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추진 세력들, 제3지대 빅텐트 연대론 두고 주도권 다툼 양상 시작?
이준석發 ‘빅텐트 골든타임 지났다’ 발언에 눈길, 이준석 왜 말 바뀌었나?
이낙연 신당과 미래대연합, 제3지대 빅텐트 불가론·회의론 적극 반박 나서
통합 기조 열어둔 신당들, 이번 주말 ‘세상을 바꾸는 비전 대화’ 진행 예고
용혜인의 개혁연합신당, 민주당 향해 “반윤 비례연합정당 결성” 거듭 촉구
정의당, 제3지대 움직임에 “기호 3번 쟁탈전” 직격 하며 순번제 폐지 제안

(왼쪽부터) 미래대연합 신당 창당을 준비중인 이원욱 의원, 개혁신당의 대표가 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새로운미래 신당 창당을 준비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미래대연합 신당 창당을 준비중인 이원욱 의원, 개혁신당의 대표가 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새로운미래 신당 창당을 준비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극한 대결 정치가 반복되어 민심이 크게 요동치면서 제3지대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활발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행보에 나선 신당들이 주도권과 연대 방법 등을 놓고 각자의 셈법이 다른 탓에 이견이 표출되는 모습을 보여 제3지대 빅텐트론 성사 가능성에 먹구름이 낀 분위기가 감돌았다.

현재 제3지대로 분류되는 신당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새로운미래’ ▲민주당의 혁신을 꾀하다 실패하여 당에서 탈당한 현역의원 3인이 주도하는 ‘미래대연합’ ▲이미 오래전 민주당에서 탈당했던 양향자 의원이 이끄는 ‘한국의희망’과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등이 있는 상황이다.

이 신당들은 모두 표면적으로는 제1야당의 더불어민주당과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의 기득권 양당 정치의 타파를 외치면서 정치개혁을 이루겠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각 신당들이 물밑에서 서로 자신들이 제3지대 연대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수세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는 시선들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었다.

◆ 창당 완료한 개혁신당, 말 바뀐 이준석 “빅텐트 연대론, 골든타임 이미 지났어”

2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의실에서 ‘개혁신당’ 중앙당을 창당하고 신당의 당기를 들어보이는 이준석 대표. (사진 / ⓒ뉴시스)
2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의실에서 ‘개혁신당’ 중앙당을 창당하고 신당의 당기를 들어보이는 이준석 대표. (사진 / ⓒ뉴시스)

그래서인지 지난 주말인 20일 창당을 마무리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당대표 취임 일성에서 제3지대 빅텐트론과 관련해 “(제3지대 빅텐트 연대론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고 잘라 말하면서 다른 신당들을 겨냥해 “‘우리도 할 수 있다’ 식의 창당은 안 했으면 좋겠다. 일이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해 논란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였다.

즉, 이준석 대표는 그간 제3지대 연대론에 대해 ‘지금은 통합할 말할 시점이 아니다. 시기상조다’는 주장을 해 왔었는데, 실제로 지난 19일 만 하더라도 그는 연합뉴스TV ‘뉴스포커스’에 출연하여 “통합 앵무새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각각의 신당들이 각자의 덩어리를 키운 다음에 자신감이 생긴 후 통합하는 것이 미래지향적일 것이라고 말해 왔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가 그 다음날 개혁신당 창당식을 열며 ‘제3지대 빅텐트 연대론의 골든타임은 지났다’고 하루 만에 뒤바뀐 입장을 표명하고 나섬에 따라 일각에서 제3지대 빅텐트론은 각 신당들이 불만 지피고 연기만 피우다가 결국은 의견 차이로 인한 통합 불가능의 결말을 맺게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회의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준 셈이 되어 버렸다.

더군다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공개된 유튜브 채널인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하여 제3지대 연대론에 대해 “국민들은 창당 직후에 합당 논의가 들어가면 ‘왜 창당했느냐’고 이렇게 나올 수 있다”며 “더욱이 우리가 기다려서 합친다고 해도 우리가 빅텐트가 되는 건 아니다. 스몰텐트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개혁신당이 주도적으로 먼저 지지율 올리고 제3지대 파이를 늘리기 위한 적극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해 사실상 ‘통합론’ 보다는 ‘자강론’을 앞세웠다.

정치권에서는 진보 정치를 상징하는 거물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보수의 상징이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이른바 ‘낙·준 연대’ 성사 가능성에 다소 기대감과 관심을 내비치면서 양극단으로 갈라져 있는 대결 정치 양상을 깨부수는 대안 정치 세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던 것도 분명하다.

