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6일 공식 취임하면서 정계에 첫 발 내디뎌...“민주당과 달라야”
“보수, 청년, 중도층 등과 공감대 이루며 신뢰와 지지 결집해 나갈 것”
“국민을 위해, 동료 시민을 위해서 승리하는 당을 만들기 위해 온 것”
“제가 그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지는 않겠다”...총선 불출마까지 선언
“특검은 총선용 압박...어떻게 대응할지 충분히 보고받고 논의할 것”
“개딸·운동권 정치 청산도 절박하나 국민 위한 정책 보여줘야”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공식 취임하면서 정계에 첫 발을 내디뎠는데, 앞으로 집권여당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이며 어디에 방점을 두고 내년 총선 승리라는 목표를 이뤄낼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한동훈 임명안 ‘압도적 가결’…보수정당 역대 최연소 비대위원장 탄생

국민의힘은 26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ARS 투표를 진행했는데, 비대위 설치 건은 재적 824명 중 650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641명, 반대 9명으로 압도적 가결됐으며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은 전국위원 재적 824명 중 650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627명, 반대 23명으로 가결됐다.

한 전 장관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은 앞서 지난 13일 김기현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13일 만으로, 오는 28일 최고위원회 이후 29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한 비대위원장이 추천한 비대위원 임명안이 의결되면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원내대표직만 맡게 되고 최고위원회 체제에서 비대위 체제로 지도부가 완전 전환되게 된다.

국민의힘 당헌 96조엔 비대위는 위원장 1명,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15명 이내로 구성하게 되어 있어 한 위원장이 인선 가능한 비대위원은 최대 12명인데, 한 위원장이 1973년생으로 보수정당 사상 역대 최연소 비대위원장인데다 윤 원내대표가 이날 전국위원회에서 “젊음과 새로움으로 운동권 적폐정치를 중단시키고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국민 뜻에 맞는 민생정치를 만들어갈 것이다. 또 우리 당원과 보수, 청년, 중도층 등과 공감대를 이루며 신뢰와 지지를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던 만큼 젊고 중도층도 끌어안을 수 있는 인물들을 비대위원으로 인선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일단 한 위원장은 늦어도 오는 29일까지 비대위원 임명 절차를 마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비대위 활동기간은 6개월이고 전국위원회 의결로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지만 총선까지 이제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한동훈 비대위 존속 여부는 결국 내년 총선 승패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선지 집권여당 비대위원장으로 첫 정계 입성한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 입장 발표에서 당직 인선에 대해 묻는 질문이 나오자 “무엇인가 보여주기 위한 일을 하러 온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동료 시민을 위해서 승리하는 당을 만들기 위해 온 것”이라며 “빠른 답보다 맞는 답을 내는 게 더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윤 원내대표와 충분히 상의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 총선 불출마 선언한 韓 “오직 헌신할 것…이재명의 민주당과 달라야”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사에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사에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에 그치지 않고 한 위원장은 현재 제1당이자 내년 선거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것을 막는 게 지상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년간 386, 486, 586, 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을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며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 전체주의 세력과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는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할, 눈앞에 닥친 명분은 선명하다”며 “우리는 소수당이고 폭주하는 다수당을 상대해야 하는 지금의 정치구도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지만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심”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한 위원장은 “저는 용기내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용기내기로 결심했다면 헌신해야 한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저부터 선민후사를 실천하겠다”며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고 오직 동료시민과 이 나라 미래만 생각하면서 승리를 위해 용기 있게 헌신하겠다. 저는 승리를 위해 뭐든 다할 것이지만 제가 그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지는 않겠다”고 이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까지 동시에 선언했다.

