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출마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수많은 자질 논란과 부적절한 언행에도 불구하고 ‘마포을은 민주당이 유리한 곳이니 어차피 정청래가 될 것’이라고 자조 섞인 말씀하는 분들이 많은데 어쩔 수 없지 않다”며 “이번 4월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김경율 비대위원이 나서겠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개딸 민주주의,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 특권정치, 이재명 개인 사당화로 변질된 안타까운 지금의 민주당을 상징하는 얼굴이 바로 정 의원”이라며 “김경율 회계사는 진영과 무관하게 공정과 정의를 위해 평생 싸웠다. 부조리가 있는 곳, 약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곳에는 늘 김경율이 있었는데 그 김경율이 마포에서 정청래와 붙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김 비대위원도 “어젯밤에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다. 맨 먼저 든 생각은 양지만 찾아다니면 욕먹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우리 당과 한 위원장이 낡은 시대 이념 청산 과제를 준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상대가 들이댄 잣대를 더 엄정하게 우리에게 들이대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특히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까지 싸잡아 “인천 계양을과 서울 마포을은 국민의힘에게 험지란 말이 사라졌다. 저와 우리가 도전하는 곳은 격전지”라며 “술잔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다”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다만 이날 현장에선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출마를 언급하자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 측이 항의하기도 했는데, 한 위원장은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비대위원을 전략공천한 것인지 묻는 질문이 나오자 “아니다. 우리 공천 시스템은 어제 발표한 내용(과 같다)”며 “다만 (김 비대위원) 본인이 마포을에서 정청래 의원과 붙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저희 당은 그런 분을 대단히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호평했으며 “공천은 시스템에 따라 이뤄질 것이다. 경쟁력을 충분히 보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고, 자신이 김 비대위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게 공천 불공정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 현 상황에서 명백히 져 왔던 험지에서, 도전지라 할 곳에서 초반에 나서준 게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인사말을 통해 “국민의힘은 소수당이지만 서울시장과 대통령을 보유한 당이다. 우리의 약속은 곧 실천이지만 민주당의 약속은 약속일 뿐”이라며 “서울시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겠다. 그래서 서울시민들께 평가 받고 선택받겠다. 남은 80여 일 동안 서울시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제시하고 바로바로 실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시당을 향해 “서울 각각의 지역구마다 생각과 원하는 게 다를 건데 그거 다 맞춰드리자. 그걸 위해 집중할 자세와 자산이 있으니 서울의 동료 시민들을 위한 공약을 더 꼼꼼히 발굴해 달라”고 주문했으며 준공 30년 된 노후 아파트 안전진단 면제를 비판한 민주당을 겨냥해선 “서울 생활 여건 개선, 서울시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게 포퓰리즘인가. 민주당은 하던대로 계속 그렇게 훼방 놓고 발목 잡으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