 위원장은 이날 충북도당 창당대회에 “미래대연합 동지들이 큰 결심을 해서 서로 ‘하나’가 되기로 했다”고 강조하면서 “민주당이 방탄하느라 못한 정권심판을 우리가 하겠다. 우리가 하나가 돼서 하려고 하는 것은 깨끗한 정치를 하고, 죄지으면 처벌받겠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낙연 위원장은 “우리는 잘못하면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겠다. 이리저리 꾀부려가면서 재판 연기하고 그런 짓거리 하지 않겠다”며 “몇 사람 정치인을 살리기 위해, 진영 이익을 위해 목매달지 않겠다. 오직 국민만 섬기고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 국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이 위원장은 “민주당은 의석수를 갖고 방탄하지만, 대통령은 거부권을 갖고 방탄을 해 방탄 사돈지간이 됐다”고 비꼬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데 이 사람들은 대한민국은 방탄공화국이라고 헌법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힐난하며 거대 양당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 빅텐트론 성사 가능성에 쏠린 눈, 제3지대 양강 구도에 ‘통합 회의론’ 솔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에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왼쪽부터)이준석 위원장-양향자 대표-이낙연 전 대표-금태섭 공동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에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왼쪽부터)이준석 위원장-양향자 대표-이낙연 전 대표-금태섭 공동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한편 거대 양당 정치에 맞서야 하는 제3지대가 양강 구도로 흘러가는 모습으로 비춰지자,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통합 빅텐트론’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 더욱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역력해 보였다.

특히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인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개혁’ 단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 “좀 속된 말로 좀 표현하자면, 유치뽕이다. 같이 선의의 경쟁하고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은 같이 하겠다고 이 정도만 하면 되는데, 이걸 가지고 무임 승차니 차용이니 하니 완전 감정싸움이 되는 거다”고 질타하면서 “거의 개싸움 됐다. 중텐트로 갈 수밖에 없다. 그냥 각자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함께 출연한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지금 이런 경쟁은 좋지 않다. 상당히 실망스러운 모습이 보여진 것이고, 만약 이준석 대표가 계속 이런 식으로 즉각적이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게 되면 양쪽의 감정의 골은 점점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거다”고 쓴소리에 가세하면서 “제3세력과 신당이 한 울타리에 있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그래도 저 사람들은 새로운 정치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장 소장은 “자기네들끼리 막 주도권 싸움하고 서로 여러 가지 권한과 기득권을 행사겠다고 하면 국민이 제3신당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 거다”고 꼬집으면서 “지금 제3세력들이 마음속에 가져야 될 것은 욕심을 버리는 것이어야 한다. 양쪽이 감정싸움 하지 말고 개혁을 위해서 큰 틀 차원에서 합의 좀 보시라”고 조언했다.

반면 제3지대의 승자는 여론이 누구의 편에 서 주느냐에 따라 힘의 원리에 의해 주도권 다툼이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는데, 실제로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누가 (지지율에서) 앞서가느냐에 따라 주도권이 갈릴 것”이라면서 “양 진영이 단일 ‘빅텐트’를 칠 수 있느냐의 관건은 결국은 지지율 싸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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