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체제 전환에 예의주시하며 촉각 세운 민주당
우상호 “참신함은 좋지만 큰 선거의 키 맡기는 건 다른 문제”
“운동권 척결은 낡은 진영 논리, 대결과 증오가 정치 목표인 것”
정성호 “이재명 대표도 나름 결심해야, 다른 가능성에 대비해야”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성호 민주당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성호 민주당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내년 총선을 지휘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 “결과적으로 상당히 패착이 될 것”이라고 혹평하며 강한 견제구를 펼치고 나선 분위기가 감지됐다.

우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여당이 한동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것과 관련해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모양”이라면서 “검사 경험밖에 없는 분에게 당을 맡긴다는 건 대단히 큰 모험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참신함을 활용하는 건 좋지만 이 큰 선거를 끌고 갈 선장, 소위 말하는 배의 키를 맡긴다는 거는 또 다른 문제”라고 꼬집으면서 “국민의힘이 굉장히 ‘위험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우 의원은 한 비대위원장이 취임식에서 86 운동권 정치인들의 청산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봤는데, 그는 “지금 비대위로 간다는 것은 말 그대로 국민의힘이 비상이라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그렇다면 보통 반성과 성찰로 시작을 해야 한다. 왜 어려움을 겪게 되었는가를 분석하고 어떻게 거듭나게 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비대위원장의 책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한 비대위원장은 시작을 소위 말하면 ‘야당과 전쟁을 하겠다’고 이렇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못마땅해하면서 “저는 대립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으로 취임사를 대신한 걸 보면서 ‘저게 저분이 비판했던 운동권 출신 정치와 뭐가 다르지?’라는 그런 생각을 좀 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우 의원은 한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낡은 진영 논리”라고 규정하면서 “한 장관이 어제 취임사로 한 말은 운동권과 비운동권을 가르고 이념으로 (민주당 86세대 운동권 정치인을) 척결하겠다고 하는 소위 대결과 증오를 자기 정치 목표로 설정한 것인데, 이런 방식이 과연 여의도 정치문법을 벗어난 새로운 정치문법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실망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주당 내에서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이라는 반응에 대해 “땡큐는 일종의 풍자적인 표현이지만, 그렇게 정치의 미래를 속단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다만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흐름을 보면서 ‘저의 예상이 맞았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고,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서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을 저런 인식의 수준에 있는 분이 맡게 되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또 한 번 우리 정치의 비극일 수 있는 것”이라고 한탄하며 견제했다.

이렇듯 민주당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의 한동훈 비대위 출범을 예의주시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운 분위기가 역력해 보였는데, 반면 친명계(친이재명)의 좌장이라고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한동훈 바람이 분다면, 이재명 대표도 그에 상응할 만한 또 나름의 결심도 해야 한다”며 “한동훈 바람이 여당의 공천 혁신 과정을 통해 일어난다고 하면 민주당도 거기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천 혁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무엇보다도 정 의원은 한 전 장관에 대한 부정 평가를 이어 가면서도 “(내년 총선을 앞둔) 이 시기에 김기현 당대표가 사퇴하고 그 자리에 오게 된 것은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한 전 장관이 여당의 당대표 비대위원장이 됐기 때문에 자기 정치를 하려 할 것인데, 그러면 대통령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방향의 선택을 할 가능성들을 대비해야 한다”고 당을 향해 경고하고 나서는 모습도 보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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