◆ 제3지대 연대론 불씨는 살아 있다?, 오는 주말 ‘세상을 바꾸는 비전 대화’ 진행 예고

22일 김종민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최고위원, 정태근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장, 최운열 새로운미래 미래비전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22일 김종민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최고위원, 정태근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장, 최운열 새로운미래 미래비전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빅텐트 골든타임 지났다’는 원론적인 발언으로 제3지대 신당 연대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닌 상황이라고 관측했는데, 실제로 천하람 개혁신당 최고위원과 최운열 새로운미래 창당준비위원장, 정태근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각 제3지대 세력들이 오는 28일 오후 3시(장소는 아직 미정)에 ‘기득권 정치 타파’를 주제로 “세상을 바꾸는 비전 대화를 진행한다”며 서로 간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첫 공개 토론회를 예고해 극적인 ‘제3지대 빅텐트 성사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회견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개혁과 미래를 위해 공동의 비전을 만들어 나갈 것이며, 이를 위해 각자의 개혁 및 미래비전을 내놓고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 나가는 대화를 시작한다”며 “대화의 형식은 내부 협의, 공개적인 토론, 시민참여 토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3자 대표로 ‘공동 비전 협의회’를 구성해 비전 대화를 주관할 것이고, 3자 간의 대화를 바탕으로 이미 오래전 합당을 마치고 비전을 공개한 바 있는 ‘새로운선택’과 ‘한국의희망’과도 공동 비전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 새로운미래·미래대연합, 이준석 ‘골든타임’ 발언 적극 반박 “초심 잃지 말아야”

새로운미래 이석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좌)과 미래대연합 이원욱 공동 창준위원장(우). 시사포커스DB
새로운미래 이석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좌)과 미래대연합 이원욱 공동 창준위원장(우). 시사포커스DB

뿐만 아니라 새로운미래 이석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창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준석 대표의 ‘빅텐트 골든타임’ 발언에 대해 “우리가 볼 땐 지금도 충분히 통합할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3지대 주체들이 ‘각자 욕심도 버리고, 통합해서 하려고 한다면 참 좋은 일이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신정현 공동 창준위원장도 같은 자리에서 “우리는 이준석 대표 메시지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각자가 추구하는 지향점과 비전을 국민께 보여드릴 시간적 과정을 거치자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반론을 펼치면서 “골든타임은 국민이 결정할 일이다. 충분히 교집합이 많아진다면, 또 국민께 충분한 가치와 미래를 보였을 때 통합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더욱이 미래대연합의 이원욱 공동 창준위원장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기존의 정치권, 양극단의 정치권을 완전히 갈아엎어달라는 게 민심”이라고 꼬집으면서 “소텐트가 될지 빅텐트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3지대 연대는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설 연휴 전에 얼마든지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낙관론을 펼쳤다.

다만 이 창준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개혁신당 창당식 때 박정훈 해병대 대령 어머니 소식 전하면서 눈물을 흘렸다는데, 이게 아마도 신당을 만든 이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 아닌가, 그게 초심 아닌가 싶다”며 “박 대령의 어머니의 메시지는 지금 같은 양당의 기득권 혐오정치 속에서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기에 희망이 없으니 희망을 좀 만들어달라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제3지대 신당을 만들고 있는 다양한 세력들, 주체들은 그것에 대해 굉장히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사실상 이준석 대표를 향해 ‘초심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에둘러 경고했다.

이렇듯 제3지대 빅텐트 연대는 이제 막 공통점과 합의점을 찾아 나가기 시작한 상황 속에서 주도권 다툼 양상의 신경전도 동시에 시작된 느낌을 주고 있기에 아직까지는 제3지대 통합 신당으로 결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 용혜인 신당 “반윤 비례연합정당” 촉구에, 정의당 ‘기호 순번제 폐지’ 주장까지

개혁연합신당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좌)과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우). 시사포커스DB
개혁연합신당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좌)과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우). 시사포커스DB

한편 이밖의 제3지대들도 연대를 위한 움직임은 분주해 보였는데, 특히 기본소득당 등 소수 야권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연합신당’도 이에 질세라 이날 민주당을 향해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반윤(반윤석열) 개혁’을 달성하자”고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실제로 개혁연합신당 추진협의체 공동대표인 용혜인 의원은 이날 국회소통관에서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을 향해 “언제까지 국민을 기다리게 할 건가”라고 따져 물으면서 “민주·진보진영의 비례연합정당은 검찰·언론개혁을 앞당기는 ‘반윤 최대 개혁 연합’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용 의원은 자신들의 주장이 범야권 비례위성정당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듯 “비례연합정당이 선거 때만 뭉쳤다가 헤어지는 ‘떴다방 정당’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비례연합정당은 ‘민주당과의 합당 불가 원칙’ 아래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에 더해 현재 공식적인 제3당인 정의당에서는 이러한 제3지대 정치 세력들의 움직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못마땅해하는 기색이 역력해 보였는데, 그래서인지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에서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는 제3지대론이 ‘기호 3번’ 쟁탈전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낙연 신당, 이준석 신당 등 각 정당들은 선거제도 개혁이나 민주주의와 다당제 연립 정치를 위한 의제에는 입을 닫은 채 국회의원을 어떻게 모을지에만 골몰해 있다”며 “교육감 선거처럼 대선·총선·지선도 더이상 의석 순으로 기호가 아니라 추첨이나 교차 순번제 등을 통해서 ‘1찍, 2찍’ 같은 단어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시대가 열려야 된다”고 기호 순번제 폐지를 제안하고 나섰다.

무엇보다도 그는 “현재 공직선거법상 의석수를 기준으로 하는 선거 기호 배분은 결국 양당 독과점 정치를 강화하고 기성 정당들의 기득권을 옹호하는 체제다. 기호 순서에 따른 프리미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랫동안 미국에서도 학계에서도 연구가 되어 있고 입증된 사실이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정의당이 기호 3번을 차지할 수 있는 것도 기득권이며, 우리 정의당은 언제든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을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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