아울러 그는 “당 대표가 일주일에 서너번씩 중대범죄로 형사재판 받는 민주당인데도 왜 국민의힘이 압도하지 못하는지 함께 냉정하게 반성하자. 계산하고 몸 사리지 말고 이제 정말 달라질 것이라 약속드리고 바로 보여드리자”며 “정치인은 국민의 공복이지 국민 그 자체가 아니다. 국민의힘보다도 국민이 우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게임과 달리 정치는 누가 이기는지 못지않게 왜 이겨야 하는지가 본질이기 때문에 그 둘은 전혀 다르다. 우리는 미래를 정교하게 준비하기 위해, 이 위대한 나라와 동료시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기려는 것”이라며 “이 대표와 개딸전체주의, 운동권 특권세력의 폭주를 막는다는 것은 우리가 이겨야 할 절박한 이유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이 우리가 이겨야 할 우리 정치와 리더십의 목표일 수 없다. 범죄와 재난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정책, 진영과 무관하게 약자를 돕는 정책, 경제발전을 견인하게 하면서도 투자자 보호에 빈틈없는 정책, 국민 생활 편의를 개선하는 정책 등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여당인 우리의 정책은 곧 실천이지만 야당인 민주당의 정책은 실천이 보장되지 않는 약속일뿐이고 그건 굉장히 큰 차이다. 정교하고 박력 있게 준비된 정책을 국민께 설명하고 즉각 실천해야 하며 그게 국민들이 대선에서 우리를 뽑아주신 이유”라며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하라는 시대정신은 우리가 운동권특권정치를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고 바로 우리가 그들을 대체할 실력과 자세를 갖춘 사람들이라고 공동체와 동료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위원장은 총선 공천과 관련해선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께 헌신할, 신뢰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들을 국민들께서 선택하실 수 있게 하고 공직을 방탄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 특권의식 없는 분들만 국민들께 제시하겠다”며 “우선 우리 당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하는 분들만 공천할 것이고, 나중에 약속을 어기는 분들은 즉시 출당 등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 우리는 이 대표의 민주당과 달라야 하지 않겠나”라고 구상을 밝혔다.

이후 연설을 마친 뒤 한 위원장은 연설 내용에 당정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자 “수직적, 수평적 부분이 아니라 각자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는 게 옳겠다. 대통령은 여당이 있기 때문에 정책적 설명을 더 잘할 수 있는 것이고, 여당은 비록 소수당이지만 대통령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적 실천력을 갖는다”며 “서로 보완하고 동반자적 관계이지 누구 누르고 막고 사극에나 나올 법한 궁중암투는 지금 이 관계에서 끼어들 게 없다. 우리는 우리 할 일을 하는 거고 대통령은 대통령의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 한동훈 “특검? 총선용 압박…이준석과 만남? 지금 단계서 계획 없다”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반면 민주당에선 한 위원장의 취임일인 이날 그를 윤 대통령과 싸잡아 맹공을 퍼부었는데,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취임 1년 7개월여 만에 국정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것도 부족해 각종 요직에 초짜들을 투하하는 대통령의 오만함이 질릴 정도다. 권력 지키기 위해 검사들을 내리꽂는 윤 정권의 오만함을 심판해야 한다”며 “한 전 장관은 법무행정 공백 사태를 초래했고 총선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국정 공백도 불사하는 대통령의 무책임함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은 자신의 아바타를 내리꽂아 방패막이 삼으려는 윤 대통령의 폭주를 국민과 함께 저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처럼 정치 초년생임을 꼬집어 공격하는 상황을 의식한 듯 한 위원장은 이날 “제가 얼마 전 경험 부족과 관련해 경험이 안 중요한 것처럼 말했는데 경험은 중요하다. 중요 가치이기 때문에 경청하며 잘 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으며 이날 비대위원장 취임 연설 말미에도 “함께 가면 길이 된다. 같이 가보자”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또 오는 28일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쌍특검 강행 처리를 예고하고 있어 당장 시험대에 직면한 한 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실과 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조건부 수용은 안 된다고 뜻을 모았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특검은 협상도 불가라는 방침은 법 앞에 예외 없다는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는 한 위원장의 입장과 배치되는 게 아닌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특검은 총선용 압박이란 입장”이라며 “어떤 차원에서 어떻게 당에서 대응할 것인지, 원내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는 충분히 보고받고 같이 논의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더구나 이보다 앞선 27일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할지 여부와 관련해 거취를 밝히는 기자회견도 개최할 예정이어서 한 위원장에게는 당내 문제 역시 시급한 사안인데, 다만 한 위원장은 “지금 단계에서 특정한 분을 전제로 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며 당직 관련 질문에도 “지금 제가 휴일을 지나며 마음 급한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사실 저는 마음이 안 급하다”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입장과 별개로 이날 비대위원장 취임식 이후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자신의 비서실장을 당 노동위원장인 김형동 의원으로 임명하면서 이날 이미 첫 인선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김 의원은 한 위원장이 법무부장관 재직 당시 중점적으로 추진한 이민청 신설과 관련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며 연을 맺기도 한 인물로 한 위원장보다 2살 어린 75년생이기도 해 향후 인선 역시 전임 김기현 체제 때보다 훨씬 젊어진 789세대(70~90년대생) 지도부가 구성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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